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10.29이태원참사 2026-09-11   120

[논평] 수원특례시의회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 지원 조례안’ 통과시켜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4조 근거, 지자체 책무 다하기 위한 조례로서 큰 의의
피해자지원 사각지대 해소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자체 첫 걸음

지난 9월 7일 수원특례시의회 환경안전위원회에서 조인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원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조례안>이 가결되었다. 이어 내일(9/11)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조례안은 지역사회가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물론 유가족을 비롯한 피해자들 특히 자신이 피해자임을 드러내지도 못하는 많은 생존자들의 실태를 파악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만일 내일 본회의에서 이번 조례안이 통과된다면 지자체 중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수원특례시의회가 이번 지원조례를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피해자 지원·희생자 추모·공동체 회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번 조례안은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4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근거해 “피해자에 대한 피해구제 및 지원 등 피해자의 권리보장에 관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해 발의되었다. 국가 차원에서 참사 전반과 피해자 전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지만, 이와 동시에 지자체 차원에서도 사각지대 해소와 지역사회의 회복, 참사예방 등을 위해 세밀한 정책과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국가가 할 수 있는 것과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세월호 참사와 달리 피해자가 전국에 흩어져 있어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피해자 숫자가 많지 않음에도 별도의 조례안이 필요한 이유는 이태원 참사의 특수성 때문이다. 참사 직후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성 댓글과 2차 가해가 쏟아졌고 수많은 생존자들이 참사 4주기를 앞둔 지금까지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고 있다. 또한 참사 현장을 목격하거나 구조에 참여한 이들 다수는 트라우마와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태원 참사 구조자였던 지역 상인분이 실종 열흘 만에 숨진채 발견됐고, 지난해에도 이태원 참사 구조에 투입됐던 소방관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참사 당일 현장에 급파된 소방인력 절반가량이 수원을 포함한 경기 지역에서 보내졌을 만큼 수원은 서울과 인접한 지역이고 당시 참사 현장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 숫자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가 지역 사회에 숨겨져 있는 피해자까지 보듬고 더 이상의 피해가 이어지지 않도록 조례안을 만들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다.

참사를 기억하자는 말은 단지 희생자의 이름과 사건의 전말을 기억하자는 것이 아니다. 참사는 언제 어디서도 발생할 수 있고 그래서 예방과 대비가 중요하다. 특히 참사가 발생하게 된 사회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동의 각성과 다짐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역사회가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이를 공동체 안에서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수원특례시의회가 이번 조례를 발의·제정함으로써 수원시 내에 이와 유사한 어떤 참사도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하고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해 애쓰겠다고 천명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이태원 참사 당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13개 시도에서 사망자가 나왔고 희생자 분포는 전국에 걸쳐 있다. 내일 수원특례시의회의 조례 통과가 되고 나면 이를 계기로 각 지자체가 자기 지역 내 희생자와 피해자들이 어떤 실태에 놓여있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없는지, 이들이 회복되고 공동체가 더욱 안전해지는 데에 무엇이 필요한지 숙고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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