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5-09-29   17669

[논평] 주택 공급 실적 지지부진 오시장, 치적 쌓기용 포퓰리즘 신통기획 2.0에 반대한다

규제완화해도 높은 토지가격, 건축비로 인해 실제 공급 확대 효과 낮아

필요한 절차 생략, 주민 동의율 완화로 갈등 심화, 저렴주택 멸실 가속화

실태조사 추진·투기 근절·원주민·세입자 재정착 방안 마련해야

오늘(9/29) 서울시는 △절차 간소화 △협의·검증 신속화 △이주촉진 등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2.0’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도입으로 정비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되었다고 자화자찬하며, 2031년까지 31만 호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1년 4월 오세훈 시장의 재선 이후 지금까지 신통기획을 통한 주택 공급 실적은 지지부진하며, 속도만을 강조하며 주민 동의률을 낮춘 결과, 주민 갈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고 사업 진행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특히, 서울시가 정비사업의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주택시장 침체기에도 땅값과 집값이 오르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분양 부진이 우려되면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서울 집값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고, 6.27·9.7 대책 발표 이후에도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또다시 ‘공급 확대’를 내세워 규제완화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정책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되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이어온 오 시장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신통기획의 문제점을 그대로 방치한 채 추가 규제 완화만 담은 신통기획 2.0에 반대한다. 서울시는 과잉·과속의 신통기획 등 정비사업 추진을 멈추고, 신통기획과 모아타운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원주민·세입자들의 내몰림 문제와 서민들의 저렴주택 멸실 문제 등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현재 주택 공급 부진의 원인은 높은 땅값과 공사비 상승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사업성이 확보되고 대부분의 지역은 정비사업이 더욱 어려워진데 있다. 여기에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대출의 어려움, 가계부채 급증 및 높은 분양 가격에 따른 수요 위축까지 겹쳐 정비사업을 포함한 민간 주택 공급이 크게 위축되었다. 이러한 부동산·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무분별하게 정비사업 구역을 확대·지정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며 땅값과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로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우며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했지만, 주택 공급 실적은 미미하다. 2025년 9월 5일 기준으로 신통기획 공모 선정지는 1차 21곳, 2차 23곳, 수시 62곳 등 총 106곳이지만, 이 중 구역지정까지 진행된 곳은 26%(28곳)에 불과하다.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마치 신통기획이 완료된 것처럼 부풀리기 홍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성이 낮은 지역은 조합설립조차 어려워 사업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 공급 비용과 금융, 부담 가능한 주택 부족이 문제인 상황에서 신통기획 2.0과 같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발표로 서울시에서 주택 공급이 확대되거나 주택 공급 속도가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그동안 서울시가 속도전을 내세워 필요한 절차를 축소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정비사업 진입을 조절하는 정비지수제를 없애고 신통기획으로 정비사업 계획 물량만 늘렸지만 실제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회의를 생략해 부정적인 환경영향 요소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시행 인가 단계의 재개발 임대주택 세입자 자격 조회를 생략하면, 이주대책 수립에 필요한 정확한 규모 파악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SH공사를 동원하여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을 맡기는 것은 조합이 추진하는 관리처분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으로만 검토할 우려가 크다. 이주 보상 사각지대 세입자 지원 문제도 심각하다. 10년 이상 장기화되는 사업으로 인해 이주 지원 대상 세입자가 줄어들고, 실제 이주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 세대를 이주 보상없이 쫓아낼 수 있다. 이는 서울시 방침처럼 용적률 인센티브로 조합이 자발적으로 이주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이주 보상 대상자를 확대하고 의무적으로 보상하도록 해야한다. 또한 구청장에게 정비사업 관련 건축물 최고 높이 변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도시계획의 일관성을 해치고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 투기 세력들은 신통기획 재개발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다면서 노후도가 낮은 건물을 사거나 소형 지분을 조직적으로 매수해 주민동의율을 높여 정비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주민간 갈등이 크게 확대되었다. 서울시가 뒤늦게 투기 대책을 내놓았지만, 후보지 신청 전부터 이미 상당수 외지 투자자가 유입됐기 때문에, 권리산정기준일만으로는 투기 세력을 차단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신통기획으로 노후 저렴주택이 줄어드는 대신 서민들이 부담하기 힘든 중대형 고가아파트가 공급된다는 것이다. 신통기획으로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 촉진되며 빌라 공급은 급감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 12월 재개발사업 임대주택 의무 건립 산정 기준에 세대수 뿐 아니라 연면적을 적용하는 한편 임대주택 공급 최저 기준을 주거지역의 경우 15%에서 10%로 낮췄다. 게다가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커지면서 빌라의 신규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정부가 작년 8.8 대책을 통해 비아파트 무제한 매입약정까지 하는 상황에서 빌라 등 저층 주거지를 철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오 시장의 무분별한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 완화는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만 키우는 잘못된 정책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적 쌓기와 보여주기식 행보에 몰두하는 규제 완화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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