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5 2015-12-10   1697

[복지톡] 김호연ㅣ공공운수노조보육협의회 의장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 행복하게 맡길 권리

 

김호연 공공운수노조보육협의회 의장

인터뷰ㅣ김진석(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 리ㅣ류민하(자원활동가)
사 진ㅣ이경민(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정부는 최근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을 발표하였다. 정비 지침이 내려진 1,496개 복지 사업 중엔 보육교사 처우가 악화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보육교사의 근무여건과 처우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정도로 열악하다. 그런데 이마저 축소시키는 정책. 이대로 좋은 돌봄의 길이 막히진 않을지 우려된다.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 행복하게 맡길 권리를 충분히 누리는 것은 사치일까? 모두가 행복한 보육을 하기 위해선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보육교사가 좋은 사회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보육교사의 업무경감 및 처우개선에 목소리를 높이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공공운수노조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이다. 항상 열정으로 노력하는 김호연 의장의 모습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좋은 돌봄이 마냥 꿈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만든다. 가족체험학습으로 아이와 함께 온 김호연 의장을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김진석 교수가 만났다.

아이를 데리고 오셨는데 가족체험학습 인가요?

네~^^. 오늘 딸내미가 가족체험학습이라 부득이하게 데리고 왔다. 돌봄교실 3시간 이후엔 대안이 없어 딸아이에게 엄마 회의할 동안 참아달라 부탁하고 데려 왔다.

저도 지난주 작은아이 데리고 속초에서 진행되는 학회 다녀왔습니다.

(박수치며 웃음) 돌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정작 내 아이 돌봄은 안되고 있다.

아이가 기다리고 있으니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해 볼까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보육교사이다. 현장에서 15년 일했고, 노동조합 활동 6년 차다. 95년도에 지역사회탁아소 연합회 어린이집에 들어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보육운동을 해왔다. 처음 어린이집에 들어갔을 때, 업무 외에 커리큘럼이 있어 다양한 학습 등을 했다. 그리고 학회가 있으면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월급이 약 50만 원이었고 보육학회 참가비는 10만 원이었는데 어린이집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아 주면 참가하고 다시 돌아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연수를 해주곤 했다.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는 97년에 한국보육교사회로 전환하고, 약 3년 간의 논의 끝에 현재는 노동조합으로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보육교사회는 어린이집 교사와 지역아동센터 교사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노조로 전환하면서 보육교사 처우에 집중하게 되고 그 가운데 지역아동센터 교사들과 연대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현재 소속되어 있는 보육협의회가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에 속해 있는데 자세히 소개 부탁한다.

공공운수 사회서비스노조가 산별노조를 지향하면서 공공운수와 사회서비스가 합쳐져 지금의 공공운수노조가 된 것이다. 사회공공성과 관련된 노조들이 모여 있고, 사회정책적 분야에서 노조운동을 비롯하여 사회균형적 운동으로 확장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서비스 노조에는 간병, 요양, 사회복지부, 돌봄지부, 장애인 등이 들어와 있다고 보면 된다.

노조 안의 보육지부는 협소한 편이다. 공공운수노조 구성원이 5만, 10만 이러는데 보육은 한 줌도 되지 않은 인원이다. 현재 공공운수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데, 보육협의회는 산별 전환을 할 때 맨 처음 조직이 되었고 선배들의 기여와 헌신으로 지원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모범조직상도 받았었다.

보육협의회의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는가?

보육교사일을 하면서 노조활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간부들 중심으로 이슈화, 정책개선운동을 하고 있다. 부산 같은 경우, 보육정책위원회에 보육교사노조 대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보육조례 운동을 했고, 결국 보육조례를 개정해서 보육교사 처우개선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노조로 전환한 이후 2006-2007년도 교사 대 아동비율이 0-2세가 1:5였는데 0세는 1:3으로 조정하고 2014년에 보건복지부 지침 안에 있는 농어촌 예외규정 폐지까지 이끌어냈다.

적은 인원인지만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맞다. 교사들은 소금과 같은 존재다. 블랙리스트에 속하는 것을 감수하고 소신을 가지고 함께 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점점 교사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현재 노동조합으로 오는 상담사례들을 보면 교사들의 홀로투쟁이다. 올바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현장에서는 도리어 이상한 교사로 여기고, 교사는 홀로 이 상황을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상황을 견디는 교사도 사라지고,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는 교사도 줄어들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조직률이 낮은 상황에서 세력 확보를 위한 계획이 있는가?

