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10-10   3627

[기획주제1]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의 현황과 쟁점: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의 현황과 쟁점: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김진석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문제제기

 

지난 2014년 9월 29일을 기점으로 아동보호 및 아동복지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바라던 바를 담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이 시행되었다. 다시는 머릿속에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련의 아동학대사망사건들을 계기로 제정되고 시행되기에 이른 아동학대 특례법이 아동학대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아동보호 현장과 관련 전문가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아동학대의 발생에 따른 2차 및 3차 예방의 성격을 갖는 아동보호체계의 구축과 효과적인 법체계 및 제도 구축의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모든 아동에게 최적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학대와 같은 문제 발생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1차 예방까지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아동복지 체계의 구축은 아동복지 분야 현장 종사자 및 전문가, 그리고 학계에 이르기까지 오랜 과제로 남아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우리나라 아동복지 전달체계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아동복지 전달체계의 문제점

 

현재 우리나라 아동복지 전달체계는 크게 세 가지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먼저 지방자치 시대 복지분야 전반에 걸쳐 지방화 및 분권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아동복지 담당 조직 및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지방자치단체 아동복지 인력의 부족과 조직 체계의 부실함은 결국 위기 상황에 처한 아동과 가정에 대해 욕구나 문제 사정 등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서비스 제공기관에 배치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민간기관과 시설 중심의 서비스 제공체계 구축의 문제이며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적이다. 그 하나가 보육과 같이 공적 책임성이 중요한 영역에서조차 절대적인 다수가 민간영역에 의존함으로써 공공성의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의 측면은 다양한 공급자 중심으로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면서 수요자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민간 기관과 시설 중심의 공급자 위주로 서비스가 전달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중복과 누락, 그리고 아동복지의 사각지대라는 고질적인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우리나라 아동복지 전달체계의 현황과 관련하여 저자가 주목하는 마지막 문제점은 지방자치단체 수준의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의 부재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동복지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서비스의 제공에조차 민간영역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공이 관여하고 있는 영역에서조차 상이한 부처가 중첩되어 있는 상황에서 종합적인 조정체계의 부재는 그렇지 않아도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되는 아동복지 정책 및 제도의 전달에 있어서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아동의 권익 보장을 최우선시는 아동복지의 기본원칙의 구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동복지종합조정체계 제안: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앞서 언급한 현재 우리나라 아동복지 전달체계의 문제점을 고려했을 때 다양한 수준에서 다수의 전달주체와 정책운용 주체에 의해 제공되거나 운용되고 있는 아동복지 서비스에 대한 조정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소위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의 구축은 우리나라 아동복지 정책 수립과 운용에 있어서 매우 시급한 현안이라 할 수 있다.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는 아동복지 서비스가 공급자 중심의 현 상황을 극복하고 수요자 중심성, 즉 아동복지의 당사자인 아동중심성을 구현하는 데에 필수적인 선행조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는 사례의 선정 및 서비스의 배치, 연계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체계로 작동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사업이 공공기관의 부처별, 민간기관별 고유 사업영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서비스 제공의 분절성을 극복하고 아동과 가족 중심의 연계성을 제고하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몇 개의 상이한 수준에서 고려해야할 문제들이 있다. 그 하나가 중앙정부 부처간 조정의 문제이며, 그 외에도 우리나라 아동복지 영역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아동복지와 가족복지 영역간의 조정, 아동의 발달단계, 욕구, 위기도 등에 따른 서비스 및 전달체계 사이의 조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초자치단체 수준의 공무원, 전문가, 서비스 제공자, 그리고 가족 구성원 사이의 협력체계 구축의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아동복지 관련 핵심 부처의 참여와 책임성 강화

 

위에 언급한 네 개의 상이한 수준에서 제기되는 고려사항들 가운데 이 글에서는 중앙정부 수준의 조정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중앙부처수준의 조정과 관련하여 아동복지기본계획의 수립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핵심부처의 참여와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아동복지법 제7조에는 아동정책기본계획의 수립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정책의 근간이 되는 아동정책기본계획의 수립을 보건복지부 장관의 책임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아동정책기본계획의 수립과 정책 이행을 총괄할 수 있는 기구로 아동정책조정위원회를 동법 제10조에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의 구조에서는 아동정책기본계획의 수립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책임으로 되어있으며, 아동정책조정위원회에 참여하는 여타 주체들의 역할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 우리나라 아동복지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부처들과 상대적으로 관련성이 적은 부처들 사이에 책임과 권한에 있어서의 차별성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아동복지기본계획의 수립과정에서부터 아동복지 관련 핵심부처의 참여와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아동정책조정위원회 내에 (가칭) 아동복지기본계획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여기에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법무부 등 아동복지 관련 핵심부처의 장이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동복지기본계획의 수립단계에서부터 부처 간 협의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이에 더하여 이후 계획 실행단계에서의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역할과 위상 현실화

