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01-09-20   583

[성명] 2001 국정감사 중간평가 발표

시민단체 중간평가, 미테러 이후 결석도 늘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둬 현 정부에 대한 마지막 국정감사가 예년보다도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국정감사 모니터를 진행하고 있는 언론, 문화, 환경,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이번 국정감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미국 테러라는 돌출 사건을 고려하더라도 10월 예정되었던 보궐선거로 인해 국감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준비조차 부실했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우선 1차적 책임을 ‘거야(巨野)’에 돌렸다. 야당이 실질적으로 국회를 장악하게 되었음에도 국정전반과 세금집행을 책임 있게 따지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 또한 여당 역시 여론이 미국에 집중되어 야당의 공세가 둔화된 것에 안주하고 있으며, 무조건 정부를 감싸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구태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부실한 국감의 모습은 국회의원 개개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예년의 경우 12시를 넘겨가며 국감이 진행되는 것이 다반사였으나 미테러로 언론의 관심이 떨어지자 결석이 늘고, 질의를 서면으로 대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이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본연인 국정감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날 중간평가를 발표하면서 이들 단체들은 아직 열흘이 남아있음을 상기시키고,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제시한 정책과제 등 산적한 민생, 개혁과제를 외면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오늘 발표된 각 부분별 모니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언론, 문화

문광위는 언론, 체육, 청소년, 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의 국정 현안을 다뤄야 하는 상임위인데도 불구하고, 첫째 날부터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로 인해 파행으로 치달았다. 그나마 셋째날부터 정상으로 돌아가 원만하게 진행되었지만 예년에 비해 출석률이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채택된 증인 문제를 둘러싼 정쟁 공방 끊이지 않아 파행의 우려는 여전하다.

환경

예년과 다르게 의원 개인차원의 자료집, 정당차원에서 공동자료집을 만들어 국감을 정책감사로 진행하려했던 부문은 높게 평가되었다. 한나라 당은 ‘ 9월 서울시 수돗물에서 바이러스 검출’ 민주당은 ‘환경정책간담회’에 대한 자료집을 발행해 국감의 내용을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를 국감현장에서 실체를 밝히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지하철의 석면과 대기문제, 난지도 매립시설의 안정성의 문제가 한두 번의 질의로 끝나는 모습을 보여주어 환경단체의 문제의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의원들의 대부분이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접근에 용이한 음식물쓰레기에만 한정되어 질의하였다. 이로 인해 좀더 중요한 소각장문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못했고, 재활용 시설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교육

전체적으로 민주당의원들의 문제천착과 대안제시가 돋보인 국감이었다. 한나라당의원들은 몇 가지 긍정적인 질의에도 불구하고 ‘정치공세’라는 우려를 떨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당면 현안인 자립형 사립고 문제에서 여당의원들이 ‘반대’경향인 반면, 야당의원들이 ‘찬성’입장으로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현승일 의원이 “6개월에서 1년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교육부의 ‘졸속’ 추진 문제점은 ‘찬성’입장의 야당의원질의에서조차 드러났다. 사립학교법 개정문제에서도 같은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올해의 특징은 여야 할 것 없이 덕성여대, 한세대, 인하대 등 교수 해직사태를 낳고 있는 당면 현안인 부패 비리사학의 문제에 대한 질의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부패사학 척결, 건전사학 옹호’라는 사립학교법 개정의 대원칙을 천명했음에도, 사립학교 문제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는 편파성으로 일관했다.

여성

여성부 출범 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국감에서 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의 반여성적인 발언으로 얼룩졌다. 심의원은 “여성부의 직장내 성희롱문제에 대한 접근이 너무 요란하다”고 지적하면서,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남녀간의 본능적인 일이므로 겁을 줘서 공포분위기를 줘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직장내 성희롱 문제는 직장 내 분위기를 헤치지 않으면서 조용하게 피해자가 내실 있게 해결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문제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남성이 위축되고 있고, 그 결과 여성을 고용하지 않으려고 해서 오히려 여성이 피해를 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개정움직임이 있는 가정폭력방지법의 ‘부부강간죄’ 조항에 대해 “가정 내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정폭력방지법이 왜 필요한가” 등 여성문제에 대한 몰이해를 극단적으로 드러냈다. 이와 같은 반여성적 관점을 가진 의원이 여성부 업무를 감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내년 국감에서는 여성문제에 대한 좀더 폭넓은 식견과 여성부 업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에 기반한 질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복지

보건복지위원회는 전체적으로는 상임위의 특성상 정치적인 쟁점보다는 정책국감을 하려는 의지를 보여 긍정적이었으나 대체적으로 평이한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흠이었다. 특히, 전년도 국감에서의 지적사항에 대한 점검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보건복지관련 주요 이슈는 콜레라 확산, 건강보험재정, 응급피임약,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이었다. 일부의원들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던 콜레라 확산에 대해서 피상적인 질문이나, 호통으로 일관하거나, 그 대책에 있어서도 정책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관련기구를 늘리거나 신설해야 한다는 식으로 넘어가 준비가 부실했음을 드러내었다. 이렇듯 중복질의가 많았으며, 정책대안 제시능력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접근이 부족했다.

기초생활 보장제도와 관련해서 기초 생활 수급자 중 일부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금융자산 문제를 마치 기초생활 보장제도의 자체가 잘못된 정책인 것처럼 호도 하는가 하면 한의원은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금융추적권을 주라”는 상식 밖의 주장을 펴는 대담성을 보였다.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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