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는 규제완화의 명분 만들기를 중단하고 중소상인 보호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라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상생기금 조성, 일부 품목의 소량판매 제한, SSM 출점 제한, 온누리상품권 확대 등을 담은 이른바 ‘상생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위 내용은 중기부 입맛에 맞게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에 찬성하는 소수 상인단체들의 의견만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벽배송 허용이 중소상인과 노동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부터 제대로 따져보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새벽배송 허용을 마치 이미 결정된 방향인 것처럼 몰아가서는 안 된다. 중기부 역시 몇 가지 상생방안을 제시하며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의 명분을 만드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은 단순히 배송시간 몇 시간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다.
대형유통기업이 막대한 자본과 물류센터, 온라인 플랫폼, 고객 데이터와 배송망을 결합해 24시간 소비시장을 더욱 빠르게 장악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문제다. 그 결과 지역의 소비가 대기업과 플랫폼으로 집중된다면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골목상권의 수많은 중소상인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
이를 몇백억 원의 상생기금이나 일부 품목 판매 제한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중소상인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을 내준 뒤 받는 지원금이 아니라 매일 장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공정한 시장의 규칙이다. 생존권은 보상의 대상도, 거래의 대상도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논의에서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이 철저히 빠져 있다는 것이다.
상품은 저절로 새벽에 소비자의 문 앞까지 가지 않는다. 누군가는 밤새 상품을 피킹하고 포장하고 분류해야 한다. 누군가는 상하차를 하고, 누군가는 한밤중과 새벽에 배송차량을 운전해야 한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경쟁이 확대되면 심야·새벽노동과 노동강도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이미 택배와 물류현장에서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수없이 확인해 왔다.
소비자의 편리함을 위해 노동자의 밤과 휴식, 건강과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을 혁신이라고 부를 수 없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은 단순한 낡은 규제가 아니다. 대형유통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중소상인과 전통시장, 지역경제를 보호하는 동시에 유통노동자에게 최소한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되어 온 사회적 규칙이다.
유통환경이 변했다고 해서 그 사회적 가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와 여당은 ‘유통환경 변화’와 ‘소비자 편의’를 앞세워 규제완화를 밀어붙이고, 중기부는 상생안을 앞세워 새벽배송 허용이 불가피한 것처럼 논의를 이끌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강력히 규탄한다.
중기부가 해야 할 일은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대신 중소상인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다. 대형유통기업의 시장 확대가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에 어떤 피해를 가져올 것인지 살피고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정부 역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확대가 노동자의 심야노동과 과로, 건강권과 휴식권에 미칠 영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정부와 여당, 중소벤처기업부에 요구한다.
하나.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중기부는 새벽배송 허용을 전제로 한 보여주기식 상생 논의를 중단하고 중소상인 생존권 보호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라!
하나. 정부는 대형마트 새벽배송이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중소상인 보호대책부터 마련하라!
하나.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과로사 방지 대책 없는 심야·새벽배송 확대를 중단하라!
하나. 유통산업의 공정경쟁질서를 위해 필요한 것은 폭주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다!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하라!
중소상인의 삶도 노동자의 생명도 대형유통기업의 영업 확대를 위해 희생될 수 없다.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새벽배송은 상생이 아니다.
노동자의 밤과 생명을 빼앗는 새벽배송은 혁신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중기부는 규제완화의 명분 만들기를 멈추고 중소상인 보호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라.
2026년 8월 20일
중소상인 생존권 보장!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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