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내란 재판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가능한가

뒤늦은 대법원 전담재판부 구성 예규, 투명성과 공정성 여전히 의문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처리를 목표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제정에 속도를 내자, 대법원은 지난 12월 18일 내란전담재판부를 자체적으로 설치하겠다며 관련 예규를 발표했다. 또한 오늘(12/22) 서울고등법원 전체 판사회의를 열어 해당 예규 시행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논의는 내란을 내란으로 부르지 않으며, 윤석열을 풀어주고 내란 재판을 엉망으로 진행하는 지귀연 재판부와, 내란범들의 구속영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로 기각하고 있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뒤늦게 내놓은 대법원 예규에 따른 내란전담재판부 구성 방안은 특정 재판부에 내란재판을 몰아준 기존 내란 사건 1심 재판 배당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장기각에 대한 대책은 빠졌고, 전담재판부 구성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국민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갑작스러운 대법원의 예규 제정은 내란전담재판부법의 입법을 막으려는 대법원의 회피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내란 재판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중대 범죄를 단죄하기 위한 역사적 재판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황당한 사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으며, 지귀연 재판부는 엄정한 소송지휘는커녕 윤석열과 내란 피고인들에게 특혜를 주고 이들의 주장에 끌려다니고 있다. 이와 같은 재판부에 내란재판을 맡길 수 없다는 국민의 뜻은 분명하다. 지난 12월 18일 헌법재판소도 ‘평균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회 일반인’ 누구라도 12.3 계엄의 불법성을 알 수 있었다며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를 구성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이유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재판부가 재판을 맡아 내란범죄에 걸맞은 엄정하고 책임 있는 진행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법원 예규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형사재판부를 기존 14개에서 16개로 2개 늘리고, 이 가운데 2~3개를 내란전담재판부로 지정할 계획이다. 대상 사건 배당에 앞서 제척 또는 회피 사유를 검토해 배당에서 제외할 재판부를 제외한 뒤,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배당을 실시해 전담재판부를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담재판부로 지정된 이후에는 해당 재판부가 기존에 심리하던 사건을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하고, 전담재판부에는 새로운 사건을 배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은 재판의 신속성은 일정하게 높일 수는 있으나, 전담재판부 구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귀연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과 이해하기 어려운 소송지휘, 그리고 김용현·윤석열 등의 사건이 지귀연 재판부에 배당된 경위를 둘러싸고 사실상 지정 배당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그런 만큼 내란전담재판부는 구성 과정에서부터 투명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확보해, 지귀연 재판부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예규에 따른 내란전담재판부 구성 방식은 기존 내란 사건 1심 재판 배당 방식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 예규는 공정성을 명분으로 무작위 배당 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나, 예외 규정과 관계 재판부들의 협의를 거쳐 내란사건을 배당하게 되어 있어 배당의 임의성이 배제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내년 2월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관장하는 법관 인사가 예정되어 있고, 그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이 형사재판부 배정을 하게 된다. 내란전담재판부는 그 연후에야 설치하게 된다. 이미 대법원장 등 인사권자의 의지가 내란사건의 배정 이전에 작동하게 된다. 사실상 무작위 배당의 취지가 구현되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이를 고수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 또한 영장전담재판부에 관한 규정도 누락되어 있어 헌법재판소조차 부정한 “위법성에 대한 인식”을 운운하며 영장을 기각해 버린 과오를 다시 반복할 위험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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