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119 경제민주화의 날에 부쳐, 양극화 해소를 위한 우리의 활동은 계속될 것이다.

11월 9일은 무슨 날일까요? 바로 ‘경제민주화의 날’입니다.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활동하는 노동,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2020년 우리 헌법 119조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기억하고 행동하자는 취지에서 제안해 5년을 맞았습니다.

2020년 전국의 노동·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들이 헌법 119조에 명시된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11월 9일을 ‘경제민주화의 날’로 선포한 지 5년이 되었다. 그 사이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우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반쪽짜리 개혁에 그쳤고, 그 반작용으로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친재벌·부자감세 정책을 펼치다 12.3 내란으로 무너졌다. 이후 광장에 울려퍼진 사회대개혁의 열망을 안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지만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는 여전히 요원한 과제다. 되려 미국의 노골적인 한미관세협상 요구와 이재명 정부의 AI 우선정책으로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과 국내 산업공동화, 일자리 감소, 국내 내수시장 위축 등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우리 노동·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들은 119 경제민주화의 날을 맞아 여전히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임을 강조하고, 이재명 정부와 국회가 이 시대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입법·정책에 적극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세계경제는 물론 국내에서도 양극화 문제는 악화일로다. 단순히 가구소득의 양극화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양극화, 금융·부동산 자산 양극화, 빅테크 기업과 기존 기업들의 실적 양극화 등 양극화의 양태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 4천을 넘어섰지만 반도체, AI, 2차 전지 등 일부 ICT 관련 종목에 쏠리며 시장 내 ‘승자독식’ 구조가 뚜렷해진 반면, 전통적인 제조업인 철강, 화학, 기계 등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전통시장과 골목의 자영업자들은 물론 대기업 유통업계마저도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산업·기업 간 불균형은 다시 금융자산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금융시장에 포섭되지 못한 유동성은 부동산 시장으로 번져 강남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급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중산층·서민들은 이자부담에 물가인상까지 겹쳐 실질소득이 답보하고 있다. 특히 청년세대는 지난 10년간 나홀로 1%대 실질소득 증가율을 보이며 희망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일부 ICT 기업들에 집중되는 이익을 공공이 환수하여 새로운 먹거리 산업 육성과 복지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데이터세’ 등 변화되는 경제체제에 맞는 세제를 발굴해야 한다. AI 분야에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시도는 즉각 중단함이 마땅하다. 이에 앞서 언론에 알려진 한미관세협상 조건에 따르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기업들이 현지에서 거둔 이익을 국내로 배당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누리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에서 크게 훼손했던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를 복구하고, 국내 산업의 공동화로 국내 내수경제가 침체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협력이익공유제 등의 정책을 내실화하고,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도 필수적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이재명 정부의 AI 우선정책은 가뜩이나 심각한 반도체·빅테크 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금산분리 원칙을 무너뜨리는 한편, 국가경제를 몇몇 대기업에 완전히 종속시키는 우를 범할 우려가 매우 크다. 최근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잇따른 상법 개정을 통해 재벌총수일가의 전횡을 방지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주식시장 활성화를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이익공유와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 해소에 대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역대 보수정권이 주장해온 ‘낙수효과’ 시즌2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노동·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들 또한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해답은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다.

▣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