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호남 1당 독점 사례로 본 지방선거제도 개혁 토론회
12.3 내란의 수습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여줬지만, 허약한 풀뿌리 민주주의는 아직 바뀐 것이 없습니다. 2026년 지방선거가 채 4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역대 가장 늦게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위원회는 아직까지 지방선거 제도개혁을 실질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의 무관심 속에 땜질식 획정 조정만 이뤄진 채 제9회 지방선거를 치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민 스스로 지방의 행정과 사무를 처리하는 자치 분권의 측면과 아울러 인구절벽, 지방소멸, 행정통합과 같은 당면한 과제 해결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민주화의 성지’라 불리는 광주의 공통점은 특정 정당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귀결되는 상황이라 자치단체장과 지방 의회 간에 견제와 균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거대 양당 독점을 더욱 강화하는 현재의 지방선거 제도로는 당선자 중 12%가 무투표로 당선되는 현실을 개선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유권자의 투표할 권리도 침해됩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는 2026년 지방선거가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질 출발선이라 보고, 영호남의 문제 사례를 통해 본 지방선거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영호남 1당 독점 사례로 본 지방선거제도 개혁 토론회’를 오늘(2/9)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이상원 뉴스민 편집장, 강문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치개혁 TF 단장,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 등이 참여했습니다. 국회 시민정치포럼 대표의원 이용선(더불어민주당) · 차규근(조국혁신당)과 간사의원 송재봉(더불어민주당)도 함께 했습니다.
🟨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광주광역시의회의 경우 23명 의원 중 22명이 민주당 소속인 반면, 대구광역시의회는 33명 중 32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거대 정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풀뿌리 민주주의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호남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공천은 곧 당선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들 지역에서 일반 유권자의 투표는 단순인준 투표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서 발생하는 국가적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연합정치, 다당제 정치질서를 구현하기 위한 정치개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논의되는 시도 통합의 결과로 통합 단체장의 권한이 더욱 막강해질 것을 지적하며,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시도의회에 거대양당 외 제3당의 진출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함을 언급했습니다.
🟨 이상원 뉴스민 편집장은 대구시의원 33명 중 20명이 무투표로 당선되었고 이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대구와 경북의 단체장과 의회가 대부분 국민의힘 의원들로 채워지고 있고 국민의힘 후보 경선이 본선인 현실을 소개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른 정당에서는 선거 출마 자체를 꺼리게 되고, 광역단체장의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행정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를 견제해야 할 시도의회 역시 같은 정당의 의원들로 구성되고, 의회 내에 온정주의가 팽배해지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파행이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상황에서 선거제 개혁 없이 행정통합이 이뤄진다면 대구경북특별시는 사실상 보수정당이 경영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당장 일당독점 구조의 변화를 만들어내진 못하겠지만 변화의 가능성이라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비례대표 비율 증대와 중대선거구 도입 등의 정치개혁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강문대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치개혁 TF 단장)는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선고된 전라북도 장수군 선거구 헌법불합치 판결(2022헌마1247)과 국회의원 선거 봉쇄조항 위헌 판결(2020헌마956, 2024 헌마271)을 소개했습니다. 장수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60개 선거구가 인구 초과 또는 미달로 재획정 대상에 해당하며, 표의 등가성을 준수해야 한다는 헌재의 결정에 따라 국회가 신속하면서도 폭넓은 입법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헌재가 국회의원 비례대표 의석 배분 시 봉쇄조항 자체가 위헌임을 선언함에 따라, 지방의회 비례대표에 적용되는 봉쇄조항에 대해서도 국회가 입법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기초의회선거 양당 소속 당선자 비율이 매우 높은 점, 무투표당선자가 크게 증가한 점 등을 이유로 제8회 동시지방선거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시범실시했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중대선거구제(3-5인)는 현행 중선거구제(2-4인)가 소수자의 의회 참여와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 반영이라는 취지를 실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전국 30개 기초의회 선거구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으며, 30개 중 17개 선거구에 소수정당 후보가 추천되고 2개 선거구에서는 소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시범실시 지역은 전체 지역선거구 중 1.15%에 불과하며 선거 한 달 전 시범실시 지역이 확정되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시범실시 지역이 기존 정당 구도와 무관하게 선정된 점 등 그 근본적 한계가 있음에도,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이 확대되고, 정당의 독점구조가 완화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영호남에서 국회 토론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영호남 1당 독점으로 지자체장 권한 남용에 대한 의회의 견제 기능이 약화되고, 주민이 아닌 공천권자, 당의 윗선을 바라보고 줄 서는 행태가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주민들이 보고 있다는 지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편 토론회를 개최한 시민사회는 2월 진행중인 지방선거제 개혁 촉구 전국동시다발 집중행동, 국회 정치개혁특위원회에 입법의견서 제출, 국회 정개특위 송기헌 위원장,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면담 등 국회의 논의와 결단을 촉구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제목 : 영호남 1당 독점 사례로 본 지방선거제도 개혁 토론회
- 일시장소 : 2026. 2. 9. (월) 오후 1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 공동주최 : 국회 시민정치포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 프로그
- 사회 : 백미순 참여연대 공동대표
- 발표1 : 6월 지자체 선거를 정치개혁의 출발점으로 /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 발표2 : 대구 지역 사례로 본 현황과 개혁과제 / 이상원 뉴스민 편집장
- 발표3 : 2026년 헌재 결정과 정치개혁 / 강문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치개혁TF 단장·변호사
- 발표4 : 제8회 동시지방선거 기초의회선거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의 의미와 한계 / 이정진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
-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
- 폐회 및 마무리 발언
- 사회 : 백미순 참여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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