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티메프방지법, 재발방지 위한 근본적 해결법은 미비해

업계 평균과 차이 없는 20일 정산주기 유지, 결국 바뀐 게 없는 셈

정부, 민생경제 살리고 독점 플랫폼의 불공정 해결 위한
제대로 된 법안 마련해야

지난 18일 공정위가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중개수익 100억 원 이상 또는 중개규모 1000억 원 이상인 온라인 중개거래 사업자가 구매 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정산하고, 판매대금 50% 이상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 별도관리 해야 한다. 지난달 9일,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에서 제시된 복수안 중 법 적용 대상 기업에  티몬·위메프가 포함된 안이 채택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이미 대다수 플랫폼 기업에서 판매대금 정산기한을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판매대금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별도관리 해야 한다는 점 외에 개선점은 미비한 셈이다. 공정위는 근본적인 티몬·위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해서라도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및 이용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미 대다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의 정산주기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안(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을 채택할 경우 ‘제도개선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존에 바람직하게 형성되어 있던 다수 사업자의 건전한 정산 관행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통상 구매확정일에 소요되는 기간 7일을 포함하면 사실상 판매대금 정산주기는 30일에 가까워져 기존 관행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논의되던 복수안 중 제1안(구매확정일로부터 10일)의 경우 ‘상당수의 사업자가 기존 정산시스템을 변경해야 하는 업계의 부담’이 우려되어 기존 정산기일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채택한 것이다. 지난 티메프 미정산 피해 업체 4만 8000여 곳이 1조 3000억 원의 피해액을 입고 수개월이 지나도록 배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와중에 기업 부담을 고려하여 기존 관행을 유지하는 방향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정부는 ‘판촉비 부담전가’, ‘배타적거래 강요’, ‘경영정보 제공 요구’, ‘경영활동 간섭’ 등 일반적인 유통거래에 금지되는 불공정 행위 유형 중 온라인 중개거래에 적용 가능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 행위는 이미 현재 공정거래법으로도 규율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계약서 작성교부 등을 빼면 크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현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 및 공정화법을 따로 제정하지 않고 대규모유통업법,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플랫폼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정부는 ‘플랫폼 공정경제 촉진법’ 방향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아무런 설명없이 돌연 기존에 논의되던 독과점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전지정제’를 뒤집고, ‘사후추정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정부가 거대 플랫폼 기업에 굴복하여 독과점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이용자 보호를 포기한 셈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명백한 시장지배적 남용행위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규제하고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지정제를 통해 신속하게 제재해야한다. 또한 정부는 약관을 통한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에 대한 사전협의제, 중개과정에서 고객 불만처리 시스템 구축 및 관리 강화, 수수료 상한제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을 제대로 견제하고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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