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특집 2_정당개혁론의 재성찰 ‘시민참여 책임정당’의 길


특집
  정당개혁론의 재성찰 ‘시민참여 책임정당’의 길

정상호 _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연구교수

1. 왜 다시 정당인가

길게는 1987년 이후 20여 년, 짧게는 지난 10여 년 동안 민주개혁정부들이 이루어낸 정치개혁의 성과는 무엇이고,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이를 간결하게 보여주는 것이 그동안 사회각계의 목소리를 모아 시민단체가 주장하였고 정치권의 협상을 통해 얻어진 성과들을 정리한 <표 1>이다.
<표 1>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동안 개혁적 시민단체와 학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정치개혁 의제들은 상당 부분 입법화되었다. 시민단체의 선거활동은 보다 자유롭게 됐고 고비용저효율 정치의 상징이었던 지구당은 폐지되었다. 정치자금의 출처와 사용이 보다 투명하게 되었고, 선거법 위반에 대한 처벌은 과거보다 신속하게 엄격한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다. 또한 원내정당화 추진으로 과거에 비해 국회의원들의 자율성이 높아졌고,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으로 정당의 공직후보 선출 방식이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졌다(김용호 2008, 207).

그렇다면 이 점에서 당연히 의문이 제기된다. 즉 학계와 시민단체의 주장과 요구가 대체적으로 반영되어 왔는데, 오늘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한국정당정치의 이 후진성은 무엇 때문인가? 불과 4년 전 17대 총선에 정식 등록하였던 25개 정당 중 이번 총선에 동일한 당명을 갖고 출마한 정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단 둘 뿐이다. 집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을 포함하여 무려 23개의 정당이 소멸되었다. 경쟁 정당에 소속되어 있는 현역 정치인의 이름을 공식 당명으로 채택한 ‘친박연대’는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극(笑劇)이다. 4년 전 민주적 정치실험으로 여기저기 앞 다투어 시도되었던 당원주도의 상향식 공천은 이번 공천과정에서는 정당의 이념을 불문하고 아예 자취를 감쳐버렸다.

필자는 정당개혁의 성과에 대한 제도적 진전과 실질 체감 지수의 괴리는 두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첫째는, 법적ㆍ제도적 발전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인정할만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였던 금권 및 관권 선거의 불식은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정당정치는 점진적 민주화에 따라 한 단계 높은 단계에 진입하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두 번째 원인은 그동안의 정당개혁 방식이 한국적 문제의 진지한 성찰과 여기에 기초한 대안의 실천보다는 서구의 선진정치를 모델로 한 탈맥락적 접근(de-contextual approach)과 실험에 치중하여 왔다는 점이다. 뒤돌아 보건데 그동안의 정당개혁 담론은 고비용저효율 논리에 압도되어 지나치게 실용주의적 처방에 매달려 왔다. 또한 그것은 기능적 필요나 상황적 요구에 종속되어 파편화된 주제들에 대해 즉자적 대안과 대증적 처방을 급조하였던 정치엘리트들과 시민단체의 편협한 인식과 태도가 수반한 불가피한 결과이기도 하다(서복경 2004, 34-35). 먼저, 그간의 정당개혁 담론이 갖고 있는 탈맥락적 서구 편향성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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