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현ㅣ샘교육복지연구소장, 전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장
한국 학교사회복지의 출발
한국에서 학교사회복지실천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출발하였다. 1995년을 전후하여 소수의 의지에 우연한 기회들이 결합하면서 현장이 열리고 사회복지사가 학교 안에서 학생을 위해 일하는 학교사회복지 모델이 시도되었다. 이 당시 학교사회복지에 대한 자료는 거의 미국의 것들뿐이었고 유학한 교수님들을 통해 전달되었다. 실천 활동의 주요 초점은 학교생활에 부적응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개입과 예방적 활동이었다. 당시는 학생 교복과 두발 자유화, 교사의 체벌 금지 등의 분위기 속에 학생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는 한편, 학생들도 핸드폰을 소지하게 되면서 교사들의 학생 생활지도가 어려움에 처한 시기였다. 학교사회복지는 학생이 부적응 행동을 줄이고 학교에 잘 적응해서 졸업하도록 하는 것이 표면적 목표였다. 개입 대상은 가정 배경에 제한 없이 모든 학생 누구나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회복지실천론과 실천기술론에서 배운 제너럴리스트 개입실천 방법에 따라 개별개입, 집단개입, 체계개입이라는 영역에서 직접 실천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것은 학생 입장에서는 교육의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2차 세팅으로서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대학원 이상의 학력과 실습 등의 자격을 갖춘 사람 중에 학교사회복지 훈련을 받은 이들을 우선 배치하도록 하였고,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와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는 나름의 학교사회복지사 실습 기준과 선발 기준을 만들고 자격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제도화를 위해 국회와 행정부를 부지런히 드나들었다.
1995년부터 2000년대 초기에 시도된 학교사회복지 시범사업과 연구사업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지난한 행보였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시의회, 교육부 그리고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 기회를 얻어 한 발짝씩 내디딜 수 있었다. 학교사회복지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와 연구가 쌓이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아동·청소년의 곁에서 일하고 싶은 많은 사회복지사들의 관심과 참여를 일으켰다. 사회복지사에 대한 인식도 낮은 시절이었고 처음 사회복지사를 받아들인 학교의 체제는 학교사회복지사들에 대한 몰이해와 낯설음으로 밀어내거나 외면하기 일쑤였다. 시범사업이나 연구학교의 규모는 작았지만 그 성과는 눈에 보이는 것이었고 점차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학교사회복지사가 일하는 학교사회복지실과 함께 운영된 ‘교실 카페’는 모든 학생들이 찾는 인기 장소였다. 교실 카페에서 아이들은 학교사회복지사에게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놓았고 학생들은 가정환경이나 성적에 관계없이 서로 사귀며 돌보았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 체제는 교사 중심의 시스템으로, 초중등교육법 상 교직원 규정에 학교 내 ‘사회복지사’의 자리를 만들 수 없었다. 교육부와 복지부의 사회복지사 활용 연구학교를 시행한 지 5년을 채운 2008년 말, 기획재정부는 2003년부터 교육부가 시작한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의 내용과 유사하고 대상이 중복된다며 연구학교를 종결하도록 했다. 황무지에 길을 여는 것과 같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초기 학교사회복지사들과 슈퍼바이저 교수들, 관계자들은 모두 기꺼이 시간과 열정을 쏟으며 함께 희망을 가졌고, 방향을 같이했다. 약 10년의 과정은 한국 사회복지계에 학교사회복지라는 영역이 구축될 수 있도록 토대를 놓았다.
