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담합’, 내년 국고보조금 사상 최대 1139억원
국고보조금제도가 시행된 1981년 이후 2000년까지 20년간 국가예산에서 각 정당에 지원된 금액은 4천45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년 동안 국고보조금은 8억원에서 1천132억원(2002년 예정)으로 142배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물가지수는 3배 상승해 국고보조금이 어느 정도 빨리 증가했는지 알 수 있다.
20년 동안 국고보조금 142배 상승, 물가는 3배 상승
81년 8억원이 지급됐던 국고보조금은 지방선거와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천억원이 넘어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정당 국고보조금의 급격한 증가는 정치인들의 담합의 결과다. 국고보조금은 지난 81년 정당의 공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음성 정치자금 수수를 방지한다는 취지하에 도입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고보조금은 당시 쿠테타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정치세력을 달래기 위해 도입됐다”고 주장했다. 81년부터 89년까지 매년 10억원대의 돈이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됐다.
그러나 지난 90년 3당 합당 이후 여야 정당간 타협에 의해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그 지급 액수는 1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당시 의석수에 의해 배정되던 국고보조금은 총 유권자수에 일정한 금액을 곱해 산정하도록 개정됐다.
현행 국고보조금 액수는 정치자금법 제 17조에 따라 유권자 1인당 800원을 기본으로 하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추가로 유권자 1인당 800원을, 동시선거가 있는 경우에 추가로 600원을 산정해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매년 270억원 정도의 돈이 각 정당으로 분배되며,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비용이 추가된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는 내년 정당 국고보조금은 무려 1천1,39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기성 정당끼리 나눠먹기, 원내교섭단체 구성하러 의원 임대까지
매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국고보조금은 그 배분방식도 기성정당간의 ‘나눠먹기’식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제 18조 1항)은 보조금 총액의 50%가 원내교섭단체를 이룬 정당에게 균등 배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민련이 지난해 말 의원 임대라는 낯뜨거운 방식까지 동원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이유가 국고보조금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일단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많게는 190억원에 이르는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석윤 교수(성신여대 법학과)는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른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은 지나치게 기성정당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다”고 문제제기 했다. 송 교수는 “선거에서 정당이 얻은 득표수를 기준으로 배분하는 등 합리적인 지급방식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성 정당의 ‘나눠먹기’식 분배방식에 대해 정대화 교수(상지대 정치학과)는 “각 정당이 당비나 소액 후원금 등 스스로 재정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도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칭펀드(Matching Fund)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또한 “국고보조금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보조금 지급 한도를 정하는 국고보조금 총액 제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일괄적으로 유권자수에 800원을 곱하여 계상하는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