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03-10   988

약가인하 및 수가인상 조치의 내용과 과제

정부는 의료정상화를 위한 개혁정책의 하나로 1999년 11월 15일에 의료보험약가를 인하하고, 이에 대한 보전으로 요양기관에 수가를 인상하는 조치(이하 '11·15 조치')를 단행하였다. 그러나 이 결과에 대하여 요양기관 특히 의료기관들은 수가인상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불만과 함께 의약분업에 대한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11·15 조치에 따른 파장과 향후과제를 점검해 보았다.

11·15 조치의 내용

정부는 1998년 12월에 조사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의료보험의약품의 고시가를 평균 30.7% 인하하여 이를 기준가로 설정하였다. 기존의 고시가는 의료보험제도에서 의약품에 대한 보상의 수준을 정하는 것이었고, 기준가는 의료보험의약품의 거래가 수준을 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보험의약품은 기준가 이하로 거래되어야 하고, 요양기관은 기준가 이하에서 형성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보험자로부터 보상받도록 되었다. 이를 위하여 요양기관은 실거래가의 내용을 분기마다 보험자에게 제출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새로운 기준가를 반기마다 설정·고시해야 한다.

한편 약가인하분 30.7%에는 의료보험의약품을 거래할 때 관행적으로 인정되었던 관리료 24.17%가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 6.53%는 추가마진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정부는 관리료 24.17%에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보험수가(행위)에 반영하여 전체적으로 행위수가의 12.8%의 인상효과가 나타나도록 조정하였다. 세부적으로는 의약품관리료라는 항목을 신설하여 3.8%를, 나머지는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에 역점을 두어 9.0%를 조정하였다. 그러나 추가마진으로 파악된 6.53%에 대해서는 의료보험급여의 확대에 활용하기로 하였다.

11·15 조치의 결과

11·15 조치의 직접적 결과는 의료기관들의 수입감소로 이어졌다. 의료기관들은 9.0%의 수가인상이 약가인하 등의 조치에 대한 수입감소를 보상하지 못한다고 호소하였다. 이에 따라 11·15 조치의 결과를 파악하기 위하여 EDI를 활용하여 의료보험진료비를 청구하는 요양기관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의약품관리료가 포함된 수가인상율은 3차병원 9.0%, 종합병원 10.5%, 병원 8.4% 및 의원 12.9%이었다.

약제비의 감소율은 3차병원 24.7%, 종합병원 26.1%, 병원 26.4% 및 의원 34.5%로 의원을 제외한 기관은 당초에 발표된 30.7%에 달하지 못하였다. 이는 약품 종류별는 인하폭이 0.3%에서 85.3%이었으나, 의원에서 사용하는 약품이 상대적으로 인하폭이 큰 약품이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 결과 의료기관 종류별로 의료보험진료비 수입의 감소율은 종합병원 및 3차병원이 6.5%이고 의원이 4.0%이었다. 그러나 의료보험진료비 수입규모 측면에서 볼 때, 약가인하율 30.7% 중 급여확대용 6.53%가 보험진료비의 2.0% 정도에 해당되므로 실적인 수입감소율은 이를 제외하고 종합병원은 4.5%, 의원은 2.0%로 파악되었다. 한편 의원을 진료과별로 분석한 결과 내과의 보험진료비수입 감소율은 9.6%이었고 일반의원의 감소율은 7.2%이었으며, 안과 등 일부 진료과는 감소율이 미미하였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전체 진료비 중 약제비의 비중이 높고, 약가의 변화폭이 큰 진료과의 수입감소율이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조치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

정부는 11·15 조치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1999년 12월에 수가정책위원회를 구성하여 2000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였다. 위원회에는 정부, 의료계 및 약계 대표, 학계 및 연구기관 대표 그리고 시민단체가 참여하였다. 이 위원회는 11·15 조치에 따른 결과와 영향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네 차례의 위원회 및 실무작업반의 회의를 거쳐 위에서 언급한 결과를 분석하였다.

이 분석결과에 따라 위원회는 수가의 추가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그러나 조정의 폭과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조정 폭에 대하여 의료계의 입장은 약품의 실거래가 도입에 따른 영향은 논외로 하더라도 의료보험 진료비수입이 100% 보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의 입장은 약가인하분 6.53%는 급여확대로 사용하기로 합의된 사항이므로 수가인상에 반영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우선은 약가인하분 중 급여확대분(2.0%)을 제외하고 의료보험진료수입의 98.0%를 보상하는 수준으로 조정을 하고, 좀더 근본적인 사항은 의료보험수가 정상화 과정에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중점적으로 제시되었다.

조정방법에 대하여 의료계는 진찰료를 인상하여 장기적으로 수가의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외 의견은 진찰료의 조정은 의약품의 사용량 또는 횟수와 관계없이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되므로 오히려 기관간의 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 거론중인 문제가 의약품가격의 조정 및 실거래가의 도입으로 제기된 것이므로 의약품과 관련된 의약품관리료 또는 조제료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정의 방법 및 정도에 따른 의료기관의 의료보험진료수입 및 의료보험재정의 변화를 고려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과제 및 전망

정부는 의료보험수가 조정방안을 3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제1단계는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중심으로 11·15 조치 결과에 따른 영향을 치유하는 것으로 3월중에 수가조정을 예정하고 있다. 제2단계는 의약분업에 따른 요양기관들의 수지변화에 대한 대책으로 의약분업 시기인 금년 7월 이전에 그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제3단계는 2001년에 시행예정인 의료보험 수가계약제에 대비하여 수가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1단계인 현시점에서 11·15 조치에 대한 대안의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다. 의료기관들 특히 일부 의원들이 체감하는 수입의 감소가 공식적으로 나타난 것보다 많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보험의약품의 구입·사용시에 발생하였던 마진이 30.7%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7% 중 24.17%만이 공식적으로 보상되었고, 그나마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대책은 11·15 조치 이외에 향후 시행할 정책까지 감안한 적정수가가 의료기관 경영의 투명성이 반영되어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편집위원회

월간 <복지동향> 2000년 03월호(제18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