 

다음으로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현행법체계에 따르면 아동정책조정위원회는 아동복지법 상에 규정되어있는 관계로 아동복지법의 대상이 되고 있는 18세 미만의 아동 관련 정책에 대한 계획 수립 및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18세가 되어 아동복지법의 테두리 밖에 놓이게 되는 ‘아동’에 대한 서비스의 연계에 대한 계획과 실행이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소위 “나이 들어 나오는 (aging out)” ‘아동’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보호가 한시적으로나마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법적, 제도적 체계의 구축은 아동복지제도 및 서비스의 성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정책조정위원회와 아동복지기본계획의 역할과 범위를 규정하는 데 있어서 대상 아동의 범위를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서 나이로 인해 아동복지제도의 테두리 밖에 놓이더라도 지속적인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대상들을 포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아동복지법과 청소년기본법 등으로 이분되어 있는 아동청소년 법체계 전반에 대한 검토를 통해 (가칭) 아동청소년기본법 등으로 통합하기 위한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동복지종합조정을 위한 별도 기구 설립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차원에서 아동복지종합조정체계로 기능한 별도 기구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별도 기구의 설립 및 운영을 통해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문화관광체육부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 아동관련 정책 및 제도를 중앙정부 수준에서 통합적으로 조정하고 실행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아동복지법에 근거한 아동정책조정위원회는 아동정책기본계획의 수립부터 관련 아동정책에 관한 부처 간 협조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 및 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역할이 심의와 조정에 한정되어 있음으로 인해 정책의 실행과 관련한 최종적인 책임은 보건복지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며, 사안에 따라 관련부처와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아동정책조정위원회가 비록 국무총리 산하 기구이긴 하지만 아동복지정책의 실행에 관한 사항은 결국 보건복지부의 업무로 제한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를 마련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먼저 중앙정부 행정부처에 산재해 있는 아동관련 기능을 모아서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칭)아동청소년처(청) 혹은 (가칭)아동개발원의 신설을 고려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가칭)아동청소년처(청) 정도의 위상을 가지는 기구의 설립과 운영이 바람직하나 새로운 행정기구 신설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적 정서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또한 새로운  위한 입법적,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는 데에 논의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감안하여 우선 대통령령으로 (가칭)아동복지개발원을 설립 운영하여 중앙정부 수준의 아동복지종합조정체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논의와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가칭)아동청소년처(청)을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의 기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중앙정부 수준의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는 아래 그림에 정리한 바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여야 한다. 아동복지기본계획에 따라 아동복지 전반에 걸쳐 기획 및 평가, 관련 자료의 조사 및 연구, 전문인력 개발 및 관리, 선진적이고 전문적인 아동복지 분야 프로그램의 개발 및 평가, 그리고 다양한 자원의 개발 및 부처간 연계 등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 수준의 종합조정체계의 기능과 역할이 지자체 수준까지 전달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아동복지의 현장이라 할 수 있는 지자체의 아동복지조정체계를 지원하고 필요에 따라 감독하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한다.

 

맺으며

 

이상에서 우리나라 아동복지 전달체계의 현황과 문제점을 고찰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였다. 또한 다양하게 제기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아동복지종합조정체계 수립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 중에서도 중앙정부수준에서 제기되는 아동복지종합조정체계의 필요성, 역할과 위상, 그리고 기능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면관계상 논의의 초점을 중앙정부 수준의 종합조정체계 구축에 두었지만, 이 외에도 아동복지와 가족복지 영역간의 조정, 아동의 발달단계, 욕구, 위기도 등에 따른 서비스 및 전달체계 사이의 조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초자치단체 수준의 공무원, 전문가, 서비스 제공자, 그리고 가족 구성원 사이의 협력체계 구축 등 다양한 과제들이 남아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특히 중앙정부 수준의 아동복지종합조정체계가 그 정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제로 아동과 가족이 제도와 만나는 지점인 지방자치단체 수준의 아동복지 종합조정체계가 설립되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월간 <복지동향> 2014년 10월호(제1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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