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근로나 자활사업이 대표하던 한시적인 소득보조 차원의 사회적 일자리가 최근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 영역의 고용확대로 변신중이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서비스향상을 이루고자하는 목표로, 향후 4년간 80만의 사회적 일자리 확대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진입이 취약한 계층에게 사회적으로 유용한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급증하는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수요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자리를 마련하려는 동시적 목표를 갖는다. 성공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있다면 하는 기대에 앞서, 그 가능성을 검토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사회서비스 정책추진체계는, 수요와 공급측면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복지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ㆍ 중풍 노인 등에 대한 간병이나 수발수요가 급증하고 핵가족화와 여성의 사회ㆍ경제활동의 증가로 보육 및 방과후 보호와 같은 돌봄서비스의 확대가 요청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서비스욕구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는데 비해 사회서비스 공급체계의 미비나 전 소득계층에 대한 수요충족 미흡 등으로 수요자 측면의 욕구는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적서비스에 대한 구매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서비스욕구가 충족되지 못함으로 일상적인 생활상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겪으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공급측면에서는 성장률 둔화, 고용없는 성장, 소득분배구조의 악화 등으로 저임금노동자나 실업자, 비경활인구 등이 증가하면서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06년도 기획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약 90만명의 사회서비스분야 일자리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30만 4천명이 보육, 간병, 방과후 활동 등 사회복지분야에 필요한 공급인력으로 추산되고 있다. 적정규모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에서 과소 공급될 가능성이 큰 사회서비스의 공급촉진을 위한 일자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정부개입의 목표는 일면 타당하다. 아울러 복지분야의 일자리는 그간 취약한 공공복지체계 속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의 보충이 이루어져 저소득층의 기초적인 생활보호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갖게 한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복지분야의 사회적 일자리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몇 가지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나 관리체계의 개선 등을 통해 내적 충실도를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서비스 향상을 위한 정부계획과 함께, 각 부처에서 진행되는 관련사업들을 통합하고 조정할 주체가 요구된다.
중앙정부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전달주체로서의 역할을 지방정부에게 위임하고 민간비영리조직을 통해 전달되는 서비스를 지역에서 관리ㆍ감독하도록 하는 구조로 대부분의 사회복지서비스전달구조를 개편해 왔다. 이러한 체계는 중앙정부의 책임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보다 탄력적인 지역기반의 공공-민간간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지역기반의 일자리 창출지원은 지역주민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며 그 지역에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갖추어 나갈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차원에서, 사회서비스의 탈중앙화가 갖는 긍정적인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사회서비스의 수행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사업평가에 대한 책임성을 갖지 않은 채, 개별단위사업들이 각 기초단위 심지어는 전국공모를 통한 직접위탁방식으로 다양한 비영리조직에 의해 파편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서비스의 향상수준과 일자리 창출효과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동일한 대상자를 위한 유사한 사업들을 양산하는 부처간의 또는 부처내의 중복과 비효율의 문제를 낳고 있다. 예로 보육 및 방과후 아동보호 관련사업(시간연장형 보육, 아이돌보미 사업, 중소기업저소득근로자 영아보육 지원, 결혼이민자가족 아동양육 지원, 지역아동 센터(공부방) 운영, 방과후 학교,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등)이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노동부, 국가청소년위원회 등 각 부처별로 심지어는 동일 부처내에서 기본사업 또는 일자리사업으로 중복제안되어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 시행됨에 따라 자원의 효율성이나 운영의 전문성을 갖지 못하며 전달체계의 혼란과 이용자의 불편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기본적으로 타부처나 타부서의 사업에 대한 정보공유와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유사업무에 대한 조정과 함께 부처간 업무이해를 위한 의사소통체계를 갖추고 수요자 중심으로 서비스의 총량을 파악하며 체계적인 공급체계를 갖추려는 계획과 노력에 의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유사한 목적을 위해 타 부처나 다른 전달체계를 통해 전달되는 중복서비스에 대해서는 사업분야별로 적합한 부처를 지정하여 주관부처 산하의 적합한 주요 (공적)전달체계를 통해 수행되도록 흡수(통폐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여러 부처의 협력이 필요한 사업의 경우에는 관련 부처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연계 사업형태로 기획하여 운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수행주체의 역량을 파악하고 사업의 효과성을 모니터링할 지역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사회서비스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서비스의 우선순위와 함께 수요와 공급차원에서 확보되어야 할 접근성 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다양한 사업주체들이 지역적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사업주체로 선정되고 결과적으로 개별기관차원의 사업으로 그 성격을 한정짓고 있다. 특히, 사업의 성격상 적절한 공적전달체계를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전달체계를 별도로 지정하거나 중앙의 공모를 통해 개별기관에 지원이 이루어지는 사업방식은 공적 전달체계와의 연계나 사업의 질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또한 개별 사업들이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다양한 비영리조직들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사업추진주체의 전문성의 기준이 모호할 뿐 아니라 사업목표 및 사업진행방식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복지서비스이용자 뿐 아니라 사회적 일자리 참여자도 혼란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적절한 일자리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자체의 책임성과 집행관리의 효율성을 담보하며 민간수행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수행기관의 컨소시움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각 지자체는 자격조건 및 사업수행능력, 사업계획이 갖추어진 적절한 사업수행주체를 책임성있게 선정하고 공적전달체계와의 연계 속에서 사업수행주체가 지역적 대표성을 갖고 서비스를 전달하도록 모니터링하며 제도적인 보완과 정책적인 정비를 이루어가도록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또한 각 지역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의 효과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자리의 공급뿐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 일자리참여자에 대한 지원을 통합적으로 구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외국의 일자리지원정책 가운데에는 일자리를 갖기 이전에 본인과 가족에게 필요한 제반 서비스와 함께 본인의 신체적, 교육적, 직업적 경험에 적절한 최적의 일자리로의 연결을 위한 사전 프로그램을 지역 내에서 거치는 사례관리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
셋째, 좋은 일자리의 개념과 목표의 명확한 설정이 필요하다.
정부는 노인, 장애인 등 다양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사업을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들 사업 가운데 다수는 일자리참여의 불안정성과 낮은 처우 등으로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수준의 일자리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그간 추진한 일자리 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자리 창출효과는 크지 않고 오히려 기반적인 사회서비스의 성격을 갖는 것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 속에서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예산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부처 기본사업이 일자리 사업으로 포장되어 예산 확보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은 공공재적 성격에 기반적인 사회서비스를 취약계층의 일자리로 연결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음을 드러낸다. 즉 공적 전달체계 속에서 제도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확충되어야 하는 사회복지서비스와 민간중심의 자율적인 전달체계를 통해 활성화되어야 하는 사회적 일자리정책의 양립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결과로 비춰진다.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복지서비스의 확충은 일자리 창출의 수단이기에 앞서 제도적 지원과 전달체계의 개선, 전문적 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을 동반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정책목표임을 이 시점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사회적 일자리창출 정책은 보다 장기적 차원에서 사회적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며 정상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의 목표 설정이 바람직하다.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사업은 단기적인 소득보조와 함께 노동시장통합 및 사회참여를 높이고자 하는 가치적 목표를 동시에 갖기 때문에, 각 대상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직업활동의 방향을 설정하며 취업지원 및 지지적 서비스의 구성요건을 강화하는 차원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월간 <복지동향> 2006년 10월호(제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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