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0-05-04   1364

백두사업 로비재수사, 국방계약 투명성 확보 계기되어야

로비스트 등록법 제정 등 음성로비 근절대책 마련도 시급

1. 백두사업, 동부전선 전자적 장비 사업 등에 대한 재미동포 린다 김의 음성로비의혹이 언론에 발표된 후 이 로비의 검은 마수가 과연 어디까지 뻗어 나가 있는 지에 대한 의혹은 더욱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2.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금품수수 등은 아직 확인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고위공직자들이 특수한 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로비스트와 관련된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이양호 당시 국방장관이 직접 린다 김을 로비스트로 채용한 업체와의 계약을 지시하고 황명수 당시 국방위원장이 몇차례 전화를 걸어 계약과정을 확인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게다가 백두사업의 경우, 사업 발주 당시부터 린다 김의 로비의혹이 제기되어 왔고 98년에도 이미 같은 내용으로 수사가 진행되어 몇몇 장교와 군무원이 구속된 바 있는 사건임에도 린다 김 관련 의혹은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었다는 대목에서는 과연 군수사당국과 검찰이 이 대형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의지를 제대로 가지고 있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3. 거액의 국방예산이 소요되는 군 전력 증강사업이 국민들에게는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비밀에 붙여진 채 소수의 이권결탁에 의해 좌지우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은 그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의혹이 실체가 있는 것임을 분명히 확인해 주고 있다. 뒤늦게나마 재수사방침을 발표한 검찰은 고위공직자 및 군당국의 결탁여부를 비롯한 ‘백두사업’ 로비의혹의 전모를 밝혀내고 전현직을 막론하고 관련자 전원을 색출 처벌해야 한다. ‘국가안보’라는 이름만 붙이면 성역이 되는 관행은 이번 수사를 통해 깨어져야 한다. 검찰과 군수사당국은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를 전개하고 이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수사당국에게까지 이어지는 국민의 의혹에 답해야 한다.

4. 이번 로비사건은 불필요하게 폐쇄적인 국방행정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국방부는 투명한 국방행정개혁을 강조해왔었고 스스로 국방개혁 100대과제를 선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군은 그 100대 과제가 무엇인지조차 비밀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 무엇이 개혁되었고 무엇이 미진한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방부 장관과 국방위원장은 시민단체의 국방위원회 국감 참관을 보안을 이유로 불허하기도 했다. 국방분야라고 언제까지나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막대한 세금이 소요되는 전력증강 사업 등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감시할 권리를 봉쇄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국방계약의 투명화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주장을 밝힌다.

▶ 현재 법적 근거도 없이 대통령 훈령인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에 의해 자의적으로 ‘대외비’로 처리되는 국방관련 문서들은 ‘투명행정’이라는 보편적 원칙에 입각하여 ‘공개’되어야 하며, 반드시 비밀로 처리해야 할 문서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최소화하되 이 경우도 그 근거와 보존연한, 해제일시 등을 명확히 하도록 ‘보안업무규정’을 엄격히 개정해야 한다.

▶ 일정액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국방계약 및 군사력 증강 사업은 그 사업결정 단계, 사업자 선정단계, 납품 단계의 전과정에 신뢰할만한 민간전문가나 시민옴부즈만을 참가시켜 부패 가능성에 대한 사전적 통제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우리는 아울러 국방계약을 포함한 관급계약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업체나 그 대리인이 향후 정부입찰에 참가하는 것을 제한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 로비스트 등록법과 같은 밀실음성로비 방지 장치의 마련도 시급하다. 국민의 권리 및 이익과 직결된 사항이 밀실에서 사적인 관계와 금권 관권에 의해 농락당해서는 안된다. 망국병인 음성로비는 21세기에는 사라져야 하며 모든 나랏일은 국민의 감시와 견제가 가능한 투명한 공간에서 논의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맑은사회만들기본부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