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쿠팡 김범석 의장 사과, 사태 해결의지 전혀 보이지 않아

김범석 의장이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쿠팡의 시스템 실패가 아닌 직원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퇴사한 직원의 권한을 삭제하지도 않고, 인증키도 갱신하지 않아 한국 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2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벌였습니다. 앞에서는 사과를 하지만 뒤에서는 미국 로비를 통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김범석 의장의 사과가 실적 악화에 따른 ‘투자자 달래기’용 사과인 이유입니다.

앞에서는 사과, 뒤에서는 책임 축소, 투자자 달래기용 사과일 뿐
여전히 쿠팡의 보안 시스템 실패 인정 않고 전 직원 일탈로 책임 회피
미국 정재계 로비에만 의존하지 말고 쿠팡 시스템 전면 재검토해야

쿠팡 김범석 의장이 어제(2/26, 현지시간) 실적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3,370만 명의 유례없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육성사과했다. 그러나 쿠팡 측이 사과 전후 벌인 행태들을 보면, 김범석 의장의 사과는 그저 4분기 실적 하락에 따라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것일 뿐, 진정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 김범석 의장의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전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유출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지속적인 책임 축소와 회피, 미 정재계 로비를 통한 부당한 압력, 생색내기 쿠폰 살포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안을 내놓고, 진행 중인 집단분쟁조정절차에 적극 참여해 보상합의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고질적인 쿠팡의 입점업체 갑질과 노동자 과로사, 소비자 기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당 컨퍼런스콜에 함께 참석한 해럴드 로저스 대표는 사태의 경위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번 사태는 시스템적 보안 실패가 아니라, 악의적인 전 직원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를 악용한 ‘표적 공격’의 결과”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쿠팡은 아직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내부직원의 불법행위 가능성은 기업이라면 상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기업들은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보안절차를 통해 이러한 가능성을 차단한다. 그러나 쿠팡은 퇴사한 직원의 접근권한을 삭제하지 않고 서명키도 갱신하지 않는 기본적인 보안 실패를 저질렀다. 심지어 한국과 대만의 데이터베이스 백업 키가 동일하여 대만에서도 2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명백한 쿠팡의 책임에 의한 것이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조회되었을 뿐 실제로 외부장치로 다운로드 된 정보가 3천여 건에 불과하다는 주장 또한 우리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인정보유출의 정의에 대한 무지 또는 한국에서 미국법을 적용하려는 오만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쿠팡이 아무리 미국 기업이라도 한국에서 영업을 하면서 한국의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당연히 국내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도 쿠팡은 미국 하원 비공개 청문회에서 유출규모를 축소하고, 본인들이 저지른 개인정보 유출 규모에 비해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으며, 우리 정부와 국회로부터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쿠팡이 미국에서 이러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노동자 과로사, 입점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소비자 기만과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면 천문학적인 민사배상으로 망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차별을 받고 있는 건 쿠팡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다.

김범석 의장은 자신의 말처럼 이미 쿠팡의 고객들에게 정말 ‘와우(놀라운)’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쿠팡처럼 이토록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로비를 통해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며 고객들을 기만하는 기업을 일찌기 본 적이 없다. 김범석 의장이 진심으로 고객을 “쿠팡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의 변명과 책임 떠넘기기, 피해규모 축소 행위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한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 사태 뿐만 아니라 노동자 과로사 문제와 입점업체 착취, 소비자를 기만하는 쿠팡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에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쿠팡이 무너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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