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재벌연구’ 발표회 들어보니
4대재벌 자기자본 3.3배로…대개 주식발행 덕분
총수일가 총지분 겉보기 감소불구 지배력 여전
한국 30대 재벌그룹을 대상으로 한 ‘재벌연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사단법인 참여사회연구소와 인하대 산업경제연구소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2차 공개발표회를 열고 중간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한국재벌의 ‘소유구조’(발표 김진방 인하대 교수)와 ‘경영진 구성’(백운광 고려대 경제학과 강사), ‘경제력 집중’(이상호 가톨릭대 교수), ‘사업구조 변화’(송원근 진주산업대 교수) 등 4가지 주제에 대한 연구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2002년 8월부터 시작된 재벌연구 프로젝트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오는 2005년 7월까지 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한국재벌의 소유구조’ 분석을 통해 국내 재벌들이 외환위기 뒤에도 총수가 적은 지분만 갖고도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전근대적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삼성, 현대, 엘지, 에스케이 등 4대 재벌 계열사(금융보험사 제외)의 자기자본은 1997년 41조9590억원에서 2003년 141조2671억원으로 3.3배로 늘었다. 특히 98~99년 2년 사이 자기자본이 60조원 이상 급증했다. 김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4대재벌의 자기자본 증가는 일부 자산재평가에 의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주식발행을 통해 이루어졌다”면서 “같은 기간 중 4대재벌의 계열사 자본금 총액이 2.1배로 늘어난 게 이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1997년~2003년 자기자본 3.3배 증가 141조원대로
계열사간 출자액 ‘껑충’‥일가 총지분 겉보기 감소만
반면 4대 재벌 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와 다른 계열사의 주식지분을 합한 ‘내부지분율’은 97년 37.42%에서 2003년 36.99%로 거의 변동이 없어, 총수의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총수 일가가 직접 갖고 있는 지분과 다른 계열사들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 지분을 합한 ‘총지분’은 97년 10.34%에서 2003년 7.32%로 줄었다. 이처럼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 과정을 거치면서 총수일가의 총지분이 줄었음에도 재벌의 내부지분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은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가공자본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4대 재벌그룹 계열사간 출자액을 나타내는 가공자본은 97년 11조2691억원에서 2003년 37조8310억원으로 3.4배로 급증했고, 특히 98년과 99년 2년 사이에 2.5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삼성의 소유구조 분석을 통해 “삼성이 96년 말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를 헐값에 발행해 총수 자녀들에게 편법상속을 한 뒤 98~99년 중 전현직 임직원들이 갖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을 대량으로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에게 넘겼다”며 “이는 원래 총수 일가가 임직원 명의로 숨겨놓은 차명주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98년 3월 이 회장과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은 각각 10%와 2.25%에 불과했으나 1년 뒤 26%와 20.67%로 뛰었고, 늘어난 주식 수는 650만주에 육박했다.
김 교수는 또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이 갖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다른 계열사에 판 뒤 지주회사격인 ㈜한화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는 ‘주식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두산은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3각 순환출자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데, 두산그룹 4세들의 두산건설 지분 확보가 두드러지고 ㈜두산의 내부지분율이 80%가 넘는 것을 감안할 때 두산건설과 ㈜두산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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