전국보육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하면서 지부가 없어진 후 우리는 두 가지 숙제가 생겼다. 노조를 알리는 일과 조직화였다. 노조를 알리는 일, 현장에서 들어온 조합원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일 두 가지 모두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보육현장문제를 이슈화시키는데 중점을 두자고 제안했고 현재 현안을 알리고 정책을 생산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적은 조합원들임에도 노조활동을 통해 사업장에서 받는 임금 플러스 처우개선비,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근속수당, 농어촌 수당 등의 형태가 정립할 수 있었다. 이는 노조가 보육현장의 문제를 이슈화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육현장은 생각보다 열악하다. 휴식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등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한다는 결정은 쉽게 내릴 수 없다. 이해가 간다.

보육 전반에 대한 정책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으려면 노동조합 뿐 아니라 대안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교사와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조직하면 될까?

노동조합이 있는 어린이집 같은 경우, 보육교사 노동환경 뿐 아니라 부모교육도 잘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노동조합이 생기고 있고 아직 교사들에게 노조는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이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송곳과 같은 사람도 있어 조합에 가입하고 함께 하고 있다.

그들이 운동에 대한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부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가 있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함께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아직은 미약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이슈들을 알리고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같은 공감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상보육 재정난도 여전한 상황에서 향후 보육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어떻게 보는가?

오래전부터 우리는 보육사업 지침 안내에 교사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정부는 3급을 늘렸고 사이버 양성과정은 더 확대되었다. 그리고 민간어린이집은 90% 이상이다 보니 정부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이다. 또한, 교사 대 아동비율도 노동조건에 비하면 턱없이 많은 인원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겠다고 한다. 나도 6살 아이가 있어 이 정책에 당사자가 되지만 맞춤형 보육은 현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온 정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12시간을 보장하되, 8시간 2교대제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문제는 노동 조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바우처 도입 당시, 현장에서는 운영시간만큼은 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나중에 보육제도가 시간제로 바뀔 것이라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제로 바뀌면서 아이들의 귀가 시간에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아이가 다 돌아가고 마지막 남은 아이의 불안한 눈빛은 잊을 수 없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마지막으로 남는 아이들의 부모는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았다. 안정되지 않은 직장에 다니는 만큼 유연성 있게 시간을 쓸 수 없어 아이가 아파도 일찍 데려갈 수 없었다. 보육현장이 이러하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더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교사인 우리가 8시간 노동을 요구하기가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부모들의 노동조건, 즉 전반적인 노동의 개선이 있어야 보육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정치의 문제이다. 정치적으로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앞선 선배들은 보육정책은 행복하게 자랄 권리, 행복하게 일할 권리, 행복하게 맡길 권리라는 기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맞다는 생각이 든다. 보육정책은 어린이집 정책만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재도 아이들이 집에서 부모들과 머무는 시간이 적다. 임신, 출산, 보육, 노동조건은 연결되어 있다.

정책제안을 위해선 국회와의 연대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시민단체, 보육단체, 당사자인 부모 등이 함께 모여 공익적 대안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대안세력이 결집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보육연석회의 등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보육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보육의 공공성 추구가 필요하다. 공공성 확보를 위해 대안세력이 함께 연대하여 보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길 바래본다.

보육연석회의 등 연대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가치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나에게 무슨 철학이 있을까…? 서로 이해관계가 상반되고 목적이 조금 상이해도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맞으면 되도록 맞춰가자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서로 싸우기보다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자리를 만들고 어울리게 하는 행동도 필요하다. 노선으로 싸우기 보다는 생각들을 효과적으로 나누고 전략을 짜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실현되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나?

땜질인생을 살고 있다. (웃음) 전 의장이 현재 보육현장에 있다. 그분이 복귀할 때까지 의장 역할을 잠시 맡은 것이다. 솔직히 현장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 최근 부업으로 주변에서 아이를 낳거나 임신한 집에 가서 보육반장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할 때 제일 행복하다.

그리고 보육현장에서 같이 운동할 수 있는 조합원 3,000명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그 희망이 꼭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5년 12월호(제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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