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 주제기획 5_우리의 쇄신 : 전쟁 이후 새로 거듭나는 유럽을 위하여

공동서명의 변(자크 데리다)

작금의 사태를 분석하면서 사람들에게 분기하라고 호소한 이 궐기문에 공동으로 서명하는 일은 위르겐 하버마스와 나(자크 데리다)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과거 우리의 입장이 갈렸던 논전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은 오늘날 독일과 프랑스의 철학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다 함께 높이는 것이 긴급하면서도 필수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쉽사리 눈치챌 수 있겠지만, 이 글은 모두 하버마스가 작성한 것이다. 사정만 허락하였다면 나 자신도 기꺼이 글을 썼겠지만, 여러 가지 개인사정들로 나 자신의 글을 작성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하버마스에게 이 궐기문에 같이 서명하자고 제안하였다.

나는 이 글에서 칸트적 전통에 의거하고 있는, 거의 척도 역할을 하는 전제와 관점들, 즉 일체의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선 유럽의 새로운 정치적 책임에 대한 규정, 국제법과 그 제도들, 특히 유엔의 권능을 재확인하면서 그것을 효과적인 것으로 다시 한번 변화시키자는 호소, 국가권력에 대한 새로운 구상과 실천 등에 관해 비록 하버마스와 전적으로 똑같은 뜻은 아닐지라도 그 정신만큼은 공유한다. 그 밖에도 하버마스의 여러 지적들은 최근에 나온 나의 책 『부랑자: 이성에 대한 두 편의 에세이』(Voyous: Deux essais sur la raison, Gallie 2002)에서 한 고찰들과 많은 점에서 교차한다. 며칠이 지나면 위르겐 하버마스와 내가 2002년 9월 11일 이후 뉴욕에서 각기 별도로 수행했던 두 편의 대담을 묶은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다. 우리의 사고를 촉발한 단서들과 논증의 방식에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도 국제법에 의거한 제도들의 미래와 유럽을 위한 새로운 과제들에 관해 우리의 견해는 서로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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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하버마스 작성 · 자크 데리다 공동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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