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시행 돌봄통합지원법 예산 914억 원으로 확정
국민과 국회의 목소리 저버린 충격적 수준의 예산, 돌봄좌절법 될 것
2026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번에 확정된 예산은 이재명 정부가 자신의 의지로 편성한 첫 번째 예산안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실질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지역사회돌봄에 대한 예산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의 첫해에 사업 추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충격적 수준이다.
화려한 약속, 초라한 예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면서 의료와 돌봄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라고 공약했다. 당선 후, 이재명 정부는 “지금 사는 곳에서 누리는 통합돌봄”을 123개 국정과제의 하나(과제 78번)로 채택했다.
더욱이 새 정부와 여당은 노인과 장애인이 ‘현대판 고려장’을 당하는 비참한 처지를 개선하고 그 가족의 과다한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새로 제정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면서 새로운 통합돌봄 체계의 기초를 다져가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런데 이 초라한 예산이 그 화려한 약속과 막중한 책임에 상응하는 것인가?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절박한 삶에서, 저출생 고령사회 대책에서 지역사회돌봄이 가지는 시대적 의미를 조금이라도 이해는 하고 있는 것인가?
돌봄 첫해 혼란과 좌절의 아우성을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
정부는 당초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46개 지자체를 예산배정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183개 지자체당 평균 2억 9천만 원(국고 기준)의 사업비를 책정하였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서 법이 시행되는 첫해에 20%의 지자체를 제외하는 것도 부당한 일이고, 사업비는 노인과 장애인 사업을 수행하기에 도저히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장애인을 제외한 노인만의 시범사업에 지자체당 5.4억 원씩 국고를 지원했었다. 이에 우리 단체들은 모든 지자체를 지원하고, 지자체당 9억 원씩(노인 5.4억 원, 장애인 3.6억 원)을 배정하여 총 769억 원을 증액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사업비는 겨우 91억 원(529억 원→620억 원)을 증액하고, 이를 모든 지자체에 나누도록 결정했다. 결국 지자체당 사업비(국고기준)는 평균 2억 9천만 원에서 2억 7천만 원으로 2천만 원이 줄어드는 꼴이 되었다. 이 예산으로 노인과 장애인의 돌봄 사업을 모두 진행하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인력 없이 무슨 일을 하라는 것인가?
정부는 통합돌봄 전담 인력 2,400명의 인건비를 6개월간 한시 지원하도록 하였다. 읍면동에서 노인·장애인 돌봄을 위한 ‘사례 관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 복지팀장과 사회복지직, 간호직 등 3명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필요한 기본 인력은 3,250명이 되어야 하기에, 우리는 850명의 증원을 요구했다. 이 요구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준비의 동력은 식고, 전국적 좌초는 필연적
이번 예산안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목전에 두고 준비를 하고 있던 지자체, 현장의 공무원, 돌봄의 제공자들과 돌봄의 당사자 그리고 가족들의 기대를 송두리째 뒤엎는 사건이자 충격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부진한 전국적 통합돌봄의 준비는 이번 예산으로 치명적 암초에 걸리게 되었다. 한창 달아오르던 시행 준비의 열의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으니, 복지부는 어떻게 현장을 이끌어 갈 것인가? 조금씩 통합돌봄을 알아 가면서 시행을 기대했던 국민은 내년 봄 이내 실망하고 정부를 원망하게 될 것이다.
이번 돌봄 예산은 예산을 넘어 정치적 오판이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크나큰 원성을 들어야 할 것이고,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잘못을 시정할 대안을 준비하기 바란다.
2025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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