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체들도 동참 검토…불복종운동 ‘거대한 물결’ 형성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표결 통과시킨 인터넷 실명인증제에 대해 거대한 반대 물결이 조직되고 있다.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인터넷공대위)가 17일 국회 앞에서 실명인증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같은 날 국가인권위원회는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적인 법률이라는 권고문을 냈다. 18일에는 350여 인터넷 업체들의 대표조직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국회 정개특위에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메이저 인터넷 언론사도 인터넷 실명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불복종 운동 등 반대운동 방식을 타진하고 있으며, 다음미디어본부 등 포털업체들도 시민단체의 불복종운동에 동참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애초 선관위가 제시한 실명제 안에서 크게 벗어나고, 사회적으로도 큰 논란이 일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도 “입장을 바꿀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란 말로 우회적인 반대 의사를 흘렸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공대위가 주축이 된 63개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인터넷 실명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이 법안이 요구하는 어떤 조치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1차 불복종 선언을 발표했다.
선관위 “입장 바꿀 수도 없고….”
국가인권위의 위헌 지적은 인터넷공대위가 2월초에 요구한 ‘선거법상 인터넷 실명제 도입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의견 요청’에 따라 발표된 것이다. 인권위는 권고문에서 “인터넷 실명제가 세계인권선언 19조와 헌법 21조가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헌법 17조가 규정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인터넷 실명제가 목표로 한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을 방지할 다른 방법이 있다는 점 등에서 이 제도가 국민의 기본권 제한의 원칙을 밝힌 헌법 37조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가기관의 분명한 위헌 지적은 향후 국회 법사위의 인터넷 실명제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개특위가 표결 처리한 실명인증제를 당론으로 반대했던 열린우리당 소속 법사위 위원실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에서 이미 통과된 법안을 법사위에서 거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법사위 고유 업무가 위헌 여부나 다른 법률과의 저촉 여부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성을 지적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법사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실명인증제가 통과되면 이 법에 따라 관리, 규제활동을 펼치게 될 선거관리위원회도 정개특위 인터넷 실명제안에 대해 “곤혹스러운 입장”임을 호소했다. 중앙선관위 지도과 관계자는 “선관위는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 취지는 반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그러나 애초 상위 50개 인터넷 언론사에 한정해서 하자는 범위 자체가 무너져 버렸고, 실명 확인의 방법으로 제시된 행자부 주민DB 활용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과거에 얘기했던 입장을 바꿀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의 고민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공식 반대 의견은 내지 못하지만, 사실상 반대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포털업체도 반대 의사는 분명…불복종운동 동참 검토
다음미디어본부 등 포털업체들도 18일 정개특위에 인터넷 실명제 반대 의견서를 전달한 인터넷기업협회 소속사로서 기본적으로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시민단체의 불복종운동 동참을 검토하고 있다.
선대인 다음미디어본부 기자는 “미디어본부 내에서는 인터넷 실명인증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는 분명하다”면서 “불복종운동에 대해서도 상당히 의지가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디어본부의 입장과 회사 전체의 입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전체 차원의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인터넷신문협회에 소속된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이 불복종운동에 동참한 상황이고, 여기에 인터넷 포털업체까지 불복종운동에 동참하게 될 경우 인터넷 실명제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인터넷 언론 및 포털업체-네티즌 진영과 정치권과의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재각 참여연대 시민권리팀장은 “정치권은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인 악법을 굳이 통과시켜 선거 시기에 시민사회와의 극한 대결 구도를 자초하지 말고 스스로 실명제를 거둬들이는 것이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19일 1차 불복종운동에 참여한 단체들은 인권운동사랑방, 영화인회의,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인의협 등 63개 단체이고, 20일 2차 불복종선언에도 학술, 환경, 여성 등 각계각층의 시민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인터넷공대위는 불복종운동과 별도로 인터넷 실명제가 통과된다면 즉각 위헌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위헌적인 인터넷실명제 악법을 거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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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소속 인터넷 언론사들은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적 요소를 지적하고, 인터넷 실명제의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수많은 시민 사회 단체들도 인터넷 실명제가 참여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심대히 저해하는 것은 물론 행정정보망 등의 공개 등 국민의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된다며 이의 철회를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편의적인 발상으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아랑곳하지 않고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악법을 졸속 입법하려 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인터넷 실명제의 법제화는 인터넷상의 일부 비방 문화를 문제삼아 전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반국민적 악법이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법제화다. 또한 인터넷 실명 인증을 위한 행정정보망의 공개는 엄격히 보호돼야 할 국민의 프라이버시의 침해이자, 신용정보기관을 통한 실명 인증은 제한적이며 불완전한 상업적 자료로 국민의 기본권의 행사를 제약하는 졸속 입법이다. 바라건 데,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헌법의 수호기관이자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국회가 정치권의 작은 이해에 사로잡혀 지극히 편의적인 졸속입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인 인터넷 실명제의 입법화를 철회하기를 촉구한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본 협회 회원사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의 자유를 대변해야 할 언론기관으로서 만약 국회가 반민주적이며 위헌적인 인터넷 실명제를 입법화할 경우 이를 전면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4년 2월 16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원사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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