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0 2010-02-01   1282

[동향5] 2009 대한민국, 십대 ‘밑바닥 노동’의 현실


 




청소년노동자의 노동인권 실태 : 건강, 안전, 폭력 경험을 중심으로



 



안그라미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들어가며


– 청소년 노동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 노동 규모에 대한 가장 폭 넓은 조사는 2003년 노동부에 의해 이루어진 표본조사라고 볼 수 있는데 전국 중고등학생 3만6천825명 가운데 22.1%인 7천969명이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 중고등학생의 수(2002년말 366만 3512명)로 환산하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의 수는 79만 명에 육박한다.
–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2008년 6월 4일 <‘88만원 세대’조차 될 수 없는 노동자, 청소년 – 아르바이트 청소년의 임금과 노동인권 실태보고->(전국 1458명 대상 설문조사와 30여 명 면접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청소년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초’저임금 현실을 고발하였다. 그리고 고단한 노동을 하면서도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노동자의 현실 진단과 이에 대한 대응방향을 논의하였다.
– 이를 통해 청소년노동자들이 비단 최저임금 이하의 노동조건 뿐 아니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건강에 위협을 주는 폭력적인 요소들에 많이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2009년 네트워크가 주목한 문제는 청소년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경험하는 존엄과 건강 문제를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추어 실태조사와 면접조사를 진행하였다.(전국 1087명 대상의 설문조사와 28명의 설문조사)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통해 드러난 청소년노동자의 노동인권 실태를 ‘건강, 안전, 폭력을 중심으로’ 각각 살펴보고, 대안에 대한 제언을 하겠다.

1. 청소년노동자 실태


1) 기본현황
– 조사대상은 2008년 이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거나 설문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서울, 경기, 인천, 광주, 대구, 대전, 전북 및 전남지역의 10대이며 응답자 수는 전체 1087명이다.


2) 응답자별 특성
– 전체 1087명 중 여성이 466명으로 42.9%, 남성이 620명으로 57.0%였다. 그리고 17~19세 1,060명으로 응답자의 97.5%를 나타냈으며 14~16세 14명, 20세 이상 4명, 무응답 8명, 중복응답 등이 1명이었다. 고등학생 1,070명, 중학생 5명, 탈학교 2명, 대안학교 2명으로 나타나 98.4%의 응답자가 고등학생이다.


3) 일한 장소
<표1> 일 한 장소
 
-본 조사에서는 2008년 실태조사 결과 가장 많이 일하는 곳으로 나타난 4개 업종을 중심으로 파악하였다. 1위는 식당이었고, 2위는 패스트푸드점, 3위는 주유소, 4위는 편의점 순이었다. 대부분이 서비스업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제 서비스업은 청소년 노동력이 상시노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식당은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청소년 노동자들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가장 많이 일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기타 응답인데 호텔, 택배, 뷔폐, 대공원, 공장, PC방 등 매우 다양한 응답이었으며 특히 호프집에서 일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있어 청소년보호법상 금지 업소에서 청소년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현실을 파악할 수 있다.


4) 무법천지의 청소년노동
(1) 시급
<그림 1> 2009년도 시급

– 2009년 법정최저임금은 시급 4000원이다.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4000원 미만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4%에 이르렀다.

(2) 장시간노동
 현행 근로기준법 제69조에서는 만 18세 미만 노동자의 경우, 노동시간을 1일 7시간, 주 40시간(상시노동자 50인 미만의 경우 주 42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1일 1시간, 주 6시간 한도로 연장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법정 노동시간 규제는 청소년들의 노동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 주 4일 이상 56.9%, 하루 평균 일한 시간 6시간 이상 44.3%


“매일 저녁 학교 끝나고 나서 밤 12시 반에서 1시는 돼야 일이 끝나요.
(옆 친구 : 죽을 것 같지? 얘 다크 서클 있잖아요. 원래 없었어요, 진짜. 여드름도 없었어요. 얼굴 하얗던 애가…….)
힘든 것 같아요. 그것도 그렇고, 제가 아침에 또 청소해요. 학교 청소. 학비 면제 때문에요. (…)암튼 그냥 알바하면 졸려요.” – 사례 1 (남, 오토바이 배달)
일주일 평균 일 한 일 수 또한 4일 이상이 56.9%라고 응답하여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 6일 이상 일을 한다는 응답도 30.6%로 나타나 준 취업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임금수준은 낮아 저임금 노동력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하루 평균 일 한 시간의 경우 6시간 이상 44.3%, 4시간 이상은 63.3%에 달해 방과후에 바로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달려가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일의 경우 방과 후 6시간 일할 경우 밤 10시 이후까지 노동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표2> 평균 일 한 날
<표3> 하루 평균 일 한 시간

