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이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연구교수
들어가며1
2023년, 새로운 초등 돌봄 정책인 ‘늘봄학교’가 도입되었다.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되었던 ‘온종일 돌봄 정책’이 다함께돌봄센터라는 지역사회 돌봄 기관을 신규로 확충하며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의 초등 돌봄 책임을 확대한 것이라면,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는 학교 내 돌봄 체계를 통합·확대하여 교육부와 교육(지원)청 중심의 초등 돌봄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늘봄학교란 ‘정규수업 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하여 학생 성장·발달을 위해 제공하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으로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와 돌봄을 통합·개선한 체계’이다(교육부, 2024: 1) 2. 2025년에는 희망하는 초등학생 1~2학년 전체로, 2026년에는 희망하는 초등학생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2024년 6월에 발표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서는 학교 밖 돌봄 시설을 ‘(가칭)늘봄센터’로 통합, ‘늘봄’으로 초등 돌봄 브랜드를 일원화하겠다고 하였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관계 부처 합동, 2024: 31). 그러나 돌봄전담사, 초등교사, 학부모 등 주요 이해관계자 간의 입장 차이로 도입 초기부터 ‘늘봄학교’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안정적인 초등 돌봄 강화 위협, 초등 돌봄 공백의 문제 또한 지속되고 있다. 늘봄학교가 초등 돌봄의 해법이 될 수 있는지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에 늘봄학교 정책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보고, 초등 돌봄 정책의 대안을 모색해 본다.
초등 돌봄 정책,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초등 돌봄 정책을 살펴볼 때 우리는 어떤 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 글에서는 세 가지를 특히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돌봄 공백 해소이다. 돌봄 기관(서비스)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시간만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충분한 기관·자원을 갖춰야 하며, 비용 부담을 낮추고 이용 절차를 쉽고 간소하게 하는 등 이용 편의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필요한 시간에 맞춰 필요한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유연한 이용(이용 요일과 시간 선택 부여, 출입 자율 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둘째,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돌봄 체계 조성이다. 지역사회에서 돌봄 기관 및 자원 간 연계와 협력이 잘 이루어져, 아동과 양육자는 동네에서 필요한 돌봄 기관과 자원을 다양하고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돌봄 기관에서 학교 및 타 돌봄 기관과의 연계·협력을 통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지자체의 초등 돌봄 책임 확대, 돌봄 기관 간 활발한 연계를 위한 지역사회 기반 조성, 중앙정부의 부처 간 분절적인 초등 돌봄 체계 문제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지만 매우 중요한, 아동권 보장이다. 그동안 초등 돌봄은 공급자 중심의 시설 확충과 운영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용자 측면에서 아동보다는 성인 양육자의 요구에 더욱 초점을 둬왔다. 이제는 참여권, 발달권, 놀이권 등 아동권 측면에서 좋은 돌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현해야 할 때이다. 아동권 보장을 위한 공간(시설) 확보 및 구성, 우수 인력 확보와 노동환경 개선 등도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이상의 세 가지 지점을 중심으로 늘봄학교 정책이 아동 중심의 보편적·통합적 초등 돌봄 체계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늘봄학교 도입 이후, 초등 돌봄 현황과 과제
돌봄 공백이 해소되고 있는가?
먼저 충분한 돌봄서비스 공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2023년 기준 초등 돌봄 이용률은 약 15.6%로3, 2023년 범정부 온종일 돌봄 수요 조사에서 49.5%가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겨레, 2023)한 것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늘봄학교를 도입하면서 초등 돌봄 대기를 적극 해소하고 희망하는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하였지만(교육부, 2023b) 어려운 상황이다.
다음으로 돌봄 기관을 이용한다면, 공백 없이 충분한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자. 정부는 돌봄 공백 시간 해소를 위해 돌봄 기관의 운영시간을 계속 연장해 왔다. 학교 돌봄과 지역사회 돌봄 모두 평일 기준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그러나 운영시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저녁 돌봄 공백은 계속 존재해 왔다. 돌봄 공백을 메꾸기 위한 소위 ‘학원 뺑뺑이’도 지속되고 있다.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초등학생의 예체능 사교육 수강 목적의 25.3%는 보육 즉, 돌봄 목적 때문으로 나타났다(통계청 보도자료, 2024: 41).
늦은 시간까지 돌봄 기관에 남아있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늘봄학교 수요 조사에서 13.7%가 17시~20시에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한다고 응답하였지만(교육부 2024: 22), 실제 17시 이후의 초등 돌봄교실 이용률은 매우 낮다. 2024년 8월 기준 서울시 A 자치구의 17시~20시 초등 돌봄교실 이용 아동은 45명으로 초등 돌봄교실 이용 아동의 2.4%에 불과하다. 양육자 입장에서는 추가 돌봄 자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늘봄학교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인 2024년 8월에도 초등 돌봄 공백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경향신문, 2024).
