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11-12-23   2374

[논평] 취약한 사회안전망에 죄없는 아이들이 죽어나간다

부모있는 갓난아이가 노숙인 시설 전전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부모 비난하기에 앞서 부실한 사회안전망 총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 해를 정리하고 따뜻한 연말연시를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이 때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의 한 노숙자 보호시설에서 20대 노숙자 母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50일 된 딸을 때리고 방바닥에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참으로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일차적으로 부모의 무정함에 분노가 일지만 냉정하게 보건대, 50일 된 여아가 노숙인 시설을 전전하게끔 방치한 사회안전망은 과연 제대로 된 것이며,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서 아동에 대한 보호, 노숙인에 대한 종합돌봄서비스(토털케어 서비스)가 전무하거나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매우 가슴 아프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는 생후 50일 만에 세상을 떠난 죄없는 아이의 명복을 빌면서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 부모를 비난하기 앞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함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번 사건은 아동복지, 여성노숙인 문제,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빈곤의 대물림 등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부실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97년 경제위기로 노숙인 문제가 크게 부각된 이후 여성 노숙인 문제에 이어 ‘노숙가족’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노숙가족의 아이는 아동학대 및 빈곤의 대물림 등 상당히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나라는 생존까지도 곤란한 상황에 있는 아동을 긴급히 우선적으로 구제, 보호하고, 아동의 인권보장을 위해 부모의 생활과 인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91년 비준한 바 있으나 이번 사건과 같이 노숙이라는 주거불안 상태에 있는 이런 아동을 보호할 종합적인 사회서비스 제도는 여전히 취약하기만 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1 사회조사결과,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민으로 응답한 비율이 45.3%로 2년 전보다 2.9% 포인트 늘어났고,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비율은 52.8%로 2.1% 포인트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일상적 어려움과 위기는 확산되고 고착화되고 있다. 취약한 사회보장제도 아래에서 사회적 위험만 확산되니 자살률은 치솟고, 생계형 가계대출은 위험수준을 넘고, 부모없는 아이들은 살아갈 수 없는 사회로 인식되어 동반자살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아이들이 ‘살해’ 당하는 등 죄없는 아이들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늘(12/23) 보건복지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강한 국민, 행복한 대한민국’ 2012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통합 사례관리체계 강화(‘희망복지지원단’ 설치), 아동에 대한 적극적 투자(취약아동 보호체계 강화) 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주요목표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발표내용만으로는 이와 같이 아동이 희생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자신이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영유아를 비롯한 아동의 생존권은 어떠한 경우라도 최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중심으로 한 소극적인 제도 운영만으로는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어렵다. 이제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2차적인 보호와 양육책임을 명시하고,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이 신속하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확인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신고의무를 신설하여 강제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보호자와 아동에 대한 긴급지원을 포함한 신속한 보호조치들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참여연대는 다시  한 번 생후 50일 만에 세상을 떠난 죄 없는 아이의 명복을 빌면서 지금은 제 2, 제 3의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죽음이 재발하지 않도록 아동,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제도의 견실한 구축을 위해 사회적 중지를 모으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것을 강조한다.

논평원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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