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0 2000-05-10   3741

아동, 청소년 그룹홈의 실태와 발전방향

아동/청소년 그룹홈에 관한 공청회 개최

지난 4월 7일(금)에 [아동/청소년 그룹홈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가 국회위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전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준)가 주최하고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가 주관하였다.

참가자들은 7월 1일 아동복지법의 시행을 앞두고, 아동복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그룹홈' 관련 사항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를 토론되었다. 필자가 <아동/청소년 그룹홈의 의의와 역할>을 발제하고, 이태수 교수가 <아동/청소년 그룹홈 활성화를 위한 정체제언>을 발제한 후에, 그룹홈의 사례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개정된 아동복지법에서 그룹홈은 '공동생활가정사업'으로 정리되어 있다. 즉,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과 보호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공동생활가정은 독립된 아동복지시설이 아니고, 아동양육시설 등이 부가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런데, 아동/청소년 그룹홈은 기존의 육아시설이 시범사업으로 하는 경우는 15개소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정부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소규모 아동복지시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였다. 따라서, 아동복지법이 개정되었지만, 무인가 상태에서 운영되었던 그룹홈은 개정 아동복지법 하에서도 방치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전국의 아동/청소년 그룹홈 관계자들은 몇 차례의 준비모임을 갖은 후에 이 공청회를 개최하였으며, <전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를 정식을 발족시켰다.

이 글에서는 아동/청소년 그룹홈의 실태를 파악하고, 발전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아동복지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반영하는 방안은 [복지동향] 2000년 3월호에서 상세히 다루어졌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간략히 다룬다.

아동/청소년 그룹홈의 의의와 유형

아동/청소년을 위한 그룹홈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95년 8월말 현재 무허가시설은 293개소이고 수용인원은 5,704명이며, 그중 아동시설은 27개소 수용아동은 363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육아시설 총수의 12.6%이고, 공식적인 시설수용아동의 2.4%에 해당되는 규모이었다(이태수 등, 1997: 12).

그런데, 법적 보호를 받지 않는 시설은 쉽게 노출되지 않고, 더구나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아동/청소년 그룹홈은 '무허가시설'에 대한 일제조사에도 잡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다. 1996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자료에 따르면, 천주교 관련 아동/청소년 그룹홈만 62개소이고 이곳에 686명의 요보호아동이나 비행소년들이 살고 있었다(이상순, 1997: 28). 다른 종교기관에서 운영되는 그룹홈을 포함하면 적어도 100개소이상에 수용아동은 1000여명을 넘을 것이다.

그룹홈은 가정보호와 시설보호의 중간형태인데, 일반 가정용 주택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은 위탁가정과 비슷하지만, 대체로 5명이상의 비혈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보육사가 부부관계를 이루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설보호와 유사하다. 그룹홈은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할 때 대규모시설보다는 일반 가정과 유사한 작은 규모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흐름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위탁가정보다는 작은 육아시설에 가깝다.

그룹홈의 유형은 대상과 관리운영방식에 따라서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양육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그룹홈의 경우에도 운영자가 개인인가 아니면 단체 또는 법인인가 하는 기준에 따라서, 둘째 단일 시설인가 아니면 여러 시설이 같은 정신이나 운영원리에 의하여 공동으로 운영되느냐 따라서 나눠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기준을 교차하여서 이태수 등(1997: 14)은 그룹홈의 유형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1996년 현재 파악 가능한 소규모시설 43개소는 단체 및 법인운영 공동관리형이 23개소로 과반수를 넘지만, 단체 및 법인운영 단독관리형(10개소), 개인운영 단독관리형(8개소)이 적지 않고, 적지만 개인운영 공동관리형(2개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그룹홈의 역할

아동/청소년 그룹홈이 방임된 가정보호를 대신하고, 시설보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대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현재,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아동/청소년 그룹홈은 보호아동/청소년에게 단순히 생활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설병을 이길 수 있는 집, 가정보호와 시설보호의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룹홈이 효과적/효율적인 보호서비스인지에 대한 신뢰를 쌓고, 민간의 복지참여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길이 되어야 한다.

