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4-12-02   14791

[논평] 국토부는 전세보증 한도 하향 조정해야

현행 담보인정비율 90%로 전세보증제도 유지 가능하지 않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실에 현행 90%인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을 80%로 하향하겠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0년 10월, HUG는 국토부에 담보인정비율 80% 초과 구간에서 보증사고가 집중된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전체 사고 중 84.6%가 담보인정비율 80% 초과 구간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보증 사고로 인한 손실이 보증수수료 수입 범위 내로 들어와야 하는데, 보증사고가 늘면 HUG의 보증 사고로 인한 손실을 결국 국민이 부담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방식으로 HUG가 전세보증제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에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국토부가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주택 유형별로 최적 보증비율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점진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한편 전세대출 한도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전세보증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23년 전세보증에 적용되는 공시가격 적용비율(150%→140%)과 담보인정비율(100%→90%)이 하향 조정되었으나 HUG의 대규모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HUG의 보증 사고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손실을 메꾸어주거나 보증 한도를 줄여 보증 사고 발생을 줄일 수 밖에 없다. 국회는 작년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을 통해 HUG의 보증한도를 자본금의 70배에서 90배로 늘리고, 법정 자본금도 5조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지금 이대로 HUG가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떠안는 구조를 지속한다면, HUG에 세금이나 그 밖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을 주택 매매가격의 100%(변경 전)나 90%(현행)로 높게 설정하는 것은  임대차 시장의 현실에 부합하지 않고 HUG의 보증 여력을 축소시켜 전세보증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없게 만든다. 

일각에서는 HUG가 전세보증 기준을 강화할 경우, 임대인 10명 중 7명이 전세보증 가입이 어려워져 임대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담보인정비율 하향 조정을 반대하고 있다. 전세보증한도가 주택 실거래가보다 높으면 임대인은 전세보증을 이용해 임차인과 실거래가보다 높게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를 일으킬 확률이 커진다. 보증 가입한 임차인 뿐만 아니라 보증에 가입하지 않는 대다수 임차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높은 공시가격 적용 비율, 담보인정비율을 유지함으로써 전세보증을 이용한 임차인의 보호를 강화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부풀려진 보증금으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피해는 고스란히 보증 미가입 세입자들, 보증 가입 세입자의 경우에는 HUG가 떠안게 된다. 이렇게 제도를 운영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FHA(연방주택청)는 모기지론의 80%까지만 보험에 가입해준다. 그 이상은 위험하기 때문에 재정으로 운영하는 모기지 보험에서 받아주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일부 임대인의 반발, 세입자 보증 가입 축소 등을 이유로 전세보증의 담보인정비율 하향 조정을 미뤄서는 안되고 단계적인 하향 조정 로드맵을 수립해 이행해야 한다. 

전세보증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에 악용되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전세보증 제도 개선은 안전한 전세 제도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전세보증 기준 강화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기를 예방하여 안전한 전세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전세보증 제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보증 기준 강화는 불가피하다.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로 인해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잃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국토부가 여전히 근본적인 보증 제도 개선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큰 문제이다.  향후 미국처럼 일정 비율 이하의 보증금만 보증하는 제도로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과 담보인정비율을 단계적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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