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반쪽 처리, 아쉬움 남아

책임 경영·시장 투명성 강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발판 될 것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주주 보호 원칙 위해 상법 개정 불가피
국회는 경제민주화 위해 남은 개혁과제도 결단 내려 완수해야

어제(2/2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상법 개정안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전자주주총회 도입으로 축소된 채로 통과되었다. 12·3 비상계엄으로 미뤄지던 상법 개정안 처리가 지금이라도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기존에 논의되던 개정안도 시민사회와 학계의 요구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결단을 내리지 못해 집중투표제 의무화나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은 빠진 채 통과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국회는 추후 이번에 제외된 개혁과제들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이번 상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에 관하여 “이사에 대한 소송이 빗발쳐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식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재계의 주장은 근거 없는 엄살과 선동에 불과하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는 특정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전체 주주의 일반적 이익을 침해하지 말 것을 정한 것이지, 개별적 주주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사가 전체 주주를 위해 올바른 경영판단을 한다면 함부로 소송을 제기할 주주는 없다. 오히려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명문화됨으로써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기업들이 편법적 자본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재계는 이번 상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부각시켜 이를 반대하기 전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상법 개정에 반대해 온 여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상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정한 상법 개정안은 애초에 윤석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한 정책이기도 하다. 여당의 거부권 행사 요청은 여당의 정책에도 반할 뿐 만 아니라 경제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경제주체들의 호소를 무시하는 것이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임시로 함부로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재벌총수 일가의 지배력에 포획된 각 기업 이사진은 지금까지 그저 재벌이 요구하는 자본거래를 모두 승인해왔다. 아무리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외이사는 재벌총수 일가의 지배에 따른 경영진의 활동을 제어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한국의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는 우리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침해했고, 수많은 일반 주주들의 권익을 침탈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지금까지의 부조리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은 시작일 뿐이다. 아직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분할신설회사 보유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 금지, △존속회사 보유 자사주에 대한 신주발행 및 자기주식 교부 금지, △의결권 제한 확대, △단독주주권 범위 확대 등 개혁과제들이 남아있다. 국회는 이번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의결하여 개정작업을 완료하고, 헌법적 가치인 경제민주주의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하여 남은 과제들을 완수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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