지역사회 기반 통합적 초등 돌봄 체계가 구축·작동하고 있는가?
늘봄학교는 분리된 초등 방과후·돌봄 체제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도입된 것으로 아래와 같이 학교 돌봄 체계의 통합에만 머물고 있다. ‘늘봄’으로 초등 돌봄 브랜드를 일원화하겠다고 하겠다는 계획만 있을 뿐, 기존의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로 분리된 다양한 돌봄 기관을 하나의 초등 돌봄 체계로 통합하겠다는 논의는 없다. 이용자의 혼란 가중, 서비스 대상과 내용의 중복, 이로 인한 돌봄 기관 간 경쟁 과열과 사각지대 발생, 서비스 이용의 계층화 등 기존의 부처별로 분절적이고 기관 간 연계·협력이 어려운 초등 돌봄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일례로 서울시를 보면, 늘봄학교 도입과 함께 서울시청에 ‘늘봄학교지원팀’을 신설하였다. ‘서울형 늘봄학교 추진대책’에 지역사회 연계 활성화 계획이 포함되어 있고(서울시교육청 보도자료, 2024), 이를 위한 서울시 내 지원체계가 만들어진 것으로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력, 학교 돌봄과 지역사회 돌봄 기관 간 연계 강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키움센터, 지역아동센터 담당팀은 별도 부서 소관으로 남아있어, 또 다른 새로운 관리 체계를 만들어 부처 협력이 더욱 복잡해질 여지도 있다. 또한 서울시 초등 돌봄지원단이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와 교육청에 각각 별도의 늘봄학교지원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서울시교육청 보도자료, 2024;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2024).
지자체 중심의 초등 돌봄 체계 구축이냐, 학교(교육청) 중심의 초등 돌봄 체계 구축이냐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진행되지 못한 채, 학교와 지역사회, 다양한 돌봄 기관 간 연계·협력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아동권 관점의 좋은 돌봄이 실현되고 있는가
초등 돌봄 수요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학교에서 운영하며 학교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초등 돌봄교실에 대한 양육자의 선호가 명확히 드러난다(김송이, 2022; 교육부, 2023a). 그러나 이동 거리/안전, 이용 시간, 프로그램(활동) 등 영역을 나누어 살펴보면 운영 내용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초등 돌봄교실에 비해 지역 돌봄 기관이 높게 나타났다(김송이, 2022). 아래 [그림 2]의 돌봄 기관 프로그램 수요 조사 결과를 함께 고려한다면, 양육자들은 학교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예체능과 문화 체험 활동, 놀이와 쉼 중심의 운영을 하는 돌봄 기관을 원한다.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아동들의 목소리이다. 현재 돌봄 기관의 문화예술, 체육활동에 대해 아동들은 또 다른 학습이며, 놀이가 아니라고 인식한다(김송이, 2020). 돌봄교사나 강사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시간표가 정해져 있어 활동의 시작과 끝, 활동 내용을 아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 못한다면 아동의 참여권, 놀이권(발달권)을 보장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김송이, 2020).
| <초등 돌봄 이용 아동 면접조사 결과> “(키움센터는) 시간표가 없으니까 더 좋아요” “저는 여기서(키움센터) 미술을(하는 게 좋아요). 학교에서 하기는 하는데 그런데 거기는 시간이 따로 있고 그런데 여기는 더 시간이 많고 그리고 또 학교 미술은 한 가지만 만들고 끝내는데 여기서는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해서 좋았어요. ” “그런데 거기(초등 돌봄교실)는요,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그리고 거기에는 블록 가지고 노는 곳에 블록은 없고요. 아무튼 놀 수 있는 게 별로 없고요. 거기 가면 오자마자 책을 봐야 하고요. 그리고 또 놀다가도 잠시 간식을 다 먹으면요, 또 책을 봐야 해요. (중략) 거기에는 만들기 재료를요, 선생님한테 허락받고 가져가야 해요.” |
이를 고려하여 현 늘봄학교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보자. 늘봄학교 프로그램 수요 조사 항목은 체육, 문화예술, 창의 과학, 디지털 등으로(교육부, 2024; 2025) 운영 방향이나 목적이 아닌 교과목 조사처럼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40분 단위, 10분 휴식으로 놀이한글, 놀이수학, 놀이음악 등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놀이’라고 제시되어 있지만 과연 아동들이 놀이라고 느낄 수 있는지, 아동들이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늘봄학교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돌봄을 향해