○ 1개월 이하 29.3%로 가장 높으나 1년 초과도 9.8%로 나타남

<표4> 일 한 총 개월 수

 앞서 <표 2>와 <표 3>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하루 노동시간, 일주일 노동한 날이 장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표4>과 같이 4개월 이상 일을 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37.7%라고 응답하여 방학기간 뿐 아니라 학기 중에도 상시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1년을 초과하여 계속 노동하고 있는 경우가 9.8%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청소년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휴게시간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일하는 시간이 4시간인 경우 최소 30분 이상(8시간인 경우 최소 1시간 이상)의 쉬는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청소년들에게는 쉬는 시간은 사치에 불과하다.

<그림 2> 휴게시간

○ 휴게시간 따로 없다, 62.0%


 ‘휴게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62.0%는 ‘따로 정해진 휴게시간이 없다’고 응답하여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님 없을 때를 쉬는 시간이라고 보면 되는데 쉬는 시간은 거의 없다고 보죠. 너무 바빠서요. 손님이 엄청 많고.. 바빠서 앉아 있을 시간도 거의 없고. 밥 먹을 때나 수저 닦는 시간 말고는 쉬는 시간이 따로 없어요. 아무리 식사를 하던 중이라 해도 손님이 오면 손님을 받아야 하거든요 그러다 너무 바쁘면 저는 짜증나면 그냥 아예 안 먹거든요. … 화장실도 거의 참았다가 쫌 여유로울 때 한 번씩 가고 그러거든요.  – 사례 2 (남, 부대찌개집)


5) 청소년이기 겪는 나이차별

 청소년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밑바닥 노동’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는 온갖 잡일과 지저분한 일 처리가 청소년노동자의 몫으로 떠넘겨진다는 사실이다. 힘들고 더러운 일, 같은 업체의 비청소년(성인) 노동자에게는 차마 시킬 것 같지 않은 일을 청소년들은 도맡아하곤 한다.
<표5> 

 나이가 어리다고 불이익을 받았다고 하는 사례가 270명(24.8%) 또한 아르바이트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는 사례가 256명(23.6%)이다.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나이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면접사례를 통해서 더 자세히 드러났다.
“손님들이 고기를 먹잖아요. 그럼 나가면 닦아야 돼요. 근데 그 돌판이 뜨겁단 말이에요. 수세미로 닦다가 데이죠. 남자, 어린애는 저밖에 없어서, 판 닦는 건 저 혼자 다 했어요. (판 닦는 게)제일 힘들어요. 손님이 많으면 나갈 때마다 바로 가서 닦아야 되고. 거의 오 분 안에 닦아야 되요. 그 자리에서 물 뿌리면서 바로 닦아야 되요. 힘들죠. 몸살 배기고. 솔직히 이모뻘 되는 아줌마들도 솔직히 닦으면 닦을 수 있는데……. 손님 가득 차 있는데 저 혼자 닦고 있으면. 하나 닦다 보면 딴 데 또 쌓이고. 그거 못 닦으면 퇴근도 못 하고. 기분 더럽죠.” .- 사례 3(남, 고기집)


6) 청소년 노동자의 열악한 건강


(1) 노동재해의 경험과 처리방식
 상당수 청소년노동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만성적인 피로에 찌들게 되고 어깨, 다리, 허리 등에 통증을 경험한 바 있다고 말한다. 초스피드를 강요받고 앉아서 쉴 틈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자연히 몸을 돌볼 겨를도 없어진다. 과중한 양의 일거리를 빨리 처리하라고 재촉할수록 크고 작은 사고 위험을 자연스레 높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사전 안전교육도 없이, 보호장구도 지급하지 않은 채로 곧장 일부터 시켜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 일하는 동안 근골격질환 증상 경험 59.0%, 등/허리/다리가 가장 아파

