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시민권의 개념은 우리 사회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다. 시민이란 근대적 주체의식과 자각을 지닌 각성된 국민이라는 점에서 ‘국민’ 개념과 대별된다. 또한 시민권 개념은 국민국가 개념을 기초로 하는 개념으로서 보편적이고 자연적인 인권 개념과 구별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특정 사회에서 시민으로 인정받는 것은 그 사회의 주체적 성원으로서 그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는 동시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체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특히 근대적 국가와 관련하여 발전해 온 개념으로서, 국가와의 관계 속에 위치하는 개념이다. 즉 시민은 근대적 국가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국가에 시민으로서의 건전하고 적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담지자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는 시민 위에 있지 않으며, 시민과 함께 또는 시민을 위해 있는 실체이다. 국가가 이처럼 시민과 함께, 시민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국가는 시민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향유하고 살 수 있도록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줄 의무를 지닌다. 물론 국가의 이러한 의무는 시민으로 인정된 주체범주들에게만 해당된다. 국가가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주체들에 대해서까지 국가가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그리고 시민권자의 권리주장은 특정 집단의 이해실현을 위한 요구와 구별된다. 이는 사회적 공공성을 지닌 것이기에 사회적 정당성을 가지는 것이며, 따라서 국가는 그러한 권리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된다.
페미니스트들은 그동안 여성의 시민권이 고려되거나 인식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현대사회에서 남성중심적 문화와 제도들로 인해서 여성이 시민권자로서의 위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으며,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서 이등 시민권자이자 사회의 공적 구성원이기보다는 가정 내 존재로서 격하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페미니스트들의 문제제기는 기존의 시민권 개념에 대해 총체적인 반성을 하게 한다. 즉 이제까지 시민권은 인간을 대표해 온 남성의 세계인 공적 세계 속에서 추상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남성과 다른 경험과 삶을 살아가는 여성의 차이나 특수성에 기초한 시민권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여성의 시민권 강조를 통해 기존 시민권의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새롭게 시민권을 정의하는 기획을 포함한다. 이에 시민권과 젠더, 여성과 관련해서 고려될 수 있는 문제들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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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미경/성공회대학교 사회문화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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