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특집 1_한미 FTA의 성격과 그 파장

1. 들어가는 말

FTA 체결은 국가 간 경제통합을 의미할 수 있다. 물론 FTA는 본디 상품 무역의 자유화만을 의미했다. 1947년 GATT 조약문 24조에 의해 FTA가 GATT의 일반 원칙인 내국민대우 및 최혜국대우(MFN)의 예외로 인정되었을 때, 즉 FTA 체결국들만의 차별적 무역 지위가 인정되었을 때, 그 적용 대상은 상품 무역에 한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1995년 WTO 체제로 들어오면서 FTA는 실질적인 경제통합협정으로 발전될 수 있는 소지를 갖게 되었다. 소위 ‘무역 관련(trade-related)’이란 새로운 개념의 고안 덕이었다. 무역의 패턴과 성격 그리고 그 효과에 영향을 끼치는 투자, 지적재산권, 시장접근권, 경쟁 정책, 노동, 환경 등이 모두 무역관련 이슈로서 협정 대상이 될 수 있게 되었고, 농업은 물론 금융, 교육, 의료, 법률 등의 서비스업도 이에 포함 되었다.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협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며, 이 경우를 포괄적 FTA로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포괄적 FTA가 체결되었을 때 그것이 체결국 내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임은 당연하다. 서로 다른 두 나라의 경제가 인위적 절차에 의해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이 비교적 단기간 안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FTA의 파장 정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경제규모가 작고 경제발전 수준이 낮은 국가가 선진 경제대국과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체결하는 경우에서 쉽게 발견하게 된다. 경제소국은 경제대국과의 급격한 경제통합에 따른 사회경제 및 정치외교적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당장 미국과 FTA를 체결한다고 하면 그것은 바로 FTA의 정치사회적 효과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한국의 경제 역량이 제법 증대되었다할지라도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비교할 때에는 여전히 경제소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FTA 체결에 전력투구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의지를 표명하고 매우 빠른 행보로 그 의지를 실천해가고 있다. 2003년 8월과 2004년 9월에 발표된 정부의 FTA 추진 로드맵에는 미국과의 FTA 체결은 중장기 과제로 규정되어 있었다. 정태인 전 대통령 비서관의 증언에 의하면 자신이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으로서 FTA 정책 결정과정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었던 2005년 5월까지도 미국은 ‘맨 마지막’ 체결 대상국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한미 FTA 뜯어보기> 프레시안 2006년 3월 28일 그러던 미국이 2006년에 들어서는 갑자기 한국의 최우선 FTA 협상국으로 부상한다. 2006년 1월 19일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신년연설을 통해 뜬금없이 한미 FTA 체결 필요성을 언급했고, 그로부터 2주 후인 2월 3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로버트 포트먼(Robert Portman) 미국무역대표부(이하 USTR) 대표와 함께 워싱턴의 미 의회 의사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FTA 협상의 개시를 전격 선언한다. 양국 정부가 합의한 일정에 의하면 6월 초의 제1차 협상을 시작으로 늦어도 2007년 3월까지는 모든 협상이 마무리된다. 10개월 안에 미국과의 FTA 체결 협상이 끝난다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한미 FTA 체결이 한국에 끼칠 사회경제 및 정치외교적 영향 정도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한미 FTA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FTA 가운데 (그것이 체결된다면) 국내 파장을 가장 크게 일으킬 FTA일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미 FTA는 FTA 확산 정책이 초래할 한국의 정치경제적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본격적인 영향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다음 II장에서는 우선 한미 FTA의 성격과 내용을 예측해본다. 미국과의 FTA 체결로 한국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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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욱/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UCLA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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