<그림 3> 신체증상 경험                                 
<그림 4> 신체증상 부위


 응답자 중 59.0%는 일하는 동안 등/허리(364명), 다리(332명), 어깨(229명), 손/손목(228명) 등 근골격계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여 손, 어깨, 허리 등에 통증, 저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근골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업무 중간 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거나 보조도구를 사용하여 고통을 경감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응답자의 44.3%가 6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표 3> 참고)을 하면서 휴게시간은 충분하지 않고 제대로 쉴 수 있는 휴게공간 또한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청소년노동자들이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 차원에서도 휴게실 마련과 업무 중간에 휴게 시간을 부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 사고경험률 23.95%, 찔리고 베이고 데이고 교통사고까지
“주유소에서 일 했을 때는 서 있다가 차에 깔리거나 그랬을 때도 있고. 볶음밥집 같은 경우에는 뜨겁다 보니깐 데이기도 하고. 고기집이 제일 많이 다쳤던 거 같아요. 어떻게 다쳤는지 모르겠는데 항상 상처가 나 있어요. 불판을 갈아주고 왔는데 손이 까졌다거나……. 어, 어제도 다쳤네. 어디 긁힌 거예요. 소주잔을 닦다가 소주잔이 살짝 베어 있는데 그걸 못보고 설거지를 했었다거나 그럴 때.” – 사례 4 (여, 주유소/고기집 등)


<표 6> 사고 경험

 위의 <사례4>를 통해서 보듯이 일을 할 때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23.9%(260명)는 업무와 연관된 사고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으며, 이 중 88명의 응답자가 찔리고 베이고, 84명의 응답자가 화상 그리고 71명의 응답자가 교통사고를 당하였다고 하여 업무와 연관되어 크고 작은 사고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5> 사고형태

○ 사고 당한 후 특별한 치료 하지 않아, 43%


<그림 6> 사고 당한 경우 치료 방법

<그림 6>에서와 같이 응답자의 43%는 사고를 당한 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국에서 약만 사서 치료했다’는 응답이 27%, 외래 통원 치료가 13%를 차지했다. 또한, <그림 7>에서와 같이 ‘치료비는 내 돈 혹은 부모님의 돈으로 해결했다’는 응답이 44%였으며,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치료비를 내주거나 전액 부담’한 경우는 24%, ‘산재로 처리’한 경우는 13%로 나타나 치료비 대부분을 자비로 해결하고 있었다.


○ 일하다 다쳐도 제도를 몰라서 산재 처리 못 해


산재처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림 8>과 같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수가 ‘제도를 몰라서’라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내가 잘못해서’, ‘금액이 적으니까’ 등으로 답변하였다.
“그때 배달하고 집에 가는데 골목에서 차가 나와서 길을 막았어요. 브레이크 밟았는데 좀 빨라서 부딪혔어요. 배, 허벅지, 뼈가 부러졌어요. 사고 난 2월 달부터 계속 치료받고 있어요. 완치 안 됐고 지금도 아파요, 계속. 이제 다리 절고, 못 뛰어다니는 거 좀 서러워요. 학교 계단 올라오기도 힘들었고 처음에는 버스타기도 힘들었고. 원래 졸업하면서 취직하려고 했는데 사고 나는 바람에 결석도 많이 해 가지고……. 사고 전에는 지각도 결석도 없었는데. 병원비는 그쪽 운전자 과실이라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했어요. 산재 처리는 안 하고.”   – 사례 5 (남, 오토바이 배달)


 청소년노동자들은 산재처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기타 의견으로 ‘돈 털리고, 짤리고, 뒷말있어서’, ‘왜 다쳤냐고 오히려 나무라서’, ‘산재제도는 알지만 아르바이트생도 가입할 수 있는지 몰라서’라고 답변하여 일하다 다칠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우려하여 산재처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음. 따라서 사업주와 청소년노동자 모두를 대상으로 산재제도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교육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림 7> 치료비 해결 방법    

<그림 8>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


○ 일하다 다치면 사업주가 부담해야, 그러나 현실은 자비 부담


<그림 12>에서와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다치면 치료비를 누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에 대한 질문에서는 사업주가 50%라고 답변하였고, 다치게 한 사람이라는 응답이 29%였음. 특히 다 사람이라고 답변한 청소년노동자가 11%라고 답변하였다.


