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25-05-20   9655

[2025대선] [성명] 대통령 후보들에게 요구한다. 부양의무자 기준 전면 폐지하라!

익산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며

어제(5/19) 생활고에 시달리던 익산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60대 여성은 ‘먼저 하늘나라로 간 딸이 집에 있다’는 쪽지를 남겼고, 실제로 거주지에서 언제 사망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딸의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따르면 이들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였으나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이 소득이 있어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받지 못하고, 매달 20여만 원의 주거급여만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병을 앓던 모녀는 생활고와 치료비 부담으로 인해 생의 벼랑 끝에서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모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의 잇따른 죽음에 대한 국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14.9%로 OECD 38개국 중 30위다. 그런데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수는 2023년을 기준으로 전체 인구 대비 5%, 생계와 의료급여를 받는 수급자는 인구의 3% 수준에 불과하다. 빈곤과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최후의’ 안전망이 아닌 ‘유일한’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의 수급자 수는 유일한 안전망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이들이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의미한다. 실제로 빈곤 당사자들도 ‘수급자가 되기도, 수급자로 살기도 어려운 제도’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평가하고 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의 죽음부터 2022년 ‘수원 세 모녀’까지 비극적인 죽음이 발생할 때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여러 문제가 조명되고 특히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논의가 촉발되어 왔다. 그러나 부양의무자 기준은 여전히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 남아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권리 보장과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공약들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 다수의 후보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관련한 공약을 제시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를 제외하고는 이와 관련한 논의조차 없다. 가난한 이들의 죽음을 외면하고 방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언제까지 우리 사회는 불합리한 제도 운영으로 인한 죽음을 반복해서 마주해야 하는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지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의 벽 앞에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을 신청한 가구 중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탈락자가 37.4%에 달한다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약자복지’를 국정 운영에 핵심에 두겠다고 틈만 나면 이를 홍보하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세수 부족과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수준에서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했다. 사각지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부양의무자 기준 또한 폐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약자를 위한 복지’를 운운했을 뿐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국가는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헌법이 정한 의무이다. 주지하듯이 극심한 민생 위기 속에 가난한 이들의 삶은 더욱 열악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소득 1분위(하위 10%)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이 지난 3년간 70%에 달하고 있고, 이는 동기간 전체 가구 적자 발생 비율이 25% 이내인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21대 대선을 맞아 다시 한번 촉구한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복지 배제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국가 책임을 다하라.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보장하는 것은 국민이 국가에 엄중히 요구한 국가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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