참여정부 교육복지정책과 교육복지사
1997년 경제위기를 거치며 한국 사회는 중산층이 몰락하고 불평등이 심하게 악화되었다. 사회경제적 위기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가정 경제가 어려워지고 부모가 힘들어 방황하고 갈등하는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방황하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학습이 부진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전 정부 차원에서 복지 체계에 새로운 시도를 접목했고, 교육부도 교육복지 정책을 수립했다. 그중 하나가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이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으로 명칭 변경)이었다. 이 사업은 교육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한 적극적 시책으로 빈곤, 소외계층 자녀인 학생들에게 학습, 정서심리, 문화체험, 보건복지 등 모든 생활분야를 망라하여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지원했다. 사업구조는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교육복지조정자를 두고 개별 학교 중 학생 수가 중·대규모이면서 취약계층 학생들이 밀집 재학 중인 학교에 사업비와 함께 실무자로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이후 서울만 제외하고 전국에서 교육복지사로 명칭 변경. 이 글에서는 모두 교육복지사로 부름)를 배치했다. 학교 밖 자원을 연계하기 위해 사업학교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공공서비스 및 민간 기관들과 연계한 교육·복지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전직 학교사회복지사 및 학교사회복지사를 꿈꾸던 많은 이들이 교육복지사나 교육복지조정자로 취업했다. 교육복지사와 교육복지조정자 수는 시도마다 편차가 큰데, 2012년 이후 전국 초중고교의 13~15%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문정복 의원실에 의하면 2025년 말 현재 15.5%이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학교 현장에서 직접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체험할 수 있는 복지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교육복지에 대한 인식을 퍼뜨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제 교사는 학생의 청결 상태가 좋지 않거나 학습에 태만할 때 학생만 탓하지 않고 가정형편을 궁금해하거나 학교 내·외의 자원을 이끌어 지원할 방법을 찾게 되었다. 교육복지사들은 취약계층 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학교를 더욱 포용적인 곳으로 변화시키고 가정·마을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교량의 역할을 했으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교육복지 대상 학생과 가족들은 이 사업 덕분에 다양한 기회를 누리고 힘들 때 손을 내밀어 도움을 받았다.
사회복지계의 일각에서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한국판 학교사회복지사업의 제도화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으나, 법령의 교육복지사가 곧 사회복지사는 아니며 모든 전공과 자격에 열려있는 교육공무직이고 사회복지 전달체계 밖에 있기에 학교사회복지의 제도화라 보기 어렵다. 교육복지사의 대다수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교사, 평생교육사, 상담사, 청소년지도사 등의 다른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이들 중 일부는 입직 후에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틀 안에서 일할 뿐이다. 이렇게 20년이 넘게 시행되는 과정에서 사회 환경이나 교육정책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교육복지사를 확대 배치할 수 없는 여건에서 일부 교사가 프로그램비를 받아서 사제동행 같은 프로그램을 하는 형태의 사업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일부가 되었으며 교육복지정책은 해마다 더욱 세분화, 전문화되고 학생과 가족이 부담하던 교육비 중 많은 부분이 보편적으로 무상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초창기에 포괄하던 각 영역 중 학습 부분은 학습클리닉센터와 기초학력 전담교사가 담당하고 지역교육청들은 느린학습자를 전담 지원하기 위해 교(강)사를 배치하는 등 지원을 전문화하고 있다. 심리정서부분은 2008년 위프로젝트의 출발로 교육지원청마다 위센터를, 학교에 위클래스를 설치하고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였다.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배치된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은 48.4%이며, 전문상담사는 24.8%로 이 둘을 합치면 약 73%가 되는데 현장 요구가 높아 배치율을 더 늘리는 중이다.
보건복지 분야에서 드림스타트의 실시로 아동보호 부분에 사례를 연계·의뢰할 수 있게 되었고 방과후학교, 방과후교실(돌봄), 늘봄교실 등이 학교 내 방과후 돌봄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체험 분야는 방과후학교나 바우처, 지역 기관에서도 다양하게 시행되어 학생 모시기 경쟁이 벌어질 판이다. 이 외에도 다문화, 탈북 배경 학생이나 학교밖청소년 지원까지 교육복지 정책은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어서 50개에 이르는 교육청 안의 교육복지 관련 사업, 프로그램과 담당 부서들을 다 늘어놓고 보면 이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매우 작게 보인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여러 분야로 분화된 다양한 교육복지 또는 학생복지 사업들을 연계하고 조율할 필요성에서 2026년 3월 1일부터는 전국적으로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새로운 정책이 시작된다. 이미 학교 안에서 분절적으로 학생에게 제공하던 상담, 학습, 교육복지, 방과후 활동 및 교육과정 관련 이슈들을 한 자리에서 펼쳐놓고 중복이나 충돌 없이 학생의 필요에 맞게 제공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필요하다면 지역사회의 자원을 찾아서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거나 학생을 의뢰하는 방식도 포함한다. 