이는 청소년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친 경우 산업재해보상제도(이하 산재제도)에 대한 인식이 낮고, 치료비 보상을 사업주가 해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비로 해결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면접자 : 처음 사고 났을 때 산업재해 처리 이런 거 얘기 들어본 적 있어요?)
들어본 적 있는데요. 학생들은 그게 안 된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니까. 정직원이 아니라서 안 된다고. 보험회사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병원에 있으면서 아빠가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가끔 병원에서 삐끼 같은 거 하는 아저씨들도 그렇게 학생은 안 된다고 그랬대요. 그래서 그쪽 운전자랑 합의하고 치료비 받고 그렇게.”  –  사례 6(남, 배달, 사고로 아르바이트 중단)


(2) 감정노동


– 감정노동은 노동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조직에서 요구되는 감정표현의 규범을 지속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인내심과 고도의 감정조절을 요하는 노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청소년노동자들은 주로 서비스업종에서 일을 하다 보니 서비스노동자에게 요구되는 감정규범이 그대로 적용되며 아울러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반말이나 욕설과 같은 언어적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폭언이나 폭행 등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고객뿐 아니라 나이 많은 동료와 상급자에 의해 주로 일어나다 보니 청소년노동자는 대응이 쉽지 않고 속앓이를 하거나 참고 견뎌가면서 감정을 숨겨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어떤 여자분이 전화를 하면서 들어오다가 무슨 세트 포장해주세요 이러세요. 포장인지 드시고 가는 건지 물어봤더니 포장이라고 해놓고서는 ‘고객님 포장한 거 다 나왔어요’ 이러면 ‘저 포장 아닌데요’ 그러면서 막 화를 내요. 내가 한 실수가 아닌데. 그런 경우에 화가 나면 어쩔 수 없이 아직 잘 (감정) 컨트롤이 안 되잖아요. 조금이라도 그런 기색보이면 SC가 등짝 때리면서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저희 알바생이 무슨 문제가 있었나 보네요’ 그러면 엄청 억울하죠. 그러고 나면 한번 또 혼나요. 아무리 화가 나도 절대 티 내지 말라고, 욕할 거면 뒤에 가서 욕하라고, 컴플레인 들어오면 책임질 거냐고 그래요. 뭔가 잘못된 일이 있어도 항상 웃으면서 ‘잠시만요 고객님’ 이러고, 뭔가 트러블 같은 거 생기면 또 웃으면서 ‘잠시만요’ 해야 하고. 무조건 자기가 틀렸다고 하고 고객의 화를 돋우면 안 되니까. – 사례 7 (여, 버거킹)


(3) 감시


<표 7>업무 과정 감시 여부

<그림 9> 관찰방법

 응답자 중 50.0%의 청소년노동자들은 일하는 중에 감시를 당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관리자에 의한 경우가 31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CCTV 171명, 동료 134명, 위장고객 44명(<그림 9>) 등으로 나타나 업무 중 감시 체계 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노동자들은 업무 중 항상 감시자와 CCTV를 신경 써야 하고, 앞서 살펴 본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환경 속에서 초조함과 우울함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가요. CCTV가 다섯 걸음마다 하나씩 있는 데라서요. 진짜 많아요. 이층에 사장님이 계시는 데가 씨씨티비가 보이는 데라서, 사장님이 앉아서 티비 보면 저희가 뭐하는지 다 보이거든요. 무전기 낀 사람 있으면 똑바로 하라고 욕 하구요. 위에서 보다가 제가 물통 같은 거 떨어뜨리면 가서 머리 박으라고 그러구요. 보통 종업원들이 많이 다니는 부엌이라든지 통로 같은 데 달려 있어요.” – 사례 8 (여, 샤브샤브집)


(4) 폭언, 폭행, 성폭력
<그림 10> 폭력경험

 폭언․폭행․성폭력을 당한 경험에 대해서는 언어폭력이 235명으로 가장 많은 수가 응답하였고, 성희롱 29명, 물리적 폭력 46명이 응답하였다.


