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 촉구 아동인권시민사회 기자회견 개최
우리가 촉법소년 연령 인하를 통해 만드려는 사회는 무엇입니까. 어릴 때 저지른 잘못이 평생 낙인처럼 따라다니고, 한번 사회의 테두리 바깥으로 떨어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사회입니까. 그것은 제가 살고 싶은 사회가 아닙니다. 잘못을 저질렀어도 뉘우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사회, 청소년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회. 그러한 사회는 촉법소년 연령 인하와 양립할 수 없습니다. 저는 청소년 당사자로서 촉법소년 연령 인하에 반대합니다. – 윤건우 어부바 활동가 발언 中
‘말리는 어른이 필요했어요.’ 이 문장은 처벌의 부재를 말하는 게 아니다. 관계의 부재를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몇살부터 처벌할 것인가’가 아니다. ‘청소년들 곁에 누가 있는가’이다. 법은 처벌의 나이를 바꿀 수 있지만, 청소년 곁에 있어줄 어른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처벌은 청소년을 잠깐 멈추게 할 수 있지만, 삶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 신선웅 관악교육복지센터장 발언 中

최근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하면서 소년범죄 대응을 위한 형사처벌 강화 논의가 확산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아동·청소년 당사자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배제되어 왔습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는 아동인권시민사회는 오늘(4/9)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청소년 활동가의 발언과 아동·청소년 인권단체의 발언을 통해 기존 논의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아동·청소년 당사자의 인식과 요구를 발표했습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소년사법(아동사법) 제도에서 아동 인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책무에 관한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했습니다.
개요
- 제목 :“처벌강화가 아니라 권리 보장이 필요하다! 예방과 회복을 지원하라!”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 촉구 아동인권시민사회 기자회견
- 일시 : 2026. 4.9.(목) 10:00
- 장소 : 청와대 분수대 앞(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동 139)
- 주관 : 촉법소년 연령 하향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 공동주최 : 공익법단체 두루,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인권포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정치하는 엄마들, 참여연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초록우산, 탁틴내일, 한국아동권리학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한국아동복지학회, 한국청소년복지학회
- 프로그램
- 사회 : 강정은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
- 발언
- 촉법소년 연령하향에 반대하는 청소년의 목소리: 투표권은 안 되고, 형사처벌은 됩니까 / 윤건우 어부바 활동가
- 처벌하는 어른, 곁에 있는 어른 / 신선웅 관악교육복지센터장
- 소년사법의 패러다임 전환: 처벌을 넘어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으로 / 최현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팀장
- 대통령께 보내는 서한낭독 : 채희옥 초록우산 팀장,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이음 활동가
▣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대통령실 전달 서한
소년사법(아동사법) 제도에서 아동 인권 보장을 위한국가의 책무에 관한 서한
작년 12월 말,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제3차 아동정책 기본계획(2025-2029)’은 [1] 모든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 지원, [2]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3] 아동 참여를 통한 아동 권익 내실화를 3대 추진 전략으로 제시합니다.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께 묻습니다. 아동정책 기본계획이 말하는 “모든 아동”에,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 “참여”를 통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할 아동에 촉법소년은 포함되지 않습니까?
‘압도적 다수’로 표현된 대중의 소년범죄 인식은 미디어의 영향으로 왜곡되어 있고, 경찰/법원이 각기 집계하는 ‘촉법소년’ 관련 공식적이고 종합적인 통계는 부재합니다. 이미 2007년 촉법소년 연령을 12세에서 10세로 하향했지만, 그 정책의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고, 연령 하향이 소년의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법원의 소년보호사건 가운데 심리불개시 결정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보호처분을 내리는 비율은 줄어들고 있으니, 범죄가 흉포화되었다는 통계도 없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은 헌법상 존엄과 가치를 갖는 독자적인 인격체입니다. 특히 헌법은 청소년의 복지향상 정책을 실시할 국가의 의무를 명시하였습니다. 그런데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는 것은 국가의 청소년 보호 범위를 축소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헌법상 이념과 원칙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현재의 소년보호 인프라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은 채 형사미성년자 연령부터 하향하는 것은 입법상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14세 미만의 자를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9조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14세 연령 유지를 권고하였고, 그 이상으로 상향할 것을 요청하여, 연령기준의 타당성을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하는 것은 아동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익적 조치를 확대하는 한편, 아동·청소년의 사회복귀와 재사회화를 위한 노력을 후퇴시키는 조치라는 점에서도 위헌위법의 소지가 높습니다.
소년범죄의 발생 원인은 소년에게만 있지 않으며, 아동·청소년과 그 가족의 보호 공백을 보여줍니다. 소년범죄의 대다수가 절도와 사기와 같은 재산범죄라는 점은 아동기의 취약성과 더불어 그 가정의 취약성을 여실히 나타냅니다.
학교폭력은 팬데믹 전과 후의 비율이 달라지지 않았고, 그럼에도 증가했다는 체감은 갑작스러운 비대면 교육, 그러다 갑작스럽게 재개된 등교 환경에서 적응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특성으로 분석됩니다. 무인점포의 급증과 디지털 접근성과 같은 과거와 달라진 환경적 양상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촉법소년 연령의 문제는 ‘아동·청소년’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성평등가족부의 주재로 사회적 공론화에 참여하는 대다수 전문가가 경찰학, 범죄학 관계자입니다. 촉법소년 의제를 ‘교정 정책’으로 이해하는 현실을 방증합니다.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하려는 취지는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려는 것인데, 관련된 인적·물적 인프라에 대한 검토는 생략된 채, 촉법소년의 범죄만 부각되는 실태는 아이러합니다.
이에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을 사회적 합의를 명목으로 하는 법 개정 사안으로 보지 말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원하며, 이들의 긍정적 성장과 발달을 지원할 것인지 논의하는 장으로 전환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지금 논의해야 할 가장 시급한 소년사법 정책 과제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이 아니라, 소년사법 관련 법률들입니다.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비준한 당사국으로서, 모든 아동의 인권 보장을 확약한 의무이행자로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찬반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 전환적인 역할을 촉구합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