교육지원청도 상담, 특수교육, 교육복지, 다문화, 기초학력, 보건 등 여러 분야의 담당자들이 사업과 사례를 협의하여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는 이미 구축된 학교-지역사회 교육복지 네트워크인 교육복지 안전망도 포함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의 시범 기간을 거쳤고, 시행령까지 발표되었지만 정작 학교 현장은 혼란스럽다. 교육부는 이것이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기존의 사업을 연계하여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조율해서 통합적으로 제공하라는 시스템이라고 강변하지만 학교는 또 하나의 사업으로 접근한다. 각종 서류, 연락, 회의, 기록, 서비스 기획, 집행, 예산 처리, 공문 등 행정과 관련 업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맡을 것이냐가 뜨거운 감자다. 교육복지사가 있는 학교들은 교육복지사가 이 행정 업무를 담당해 주길 바라지만 모두가 수용하지는 않고 있다. 게다가 교육복지사가 없는 나머지 85%의 학교의 교사들은 전담 인력 없이는 할 수 없다고 교육부와 교육청을 성토하고 있다. 지자체가 할 일, 가정이 할 일을 학교가 해야 하는가, 교사가 돌봄까지 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최근 학생맞춤통합지원 관련 우수사례 발표 연수를 듣고 교사가 학생 집에 가서 고기나 구워줘야 하느냐, 이런 일을 교사에게 하라는 것이냐 분노하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보도를 접한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벌렁하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는 학생과 가족에 대한 무례한 발언이다. 학생과 가족 당사자들도 그런 말을 듣느니 학생맞춤통합지원을 거부하고 싶지 않을까. 돕는다고, 지원한다고 존엄을 훼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실 사례의 맥락을 보면 그럴 만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학생과 가족을 한없이 무능하고 부족한 존재로 규정하고 타인의 삶을 함부로 다루는 비인권적 발언에 아무런 사회적 제재가 없고 그렇게 말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사과도 하지 않으며 이를 재료 삼아 학생맞춤통합은 교사의 업무가 아니라고 목청 높여 주장하고 있다. 사실 교육복지사들도 비슷한 실수를 했을 것이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해야 할 임무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역시 이와 같은 함정이 있다. 지원에 대해 얄팍한 이해를 가지고 학생을 대상화하고 무능하게 바라보는 프레임이다. 이 잘못된 관점을 고치지 않는다면 지원 실적은 남을지언정 진정한 도움과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왜 학교사회복지가 필요하며 학교사회복지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나
교육청에서 교육복지정책 회의를 해보면 정말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도 많이 쓰고 많은 일들을 하며, 지금도 혹시나 안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지 찾고 있는 모습을 본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습 기회, 물질적 지원, 심리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 정도면 아무리 가정형편이 어렵고 보호자가 힘든 여건에 있더라도 아이 키울 걱정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조금만 찾아보면 돈이든 기회든 넘치도록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왜 여전히 교육은 불평등하고 아이들은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것일까. 이렇게 교육계가 열심히 일하고 이렇게 많은 예산을 쓰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데 말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최근의 교육 정책과 현장을 바라보며 주목하는 몇 가지 지점이 있다. 첫째, 수많은 교육 정책과 학생맞춤통합지원에 학생이자 아동·청소년인 당사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고 사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목소리 내는 이들은 교사, 교육계 학자들, 교육 관료, 그리고 전문가들이다. 예산의 많은 부분도 체계를 관리하는 데 소비된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말하면서 학생은 대상화되고 숫자로 다루어지고 있다. 학생이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몸짓으로, 표정으로 말하기도 하며, 아이들의 목소리는 너무 작고 흔들리기 때문에 조급증을 버리고 오래, 자세히 들어야 한다. 정책과 사업은 결과를 보고하라고 하고, 계획서를 내라고 하지만 아이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할 빈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신뢰하는 어른이 학교에 있어야 한다.
둘째는 결핍 관점, 소비 모델이다. 현재의 전지구적 생태 위기는 자본주의와 산업화, 상품화의 결과이다. 교육복지정책도 같은 관점을 공유한다. 기준치를 정해놓고 학생에게 부족하니 채워주겠다는 결핍 관점, 결국 ‘없으니까 더 줄 테니 써라’라는 소비 모델이다.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고 더 많은 사업비를 쓰고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소비모델이다. 그런데, 변화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실천해 본 사람은 안다.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만 지원한다면 그걸 모른다. 우리는 모두 결핍 관점을 벗어나 아이 누구나 생명과 성장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나름의 힘과 역량을 펼치고 싶어 한다는 강점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 그럴 때 평등의 토대가 이루어진다.