<그림 12>과 <그림 13>에서와 같이 ‘언어폭력을 한 사람’은 고객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80명, 성희롱(성폭력)의 경우 15명이라고 답하여 주로 서비스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년노동자들이 고객에 의해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물리적 폭력을 한 사람은 사업주가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림 11> 물리적 폭력 행위자             <그림 12> 언어적 폭력 행위자     <그림 13> 성희롱(성폭력) 행위자
 
“소장님이 있었어요. 그냥 막 대했어요. 욕은 밥먹듯이 계속해요. 야이 새끼야, 계속해요. 그냥 말할 때마다. 때릴 때도 있었는데요. 머리를 잡아끄는 거, 발로 때리거나 손으로 때리거나. 기분 나빴어요. 더러웠어요.” – 사례 9(남, 주유소)
십대 여성들의 경우에는 성희롱을 비롯한 다양한 성폭력의 위험 부담까지 감당해야 하는 조건에 놓여 있다. 성폭력의 주체는 다양하다. 사업주나 관리자인 경우도 있고 서비스 노동이다 보니 남성 손님으로부터 당하는 경우도 많다. 성폭력은 결국 십대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도록 만듦으로써 일자리와 소득 상실이라는 추가 피해까지 낳기도 한다. 자기가 직접 당하지 않더라도 동료가 당하는 성폭력 피해를 목격하거나 듣게 되면 계속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한다.
“사무직을 했었어요. 거기에서 사장이랑 저만 일을 했죠, …… 마지막 주에는 그 사람이 드디어 미쳤죠.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를 부르려고 치는 줄 알았는데 허벅지를 더듬는 거예요. 그 날이 돈 받는 날이었어요. 허벅지를 막 이렇게 더듬는데도 내가 별 말을 못했죠. 그냥 손으로 계속 못하게 하고. 그러다가 그 사람이 다른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또 나를 계속 터치하려고 그랬어요. 전 계속 피하다가 끝날 시간이 됐어요. 아, 이제 돈 받는구나 했는데 그 사람이 한번 안아달래요. 따뜻해서 그런다고. 웃기잖아요? 무슨 따뜻해서 안아달래? 내가 계속 ‘아 왜요?’ 이런 표정 짓고 있었었는데 그 사람이 나를 안는 거예요. 기분 나빠서 안 좋은 표정 지었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너 아직도 남자 경험 없어?’ 이런 식으로 물어요. 아씨 무슨 쌩뚱 맞은 진짜!! 그래서 그냥 어이없이 쳐다봤죠. 아 도저히 안 되겠다 그러면서 그만둔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자기가 주급 올려주겠다고 두 배를 주겠다고 그래요. 자기 애인이라도 해주면 안되겠냐고 그러는 거예요. ……. 계속 그 사람이 나를 덮칠 거 같은 거예요. 둘밖에 없는 방에서. 저 빨리 가야 된다구 돈 달라구 그랬죠. 그래서 돈 주는데도 만원인가 이만원을 빼서 줘요. 이것밖에 못준다, 이런 식으로.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가니까 자기를 안아달라면서 그래요. 미쳤어? 내가 안아주게? 아 싫죠, 당연히. 싫다고 그러고. 그 사람이 다시 돈 주면서 다시 일할 생각 있으면 돈 더 준다고 오래요. 마지막엔 제가 잘 계시라고 그런 식으로 말했어요. 아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 딸 같아서 그랬다고. 자기도 불안했나 봐요, 행동하고 나서. 거의 뛰다시피 나와서 그렇게 끝났죠 뭐.” – 사례 10 (여, 사무보조)


2. 청소년 노동인권 개선방향


내성이 생겼다고 해야하나? 사람이 뭐라고 해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거…싸이코 손님들도 많이 오니깐 마음을 비우고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여기 그냥 일하러 온 거야, 내 인격 따윈 없는거야 라고 확 비우고 일을해요. 사례11(여, 맥도날드)


청소년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구하거나 유지하느라 존엄을 포기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수락해버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에게도 괜찮은 일자리는 모두에게 괜찮은 일지리이다. 청소년 노동인권의 수준이 높아져야 비청소년의 노동인권 수준도 올라간다. 청소년 노동에 정당한 관심을 부여하고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노동하지 않고도 청소년들이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청소년들이 노동하면서도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다.대책마련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청소년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그들의 요구는 참 소박하다. 그러나 이러한 소박한 요구마저 부정되는 현실을 바꾸는 것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월간 <복지동향> 2010년 02월호(제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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