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7 개각은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이번 개각에서 총리로 이한동씨를 유임시킨 것이 바로 그 단적인 증거이다. 이한동 총리는 DJP공동정부의 얼굴로 어울리는 사람일지는 몰라도, 어정쩡한 공동정부가 무너진 지금 국민이 바라는 개혁정치의 얼굴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이 선택한 이번 ‘이한동 총리·한광옥 대표체제’는 그동안 DJP공동정부가 헷갈리게 한 만큼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들을 결코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이번 개각은 그동안 DJP공조라는 기형적 공동정부구성에서, 임동원 통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를 계기로 원래의 여소야대로 돌아온 집권당이 자기 색깔을 가지고 당당하게 정도(正道)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랬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억되길 바란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여당의 젊은 국회의원들이 항명으로 비쳐가면서 주장했던 당과 정부, 청와대를 포함하는 ‘국정쇄신’의 요구가 대대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했다.
오늘 발표한 5개 부처 장관 교체는 전문성, 지역안배 등을 고려한 흔적이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비추어보면 너무 소폭의 개각이며, 큰 틀에서 새시대를 끌고 갈 구상이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경제부처 장관들의 유임은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와 제대로 돌보지 않는 민생분야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외면한 처사이다.
시중에 ‘위기일 때가 기회’라 말이 있다. 지금까지 DJP공동정부이기 때문에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했다는 자기 변명이 있었다. 김대중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을 온전히 추진함으로써 집권 후반기를 마무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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