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9-10   929

정신지체학생들의 인권은 어디에

충북 청주의 정신지체 장애아 교육기관인 혜원학교와 학부모회, 운영위원회는 인근 용암2지구 택지개발과 아파트 신축공사로 인한 소음에 대한 피해와 학습권 침해로 인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혜원학교는 최초 학교인근이 논과 밭, 그리고 야산으로 있어 학생들이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은 물론 심신단련을 위한 산책로로도 이용돼 정서적 안정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매우 좋은 학습환경을 이뤄오다가 인근이 택지개발이 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우선 문제의 발단은 야산 암반 발파 소음으로부터 발생되었다. 당초 한국토지개발공사 충북지사가 발주하여 현대산업개발이 시행회사로 선정되어 택지개발작업을 진행하던 중 야산의 암반으로 인한 불가피한 발파작업이 진행되게 되었다. 발파작업은 상당한 소음을 유발함으로 현대산업개발은 인근 혜원학교 등에 방학기간중에만 발파작업을 하겠다고 당초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발파작업은 방학이 되기전인 7월 초부터 진행되었다. 현대측의 이야기는 청주시에서 인근의 국제테니스경기가 진행됨으로 공기를 단축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발파를 진행하였다고 하였다.

여하튼 발파로 인해 혜원학교 장애아동들은 수업중에 들려오는 발파소음으로 가뜩이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불안상태를 보이던 학생들의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실례로, 이 학교 고1반에 아들을 보내고 있다는 임모씨는 '인터넷을 사용하고 혼자서 여행을 다닐 정도로 괜찮았던 아들이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헛소리를 자주 해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최근에서야 학교옆 공사장에서의 발파음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떤 아이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가 하면, 갑자기 장소불문하고 헛소리와 괴성을 지르는 아이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신경정신과 전문의의 소견 또한 발파소음은 정신지체장애아동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신경계ㆍ소화기계통의 이상을 가져오며 비장애인보다 치료기간 또한 상당한 기간을 요한다는 의견을 말하고 있다.

현재 암반 발파소음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지만 암반지역 포크레인의 돌 깨는 소리, 부영아파트 신축공사현장의 각종 중장비 소리와 토목공사로 인한 각종 소음이 진행중에 있고 당분간 계속적으로 이 소음은 줄어 들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교육환경이 무엇보다 중요시 되는 학교와 사회복지시설이라는 점에서 교육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무책임한 행정상의 문제이다.

기존의 혜원학교는 자연학습로와 산책로가 있고 인근 소음이 없는등 정서장애아동들이 교육을 받기위한 나름대로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인근이 택지개발로 인해 파괴되면서 콘크리트 건물에 파묻힐 상황에 있다. 학교정문 바로앞에 고층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고 진입로는 협소해 아파트가 입주할 경우 많은 차량의 흐름으로 인한 학생들의 불편과 사고의 위험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더불어 진입로 바로앞의 4차선도로가 경사진 지형으로 판단력이 불분명한 장애아동들은 언제든지 사고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혜원학교의 문제는 정신지체아동들의 기본권리인 보행권, 학습권 등의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아동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할 청주시가 오히려 장애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청주국제테니스대회장 진입로 공사를 위해 무리하게 암반제거 발파작업을 지시하는 상식 밖의 일을 하고 말았다.

혜원학교는 일반학교보다도 더욱 교육환경이 중시되고 있다. 특수학교시설설비기준령 제2조의 '교지'에서 교지는 '교사의 안전ㆍ방음ㆍ환기ㆍ채광ㆍ소방ㆍ배수 및 학생의 통학에 지장이 없는 입지'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령에 적정한 교지를 오히려 무책임한 행정으로 인해 파괴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혜원학교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원하는 충북교육청 또한 이러한 사실에 대해 그 동안 수수방관하고 있음이 일련의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몰랐다는 식의 답변과 뽀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식의 말로 일관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혜원학교의 문제를 보면서 장애아동들의 인권이 존재하는지, 청주시와 충북도교육청의 행정이 개발 위주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사후약방문식의 문제해결 방식을 여실히 보았다. 혜원학교 이전의 혜원장애인복지관 앞 공터 장례식장 거론문제가 제기 될 때 방관만하던 청주시의 행정이 청주시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전혀 없음을 우리는 혜원학교의 문제를 겪으면서 확인하게 되었다.

현재 택지개발과 아파트 공사가 상당 정도 진행되었다. 이미 너무 늦었음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늦었다고 하여 우리 아이들이 개발에 밀려 안전의 사각지대에 빠져허우적 대는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일은 아니다. 8월 29일 혜원학교, 학부모회, 청주시, 건설회사측의 대책회의에서 현재는 어쩔수 없으니 그 대안으로 학교 운동장앞에 대채 시설을 지어 주겠다는 식의 문제해결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되지 않고, 보행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청주시와 충북교육청, 건설회사는 심사숙고를 해야만 할 것이다.

끝으로 그간 개발 위주의 정책에서 밀쳐져 있던 지역민의 인권침해, 특히 사회복지대상자들의 인권침해는 이 기회를 통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양준석/지역통신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간사

월간 <복지동향> 2001년 09월호(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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