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26-09-30   1666

[입법의견서] 사건핑퐁 초래하는 보완수사요구 ‘결정’, 왜 남아있나

남아있는 검사의 직접수사ㆍ수사지휘 관행 빠짐없이 삭제해야

「검찰사건사무규칙」 입법예고안에 대한 참여연대 입법의견서 제출

어제(9/29) 참여연대는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찰사건사무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안에 대한 입법의견서(총 25쪽)를 제출했습니다. 개정 「형사소송법」 및 신설 「공소청법」은 기존 검찰청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를 책임지는 공소청을 신설하여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를 법제화했습니다. 즉,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바뀌어 수사 개시 및 수사 실행 기관이 아니며, 수사기관이 수사를 완료하여 송치·이송한 사건에 대해 소추 여부(기소 또는 불기소)를 판단하고 공판절차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공소기관으로 재정립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법률 차원의 수사와 기소 분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입법예고안은 개혁 입법 취지를 훼손할 문제적 조항들이 잔존합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입법의견서를 통해 주요 독소조항을 검토해 수정 또는 삭제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첫째, 보완수사요구 ‘결정’을 종국처분 유형으로 규정해 검사의 미제사건 통계에서 제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른바 검사의 ‘미제 털기’와 사건 핑퐁을 초래할 우려가 있습니다. 개정안은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요구 유형 중 하나로 ‘보완수사요구(결정)’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종국처분으로 분류한다면 검사가 보완수사요구를 하는 즉시 검사의 미제사건 통계에서 제외돼, 검사가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법경찰관에게 사건을 떠넘기는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경찰이 보완수사 후 다시 송치하고, 검사가 재차 보완수사요구 ‘결정’을 내리는 악의적인 ‘사건 핑퐁’이 발생해 피해자의 권리구제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둘째, 현장 확인, 영장 심사 및 압수물 처분 절차 등에 있어 사실상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두어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훼손합니다. 개정안은 공소청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유지를 명목으로 범죄 현장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현장확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권한 없는 공소청 검사에게 직접 현장 검증을 우회적으로 부활시킨 편법과 다름 없습니다. 아울러 수사기관의 압수물 처분에 대해서도 검사가 의견을 제시하고 수사기관이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르도록 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명칭만 ‘의견제시’로 바꾸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피의자에 대한 이중 조사와 검사의 직접적인 수사 관여, 수사기관에 대한 사전 승인·지휘를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분리한 개정 형사사법체계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습니다.

셋째,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사실관계 확인·면담’이란 명목으로 직접 피의자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권은 축소시켰습니다. 개정안은 공소제기 결정·영장 심사를 명목으로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출석시켜 면담하고, 피의자 또는 사건관계인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거나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의자 면담을 위한 전용 공간과 출석요구서, 면담과정의 영상녹화·기록 등을 두고 있어 명칭만 ‘조사’에서 ‘면담’으로 변경했을 뿐 사실상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수사기관에서 이미 조사를 받은 피의자에 대한 이중 조사를 상시화하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이나 녹화물을 공소제기 및 공판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아울러 변호인의 메모 및 의견진술·이의제기 권한을 축소하고, 준항고 고지 등 기존의 절차적 권리도 삭제하여 피의자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조력권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넷째, 고소·고발·진정 사건의 접수·처리 과정에서 공소청이 사건을 임의로 반려 또는 이첩하거나, 변칙적으로 사실상 조사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습니다. 개정안은 공소청에 제출된 고소장·고발장 등을 수사기관으로 이첩하기에 앞서 ‘적정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 공소청의 자의적인 반려 또는 이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공소청 제출 시점을 접수일로 소급 인정하는 규정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진정사건의 경우에도 진정서에 기재된 내용이 ‘검토 중인 사건’에 해당하면 기록을 편철할 수 있도록 하고, 사실관계 확인 및 기소유예 판단 등의 규정과 결합해 진정사건을 변칙적으로 내사 또는 조사하는 방식으로 오용될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내사 등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소추기관으로 재편한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불과 이틀 뒤인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합니다. 이는 단순한 형사사법기관의 형식적 분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사와 소추를 견제와 균형의 원리 위에 재배치하고 재정립하는 과정입니다. 참여연대 입법의견서가 검찰청 폐지 이후 형사사법체계 개혁을 위한 토대 마련에 방향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입법의견서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