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성공적인 사회경제모델을 찾는 연구자들에게 미국과 네덜란드는 지난 1990년대를 ‘빛낸’ 스타들이었다. 이른바 신경제가 주도하는 사상 최장의 성장기록과 ‘고용창출기계’(job machine)의 눈부신 성과는 세계를 향해 미국모델을 내세우기에 충분한 것처럼 보였다. 아울러 이 미국모델의 사상적 기반인 신자유주의는 세계자본주의의 공식 이데올로기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대다수 유럽국가들은 본질적으로 미국식 사회모델을 혐오해 왔다. 유럽인들은 미국의 높은 빈곤율과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낙후된 사회복지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유럽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네덜란드의 ‘성공사례’는 미국의 성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도 미국식 모델의 수용에 거부감을 가진 유럽국가들에게 유럽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세워준 것으로 널리 상찬되고 있다. 즉 네덜란드가 ‘인간의 얼굴을 가진 자본주의’의 추구라는 유럽사회모델의 기조를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미국 못지않은 경제성과를 거둔 점을 높게 사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성공은 유럽대륙의 다른 나라들이 20년 이상의 저성장ㆍ고실업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게다가 네덜란드 역시 이러한 ‘유럽병’으로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은 나라이며 한때는 유럽에서도 가장 비관적인 중증환자로 낙인찍히기도 했기에, 그 성공의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네덜란드의 성공사례를 ‘기적’이라고까지 극찬하고 그것을 폴더모델(the Polder model)이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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