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01-11-15   863

[국회 모니터] 18건의 청원, 1시간도 안돼 끝난 청원심사소위원회

너무나도 썰렁한 입법활동의 중추

2001년 11월 15일 목요일, 오늘 있었던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는 오전 9시 개회예정이었다. 참여연대가 제출하거나 눈여겨보고 있는 8건의 청원을 포함하여 오늘 총 18건의 청원이 이 청원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되어 있었다.

미리 법사위 회의실로 올라와 자료를 살피고 개회를 기다렸으나 위원회는 좀처럼 열릴 분위기가 아니었다. 9시 10분이 지나도록 개회를 못하게 되자, 국회 직원들이 여기저기 전화를 하는 등 부산하더니, 결국 9시 30분이 넘어서야 개회를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최병국 소위원장과 조배숙 의원만 입장한 채로.

참관 허가가 나도록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던 중에 강삼재 의원이 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지역구 사안인 [마산교도소이전에관한청원]을 소개를 하고 나가는 것 같았다. 9시 50분, 참여연대가 참관을 신청한 관련 청원안이 심사될 때가 되어서야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긴 직사각형의 테이블 한 쪽에 위원장이 앉았고 위원이라고는 그 옆에 조배숙 의원이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참관인석에는 의원 비서관들과 몇 명의 국회 직원들이 전부였다. 테이블 다른 한 쪽에 전문위원들이 앉아서 청원안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이후 폐회할 때까지 들은 열 서너 건의 청원안에 대한 설명은 건당 두세 마디를 넘지 않았다. 글로 쓴다면 2줄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짧게 언급되는 것이 전부였다. 일사천리(?)로 처리된다고 해야할까. 청원의 자세한 내용은 물론 취지조차도 ‘다 알고 계시죠?’라는 위원장의 발언과 함께 생략되어 버렸다. 청원 명(名)을 읽고 나서는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로 넘긴다, 법안이 상정되면 그때 법사위에서 심사하자, 여기서 심사처리를 결정지으면 책임이 있으니 계속 검토로 놓아두자는 둥의 형식적인 처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만의 말이 오고 갔다.

그리곤 성원이 안되니 다음에 의결할 내용이나 미리 정해 놓자는 위원장의 말에 따라 18건 청원에 대한 처리결과를 정리하던 도중에, 소위 위원인 김학원 의원과 [호주제폐지에관한청원] 소개의원인 이미경 의원이 들어왔다. 김학원 의원으로 3명 성원이 되었으니 의결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다시 18건을 결과를 정리하고 그 중간에 이미경 의원의 소개청원에 대한 약 3분간 발언을 들었다. 결국 18건 청원은 ‘계속 검토’라든지 ‘1소위로 넘긴다’로 결정되고 끝났다. 그때가 10시 25분이었다.

5명 위원중 2명만 참석

5명의 청원심사소위원회가 2명만으로 열렸다. 국회의원의 본연의 임무는 입법활동이다. 그 입법활동의 중추인 법사위가 이러한 지경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새삼 충격이었다. 수많은 기자와 TV 카메라가 있는 국정감사장, 본회의장 등에서 볼 수 있는 눈부신(?) ‘정치활동’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54명의 소개의원 중 이미경, 강삼재 의원 2명만 참석

오늘 심사되는 청원안의 소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의원은 모두 54명이다. 그러나 그 청원이 심사되는 소위원회에 참석하여 소개이유와 자신의 견해를 설명한 의원은 달랑 2명뿐이었다. 강삼재 의원은 자신 지역구를 챙기는 차원이었고, 이미경 의원만이 소개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자기역할을 했을 뿐이었다. 소개를 맡은 청원 내용을 직접 법안으로 제출했다는 핑계를 댈만한 의원이라고 해도, [국가보안법폐지(개정)에관한청원]의 소개의원인 김원웅, 정범구 의원 뿐이었다.

청원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청원심사소위원회였다. ‘피 튀기는’ 정치투쟁에 비하면 너무나도 썰렁한 소중한 입법활동의 장을 확인 한 것이었다.

국회의 입법 과정 과정에 대한 치밀하고 다각적인 감시와 참여가 절실하다. 더 열심히 민생, 개혁입법 시민행동을 펼쳐야겠다는 새삼스런 다짐을 하며 국회를 나왔다.

※ 법사위 청원심사 소위원회 구성현황

위원장 : 최병국 (한나라당)

위원 : 조배숙, 천정배(이상 민주당), 윤경식(한나라당), 김학원(자민련)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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