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4-11-14   10876

[논평] 대안 없는 금투세 폐지안, 심사가 아니라 폐기해야

금투세 폐지가 초래할 문제점 질의에 응답 없는 무책임한 국회
후진적 금융과세 체계 해법·세수감소 대안, 금투세 시행 외엔 없어
조세소위, 금투세 폐지안 폐기하고 예정대로 시행해야

어제(11/13) 국민의힘이 단독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법률안을 일괄 상정해 각각 소위원회에 회부함에 따라 오늘(11/14) 예정된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는 파행되거나 민주당이 불참한 채 반쪽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조세소위 심사 순서에 따르면, ‘금투소득세 폐지안’이 우선 다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30여 년 논의 끝에 도입된 금투소득세의 폐지 문제는 심도 있게 다뤄져야 마땅하며, 윤 정부의 금투소득세 폐지 기조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한 국민의힘이 단독으로 심사할 사안 또한 결코 아니다. 지난주 참여연대는 금투소득세 폐지를 주장한 여야 국회의원 10인과 조세소위 위원 13인을 대상으로 금투소득세 폐지가 초래할 문제점에 대해 질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아무도 ▲후진적 금융세제가 지속되는 문제, ▲세수가 감소하고 세원 발굴이 어려워지는 문제, ▲정치적 신뢰·책임 훼손 문제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회가 금투소득세 폐지가 초래할 문제에 납득할 만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이유는 금투소득세 시행 외에는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후진적인 과세체계를 지속한 채, 세수만 감소하고 조세정의도 훼손하는 금투소득세 폐지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과 달리 대주주를 제외한 주식과 채권 등의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고, 금융상품별 소득 구분, 세율, 상품 간 손익통산이 제각각 적용되는 등 과세체계가 복잡하고 일관성이 없어 조세 공평과 조세 중립성이 훼손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랜 논의와 합의를 거쳐 금투소득세가 도입되었다. 금투소득세는 조세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금융세제의 선진화를 위한 제도로, 이를 폐지하면 후진적 금융세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금투소득세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조세소위는 현재 금융 과세체계의 불형평, 불공정, 복잡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아야 하지만, 사실상 금투소득세외에 대안은 없다. 게다가 주식시장은 이재명 대표의 폐지 입장 발표 후 최근에는 코스피 장중 2500선도 무너졌다. 당초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나 저평가 문제는 금투소득세의 시행여부와 무관하며, 후진적 기업지배구조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문제의 주된 원인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금투소득세 도입과 증권거래세 인하는 함께 추진되었는데, 이로 인해 2021년 10조 원을 웃돌던 증권거래세 세수는 작년 6.1조 원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의 계속된 부자감세로 인해 윤 정부 5년간 83.7조 원의 세수감소에 더해 차기 정부에서는 100조 원의 세수가 감소하는 등 그 악영향이 더욱 확대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투소득세마저 폐지된다면 세수 확보는 더욱 어려워진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불평등·양극화, 저출생·고령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 확충이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금투소득세를 폐지하면 증권거래세 인하로 감소한 세수에 더한 추가적인 세수 감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또한 방법이 없다.

조세소위는 모든 세법 제·개정안을 심의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동안 그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의 두차례 부자감세안을 비롯한 일명 K-칩스법 등이 조세소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거대양당 지도부 간 합의로 처리되어 왔기 때문이다. 조세소위는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그동안의 정치적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는 방향에서 금투소득세 폐지안을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금투소득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는 것이 조세소위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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