배달의민족이 기어코 수수료 인상을 발표했다. 6.8%를 떼어가던 수수료를 3% 올려 음식값의 9.8%를 받아가겠다는 것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앞으로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 할 수수료가 44%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최근엔 배민라이더를 이용하지 않고 손님이 직접 가게로 찾아와 포장배달을 하더라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한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이전이던 2018년 기준 음식점업의 영업이익률이 8.7% 이고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5% 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도 배달앱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점주가 가져가는 수익보다 더 크다. 가게를 열어 힘들게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람보다 중간에서 중개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지금의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중소상인 자영업자와 배달노동자를 착취하고 국민들 외식비 폭등시키는 배민을 강력히 규탄한다.
어떤 이는 그러면 배달앱을 쓰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한다.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우리 사회에 배달앱이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배달앱을 통하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다. 가게들이 배달노동자를 고용하기도 했고 각 지역마다 배달을 대행하는 업체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소비자들도 배달앱을 통하지 않으면 배달가게들을 찾기 어렵고 점주들도 배달앱을 통하지 않으면 사실상 살아남기가 어렵다. 온라인플랫폼 대기업들이 본인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체배달을 강화하면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지역배달대행 업체들도 힘을 잃었다. 말그대로 독과점 사업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누구도 배민의 수수료 인상을 거부할 수 없다. 이를 거부하면 어느 누구도 살아남기 어렵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을 걸고 국내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배민의 수수료 인상이 중소상인·자영업자, 배달노동자, 소비자 모두를 착취하고 외국 기업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배민은 지난 해 국내에서만 약 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지만,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는 조 단위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최근엔 유럽연합으로부터 반경쟁 행위 혐의로 약 6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예정이다. 최근 배민이 배달노동자들의 기본배달료를 삭감하고 사실상 입점업체들의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늘어나는 배민배달을 확대하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그 중 절반이 넘는 약 4천억원을 독일 모기업에 배당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배달의민족’이 아니라 ‘게르만민족’, ‘빨대의 민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배민은 이번 수수료 인상의 이유로 치열한 시장경쟁 상황을 들고 있지만 6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1위 사업자가 할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의 빚은 이미 1천조원을 돌파했고 연체율도 연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고물가, 고금리에 가뜩이나 경기침체까지 겹쳐 줄줄이 폐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44%나 올리게 되면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가속화되고 음식값을 폭등시켜 국민 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국민 모두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배만 불리겠다는 배민의 행태는 흉작에 고리대에 신음하던 농민들을 착취하던 일제시대 지주들을 떠올리게 된다. 배민은 ‘배달의민족’이란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즉각 수수료 인상안을 철회하고 중소상인 자영업자, 배달노동자, 소비자들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3사가 시장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갖은 악행을 서슴치 않는데에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도 적지 않다. 쿠팡이 온라인쇼핑 시장의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쿠팡이츠를 끼워팔고 멤버십요금을 인상하면서부터 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입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대기업들의 시장독과점 남용에 강력하게 법집행을 하겠다면서도, 뒤에서는 업체들의 자율규제만 내세우며 해외 주요국도 앞다투어 마련하고 있는 기본적인 법제도를 만드는데도 시간만 끌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플랫폼 기업들의 불법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행위를 사전에 규제할 수 없어 2-3년의 조사 끝에 제재조치를 내려도 이미 시장이 점령당해 새로운 사업자들이 출현하기 어렵게 된다. 과징금도 불법으로 거둔 이익에 비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백억대 수준인데, 어떤 기업이 정부와 시장을 무서워하겠는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조장한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 또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중소상인 자영업자, 배달노동자, 대다수 소비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플랫폼 대기업들의 눈치만 본다면 야당들만이라도 이번 정기국회 전에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을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민들이 지난 총선에서 야당에 190석에 달하는 표를 몰아준 것은 국회가 검찰개혁이나 윤석열 정부 규탄, 정쟁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당장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 대기업들의 횡포를 막고 민생에 앞장서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국회 또한 이번 배민의 수수료 인상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국민이 납득할만한 독과점 규제와 상생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독일 본사만 배불리는 수수료 인상안을 즉각 철회하고 중소상인 자영업자, 배달노동자, 소비자·국민들과의 상생방안 제시하라.
윤석열 정부는 말로만 민생타령, 허울 뿐인 자율규제 방안 집어치우고 배민과 쿠팡 등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 규제 방안 내놔라.
국회는 플랫폼 대기업들의 시장독과점이 더욱 심해지기 전에 하루 빨리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을 처리하라.
2024년 7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김남근, 김문수, 박홍배, 이강일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김재원, 신장식 국회의원,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 온라인플랫폼공정화네트워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님 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와함께,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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