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의 ‘반사회적 초고금리’ 기준을 기존의 ‘연 100% 초과’에서 ‘연 60% 초과’로 낮추기로 했다. 개정 시행령이 시행되면 연 이자율이 60%를 넘는 대부 계약은 전면 무효가 된다. 불법 사금융의 폐해를 알리며 대부계약 무효 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해 온 금융소비자연대회의(금융정의연대, 롤링주빌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는 금융위의 이 같은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 고금리로 고통받는 금융 약자들을 보호하고 불법 사금융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6월 25일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전 정부에서 대부 계약을 무효화하는 ‘반사회적 초고금리 기준’을 연 100%로 정했다가 이를 60%로 낮추는 것이 핵심적인 변화다. 새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전 정부에서 정한 반사회적 초고금리 기준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국회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반사회적 초고금리의 구체적인 수준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민주당은 연 60%를, 국민의힘은 연 100%를 주장했다. 결국 법령에는 ‘최고금리(20%)의 3배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율을 초과하는 경우’라는 내용만 담겼다. 이에 전 정부의 금융위는 지난 4월, 대부계약 무효 기준을 최고이자율의 5배인 연 100%로 완화해 입법 취지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지난 4월 29일 금융위에 제출한 입법의견서를 통해 반사회적 초고금리 대부계약의 무효 기준을 최고이자율의 5배(연 100%)가 아닌 3배(연 60%)를 초과하는 경우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과도한 이자율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점, 대부계약 무효 기준을 최고이자율의 2배를 초과하는 경우로 설정하는 방안까지 논의됐던 점, 심각한 수준의 우리나라 불법 사채 및 불법 추심 현실에 비춰 강력한 민사적 제재가 필요한 점 등을 강조했다. 국회에서 진전된 논의가 있었음에도 시행령에서 대부계약 무효 기준을 최고이자율의 5배까지 완화하는 것은 취약채무자를 보호하고, 불법 고금리 대출을 근절해 건전한 금융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입법취지를 약화시키고 숙의 과정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도 내놨다.
금융위가 대부계약 무효 기준을 연 60%로 조정한 것은 새 정부가 금융소비자연대회의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판단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초고금리 기준 하향 조정은 단순히 숫자를 바꾸는 것을 넘어,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 인해 절망에 빠졌던 많은 서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희망을 주는 조치다.
불법 사금융 피해 상담 건수는 연간 수만 건에 달하고, 살인적인 이자율의 불법 대출로 인한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시작으로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고통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에 노력해야 한다. 이미 입법 과정에서 과도한 이자율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최고이자율의 2배를 초과하면 대부계약을 원천무효로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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