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4-09-26   6942

[성명] 거대 양당은 재건축 안전 진단 무력화하는 입법 추진 즉각 중단하라  

재건축 패스트트랙, 안전진단 무력화, 주민 갈등 초래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 투기 조장, 기후위기 촉발 우려돼

오늘(9/26)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일부 개정안’(이하 ’도시정비법‘)이 통과되었다. 개정안은 ‘안전 진단’을 ‘재건축 진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안전 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조합을 설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전진단도 없이 정비계획을 어떻게 수립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만일 사업시행인가 전,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와 국회의 무책임한 입법 행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여당은 재건축 규제 완화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과 구형모 서울시립대 조교수의 ‘실거래가를 통해 본 주거 정책과 주택 가격의 변화’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은 주택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변 시세에 미치는 영향이 시기에 따라 달라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유효한 정책 수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무분별한 재건축 사업을 남발해 투기를 조장하고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참여연대는 이런 문제투성이 법안을 주도하여 처리한 거대양당을 강력히 규탄하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악안 추진 중단을 촉구한다. 

개정안은 재건축 안전진단도 없이 재건축 정비계획부터 수립하게 하고, 재건축진단을 신청하면 그 결과에 따라 사업시행인가를 결정하자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재건축 안전진단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비계획 수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므로 반드시 정비계획 수립 전에 실시되어야 한다. 안전진단 없이 무슨 근거로 지방자치단체가 정비사업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해 정비계획을 수립한단 말인가. 이미 사업 시행 여부와 조합 설립을 결정했는데,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발생하는 매몰비용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물론 재건축 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 소유자, 또는 조합 설립에 동의한 조합원들이 매몰비용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안전진단(=재건축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매몰비용이 발생하면 계속 사업 추진을 하려는 주민들과 중단하자는 주민들, 조합ㆍ추진위 집행부간에 비용 부담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매몰비용 때문에 사업을 되돌리기가 어려워져 추진위원회나 조합은 막무가내로 안전진단을 통과시켜달라고 할 것이 분명하므로 안전진단은 형식적인 절차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안전진단 실시 후 정비계획 수립 여부를 결정하고, 정비계획 수립 후 사업을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지금 재건축이 잘 안되는 이유는 과도하게 토지 가격과 건축비가 오르고 분양가격이 너무 높아져서 주택의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주택 분양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문제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잘 안되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은 안전진단이 재건축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인처럼 느낄지 모르지만, 안전진단을 통과시키고도 사업이 안되는 단지들이 부지기수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안전진단 제도를 한없이 완화해 망가뜨리고 있는데 거대양당이 재건축 안전진단 규정마저 누더기로 만드는 셈이다. 

개정안의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정비계획 입안 취소 등의 규정을 삭제해 재건축 사업 불가 판정을 받아도 계속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비계획 입안 및 취소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재건축 사업 불가 판정을 받은 경우, 정비구역 지정을 취소하고 조합 추진위나 조합 등도 해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근거 규정도 없다. 현행 법에서는 건축물 안전을 고려하여,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10년 이상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지 않은 주택에 대해 다시 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규정도 삭제했다.심지어 보수언론도 “안전진단 없이 지은 지 30년밖에 안 된 아파트를 부수고 재건축한다는 것은 세계에 없을 국가적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적절하게 보수해 가면서 쓰면 최소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재건축부담금 폐지, 용적률, 세제, 금융, 보증 지원 등을 통해 전면 철거를 하는 재건축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건축물 구조 안전성 비율(50→30%)을 낮춘 것도 모자라 안전진단마저 무력화하려 한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올 여름과 가을의 이상 고온을 겪으면서 기후 위기가 정말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온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전면 철거 방식의 개발보다 주택개량, 리모델링 등을 권장하고 최대한 아파트를 오래 사용하고 탄소 중립을 이루어나가는 방향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등 각종 주택 개발 제도를 바꿔 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무책임한 정책과 입법이 추진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참여연대는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반환경적 개발 입법의 중단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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