현재, 아동/청소년 그룹홈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자료는 충분하지 않지만, 그룹홈은 대안의 생활공간으로 정착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사항은 '의식주'인데, 이에 대해서 그룹홈에 살고 있는 아동/청소년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그룹홈에 살고 있는 아동/청소년은 육아시설의 아동보다도 생활공간으로서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즉 국과 반찬에 대한 만족도에서 육아시설 아동은 25.1%이지만, 그룹홈의 아동/청소년은 73.0%가 만족하였다. 특히, 그룹홈의 아동/청소년은 의지할 성인이 있다는 의견이 72.0%이고, 보모를 "엄마나 아빠처럼 생각한다"는 비율이 78.3%이었다. 이는 육아시설 아동의 54.7%, 21.6%란 수치와 크게 비교된다(이태수 외, 1997). 그룹홈이 생활공간으로서 충분하지는 않지만, 대규모 시설보호에 비교할 때, 살만한 생활공간임을 알려주는 통계이다.

이처럼, 쉽게 눈에 뜨이는 의식주와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상당히 과학적인 설계에 의해서 파악된 '심리적 환경'에서도 그룹홈의 아동/청소년은 육아시설의 그들보다는 훨씬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총 44개의 문항으로 조사된 자료를 볼 때, 그룹홈의 아동/청소년은 대체로 보모 등이 자신의 성취에 지지를 보내고, 집 분위기가 개방적이며, 따뜻한 가정과 같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육아시설의 아동/청소년이 "대체로 그렇다"와 "그렇지 않은 편이다"의 중간지점에 있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그룸홈의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대책

개정 아동복지법에 '공동생활가정사업'으로 그룹홈이 명시된 것은 법적 보호를 받지 않고도 나눔의 집, 나자렛의 집, 청소년쉼터 등을 운영한 독지가들의 노력이 컷다.

그런데도, 개정 아동복지법은 기존 아동복지시설이 고유 사업을 하면서, '공동생활가정사업'을 부가적으로 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자생적인 그룹홈이 이 사업을 합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동복지법상의 '아동복지시설'이 되어야 하게 했다. 아동복지시설이 되기 위해서 어떤 조건과 절차를 거쳐야 되는 지를 규정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안이 공표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용인원, 재산과 인력 등을 확보한 그룹홈은 다시 한번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선의로 아동복지를 수행했던 독지가들이 개정 법령에서조차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법적 기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그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는 경과규정 등을 두어서 최대한 구제해야 할 것이다.

둘째, 그룹홈이 개정 아동복지법에 의해서 아동복지시설이 되더라도 기존의 육아시설과 동등한 수준의 정부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육아시설에 대해서 정부는 아동을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하여 양육에 필요한 생계비를 포함한 각종 직접 비용을 제공하고, 인건비, 시설 운영비 등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새롭게 법적 보호를 받는 그룹홈도 육아시설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던 그룹홈처럼 아동의 양육비와 직원인건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는지는 다소 의문스럽다. 시범 그룹홈과 무차별의 원칙이 지켜져야겠지만,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다면 직접 양육비, 직원 인건비, 건물임차료 등의 순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이 경우에도 차별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가까운 장래에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 공표되어야 한다.

셋째, 그룹홈의 질적 관리를 위해서 전문성을 제고시키는 방안을 획기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 동안 그룹홈은 부모의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청소년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모습을 본 종교인이나 독지가에 의해서 설립되고 운영되었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보육사 등과 같은 법적 자격을 갖춘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공동생활가정사업'이 아동복지의 하나로 수행되면, 이에 상응하는 법적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이 일을 수행하여야 한다. 경과규정을 두어서 기존 인력이 자격을 취득하도록 하고, 새롭게 임용되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자격을 갖추도록 한다. 아울러, 그룹홈을 운영하는 기관간의 교류협력을 위한 협의기구와, 직원들간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연구모임이 시급히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조직된 <전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가 그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이상순(1997), 요보호/ 비행아동을 위한 그룹홈, 한국사법행정학회.

이태수(2000), "아동그룹홈의 활성화를 위한 긴급 제언", 월간 복지동향 제18호, 나남출판.

이태수 함철호 이용교(1997), 소규모 아동복지시설연구, 인간과 복지.

최현 이용교 이명묵 전병운(1990), 요보호 청소년 지원방안 연구, 한국청소년연구원.

필자소개: 이용교의 이메일 lyg29@hosim.kwangju.ac.kr, 홈페이지 www.welfare.pe.kr

이용교 /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월간 <복지동향> 2000년 05월호(제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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