다시금 어떤 초등 돌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본 글에서는 아동 중심의 통합적 돌봄 체계 구축을 지향하며 다음의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초등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돌봄 기관과 자원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다만 학령기 아동 수 감소를 고려하여 대규모 양적 확충이 아닌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확충이 필요하다. 늘봄학교 도입으로 인한 학교 및 교육부(청)의 돌봄 책임 강화는 환영할 만하지만, 지역사회 돌봄 논의는 간과된 학교 돌봄 체계 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내 다양한 돌봄 기관을 포괄한 동별 또는 생활권역 단위의 초등 돌봄 공급·이용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학교 돌봄과 지역사회 돌봄 간 균형 있는 공급량 배분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시간 차원의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서는 돌봄 기관의 운영시간 연장에‘만’ 초점을 둔 정책을 넘어 다각적인 돌봄 공백 해소, 틈새 돌봄 지원 정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먼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주말 등의 돌봄 수요는 항시 존재하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비정규 시간대 돌봄이 필요한 계층의 특성을 고려한, 집중된 유연한 돌봄 지원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지역 돌봄 자원 연계 등을 함께 고민하고, 장시간 돌봄 기관 운영이 필요하다면 믿고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노동자 처우 및 시설 환경 개선도 고려해야 한다. 돌봄 기관 운영시간 확대만으로는 돌봄 공백 해소에 한계가 있다. 노동시간 조정, 돌봄권 및 돌봄 시간 보장 등 사회구조 전반의 개선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돌봄은 지역사회 기반의 정책 추진과 서비스 공급이 매우 중요하므로,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초등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시설 확충, 운영시간 연장 등 양적 확대 중심의 정책에서 돌봄 기관 연계·협력 강화와 돌봄의 질 향상을 통한 초등 돌봄 이용률 확대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온종일돌봄 정책의 마을돌봄협의회, 현 늘봄학교 정책의 지역늘봄협의체 등 지역단위의 돌봄 협력체계 활성화가 꼭 전제되어야 한다. 현 늘봄학교가 아닌, 지자체 중심 초등 돌봄 체계 구축으로 정책 개편까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제안이다.
마지막으로 아동권 특히, 참여권과 놀 권리 보장을 위한 돌봄 기관 운영 내실화가 필요하다. 아동 1인당 면적이 충분하고 다양한 활동과 쉼, 놀이가 가능하도록 시설 환경 개선과 공간 구축이 필요하며, 아동 주도의 놀이와 쉼이 가능하도록 운영 내용 개선도 필요하다. 아동 특성에 따라 특화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은 특화 돌봄이 제공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돌봄 기관 운영 방식과 관련하여 아동자치회 운영, 운영위원회의 아동 참여 등 다방면으로 아동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될 필요가 있다.
| 미주 |
- 이글은 저자가 진행한 초등 돌봄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정리한 것으로 일부는 2024년 구로구 사회복지 포럼(저출생 시대 구로구 아동 돌봄(초등 돌봄) 체계 개선 방안, 2024.11.19.)의 주제 발표로 발표되었다. ↩︎
- 늘봄학교 정책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교육부(2023a, 2024) 자료를 살펴보기를 권한다. ↩︎
- 2023년 4월 기준 초등 돌봄(늘봄)교실 이용 아동은 300,535명으로(교육부, 2023c), 전체 초등학생의 11.5%가 이용 중이다(늘봄·방과후지원포털 통계자료). 다함께돌봄센터는 2023년 12월 기준 25,637명이 이용 중이며(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 지역아동센터는 2023년 12월 기준 81,110명이 이용 중이다(보건복지부, 2024). ↩︎
| 참고문헌 |
교육부, 2023a, “교육·돌봄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늘봄학교 추진 방안(안)”.
교육부, 2023b, “초등 돌봄 대기 해소와 2학기 늘봄학교 정책 운영방향”.
교육부, 2025, “2025년 늘봄학교 시행방안”.
김송이, 2021, 「우리동네키움센터 운영 내실화 방안 연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김송이, 2022, 「서울시 초등 돌봄 통합체계 구축 방안 연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보건복지부, 2024, 「2023년 12월말 기준 전국 지역아동센터 통계조사 보고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2024, “늘봄학교 전면도입에 따른 늘봄+(플러스) 세부 추진계획”.
교육부, 2023c, 2023학년도 초등 돌봄교실 현황, https://www.moe.go.kr/boardCnts/
경향신문, 2024.08.04.,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도 ‘돌봄 공백’ 우려하는 이유는?”. https://www.khan.co.kr/article/202408041659001
늘봄·방과후지원포털 통계자료, “초등늘봄교실 운영현황(2023년 기준)”, https://www.afterschool.go.kr/intro/state/state1.do
서울시교육청 보도자료, 2024.03.27., “서울시교육청, 서울형 늘봄학교 세부 추진대책 발표”.
통계청 보도자료, 2024.03.14.,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
한겨레, 2023.03.06., “초등 학부모 50% “수업 전후 돌봄 필요”…4년새 20%p 급증“,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82304.html
월간<복지동향> 2025년 03월호(제3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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