셋째로, 아이들 곁에서 머물면서 장기간 고통과 희망을 나눌 어른이 필요하다. 아무리 물질적 지원과 기회가 있어도 1년 이상 곁에서 지지해 주는 신뢰할 만한 어른이 없다면 아이들은 그 기회와 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 어른이 보호자라면 가장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담임교사나 교육복지사, 전문상담교사 등 학교 내 교직원일 수 있다. 혹은 지역아동센터나 학원의 선생님이 그런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기댈 수 있는 어른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교사나 전문가들은 아이들과 밀접하고 오래가는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 자원봉사 멘토들도 대부분은 잠시 머물다 떠난다. 이렇게 머물다 떠나가는 지원과 기회, 전문가 도움이 아이 삶에 진짜 자양분이 되기 위해서는, 곁에서 함께하며 믿을 수 있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지원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이벤트로 소비할 뿐, 미래로 나아가지 못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지원이 학생 개인을 대상으로 하니 아이들의 관계는 힘이 없고 주변은 점점 쪼그라든다.
맺는 말
그래서 나는 지금이야말로 학교사회복지사가 꼭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학교사회복지사들은 대부분 교육복지사로 일하고 있고, 교육복지사의 90% 이상이 사회복지사 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과 가족의 존엄을 존중하는 것, 강점과 역량을 중심으로 학생과 일하는 것, 관계 속에서 일하는 것은 곧 학교사회복지 실천의 핵심이다. 정책 변화 속에서 직무는 새로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여건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있고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나는 그런 정책 체계와 직무의 논란 속에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학생인 아동·청소년에게로 초점을 돌리자고 지금 호소하는 것이다. 학생을 온전히 존중하고 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으며 차별 없는 성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 내 사회복지사들인 교육복지사들이 사회복지적 가치와 관점을 더욱 드러내야 한다.
현실은 불안하다. 교육복지정책이 더욱 세분화, 전문화되면서 방대한 영역에 걸쳐있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축소는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통합사례관리를 중심으로 그에 따른 개별개입, 집단개입, 가족 및 학교에 대한 체계개입 등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축소되니 교육복지사 수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아니다. 교육복지사는 학교-마을 교육복지 네트워크와 함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20년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온 사회적 자산이다. 교육복지사가 사라지면, 학생맞춤통합지원에 꼭 필요한 고리가 빠지는 것이고, 그 지역 교육복지 네트워크에 이가 빠지는 것이며 학교와 마을, 아이들과 가족이 활용하던 공공의 자원을 잃는 것이다. 그러니 지방교육청들은 교육복지사가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거점학교가 축소되더라도 교육복지사를 계속 활용하거나 더욱 확대 배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복지사가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실천적 전문성으로 거듭나야 한다. 체계 마련과 행정 업무 소관을 따지느라 어지러운 속에 우리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고 학생 당사자의 목소리를 모시도록 해야 한다. 학생 곁에서 학생을 바라보고 학생에게 듣기 위해 더 힘들이고 시간을 써야 한다. 학생을 불쌍하고 무능하고 부족한 존재로만 바라보는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가진 자원 연계망과 권한으로 지원하더라도 학생과 가족의 생태적 관계망과 라이프 사이클을 잘 보고 존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반쪽짜리 강점 접근 실천에서 더 깊이 들어가 위기와 문제보다 힘과 역량을 ‘발굴’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전문가들의 회의에서 학생을 대변하고 옹호하며 가족, 학교, 지역사회, 공동체 관계 속에 직접 들어가 함께 일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사회복지사인 교육복지사들은 다르구나, 학생의 편이구나, 교사나 상담사가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꼭 필요한 존재로구나 하는 것을 행동을 통해 알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일구어온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중요한 성과를 걷어차지 않고 교육복지사를 통해 학교 교육과 온 사회가 함께 누리도록 해야 한다.
월간<복지동향> 2026년 1월호(제3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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