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는 채무조정, 형평성 운운은 현실 외면한 주장
장기연체 채권 소각, 내수와 금융시장 회복 위한 구조적 대책
정부의 ‘장기연체채권 소각 프로그램’을 두고 정치권 일각과 일부 언론이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를 거론하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반대 주장 요지는 “동일한 조건의 361만명은 이미 상환하였는데 채무를 면제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자꾸 탕감해주면 언젠가 또 정부가 탕감해줄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는 채무조정의 본질과 우리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표면적 형평성 논리에 매몰된 시각이다.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장기연체 채권 정리를 통한 경제와 금융 정상화 조치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회적 비용을 줄여 내수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큰 만큼 이를 담은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
우선 ‘361만 명’이라는 수치는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5년간 누적된 통계로, 마치 이번 단발성 정책으로 동일 조건의 채무자 수백만 명이 손해를 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은 신용카드 연체나 소액대출 등 1000만 원 이하 채무를 상환한 사례로, 상환 부담 구조가 이번 소각 프로그램의 대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1000만원 이하 채무자가 많으니 5000만원 기준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이번 프로그램은 금융권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채권을 정리해 신용을 복원하고 재기를 돕기 위한 것이며, 개인별 편익을 위해 임의로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신용회복위원회 평균 채무액(약 4500만원)을 토대로 기준을 설정했다는 점을 축소 해석하며 부당하다고 몰아가는 것은 정책의 기초 통계를 자의적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7년 이상 장기연체자는 대부분 소득 단절, 질병, 폐업, 가족 해체 등 예기치 못한 위기로 상환 능력을 잃은 사람들이다. 이를 무시하고 쉽게 ‘도덕적 해이’의 잣대를 들이대어, 채무조정 제도를 불성실한 채무자만 이익을 얻는 특혜처럼 호도하는 것은 경제·금융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시기 매출 급락과 부채 급증으로 벼랑 끝에 몰린 수많은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 영세 자영업자 부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69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연체와 부실 대출 비율도 크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연체 채권을 정리해 재기를 돕는 것은 내수 회복과 금융시장 건전성 유지를 위해 결코 미룰 수 없는 정책이다. 더욱이 7년 이상 장기연체 채권은 금융권에서도 사실상 회수불능으로 분류되는 부실채권으로, 이를 정리해 신용을 복원하는 것은 금융권의 대손충당금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내수 기반을 확대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취약계층 재기 지원을 위한 정책을 심의하는 책임 있는 상임위원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가 정확한 사실관계와 정책 취지를 외면한 채 자의적 통계 해석과 피상적인 형평성 논리로 채무조정을 왜곡·비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정무위야말로 경제 회생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이러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해야 할 자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해야 한다.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이번 장기연체채권 소각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활동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무불이행자를 다시 시장으로 복귀시켜 소비와 내수를 회복시키는 구조적 경제 대책임을 강조하며, 이를 담은 추경안이 조속히 처리되어 채무 취약계층의 재기와 서민생활 안정, 민생경제에 활력이 다시 돌 수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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