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재명 대표, 상속세 깎아 국가부채로 막겠다는 건가

양극화 확대할 국힘의 배우자 상속세 폐지 수용 선언
금투세 폐지 여파 적잖은데 상속세 감세 드라이브 나서
우리사회 지속가능성 위해서는 재정 역할 확대 필수적

오늘(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의 배우자 상속세 폐지 제안에 동의하며, 상속세 공제 확대와 함께 논의하자고 밝혔다. 지난해 세법 처리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상속세 완화가 불발되었지만, 최근 거대양당은 그를 만회하겠다는 듯 연이어 감세안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오늘, 민주당이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수용하겠다고 나섰다. 반면, 추경·연금 개혁·민생 입법 등 서민을 위한 정책은 여야가 줄곧 대립하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감세는 거대양당의 입장 차이가 크지 않아 신속히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의 행보에서 민생이나 취약계층을 고려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은 중산층 이상의 이익만 대변하겠다는 것이었나. 윤석열표 감세정책으로 국세 수입이 60조 원가량 급감하고 90조 원에 달하는 세수결손도 발생했다. 부족한 세금은 국가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표가 이를 되돌릴 의지 없이 상속세·소득세 감세만 추진한다면, 이는 결국 국가부채를 늘리고, 우리사회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다.

현재도 상속재산 형성에 있어 배우자의 기여를 인정하는 취지에서 배우자가 상속을 받을 경우 세 부담이 상당히 완화된다. 실제로 배우자의 법정상속지분(자녀 1명일 경우 60%(3/5), 자녀 2명 43%(3/7), 자녀 3명 33%(1/3))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 30억 원까지 상속세 공제가 가능하다. 즉, 배우자 공제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을 세금을 내지 않고 상속받을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면 그 실질적인 혜택은 결국 상속재산 30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큰 이유이다. 또한, 배우자 상속세를 폐지하면 배우자 사망 후 자녀에게 상속이 이루어질 때 부과되는 세금 역시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자산이 클수록 실질적인 세 부담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 결국 고액 자산가들에게 사실상의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이어 상속세 공제 확대를 주장하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배우자 상속세 폐지까지 수용하며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서민 경제와 불평등 해소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자산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5천만 원을 초과하는 투자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일반 서민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를 폐지해 부유층의 세 부담을 줄여주었고, 이번에는 배우자 상속세 폐지까지 논의하며 다시금 초부유층을 위한 감세에 나서고 있다. 이미 배우자는 최대 30억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아예 면제하겠다는 것은 결국 수십억 원 이상의 자산을 상속받는 초부유층에게만 유리한 정책일 뿐이다.

민주당이 불평등 해소와 약자 보호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기득권층 감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민생 추경,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연금 개혁, 복지 확대 등 서민을 위한 정책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반면, 감세 문제에서는 거대 양당이 신속히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 중도보수 선언에 이어 민주당이 기득권 보호를 위한 정당으로 변질될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행보는 중단해야 한다. 빚 때문에 상속을 포기하는 3만 명보다 상속세를 내는 2만 명을 우선하는 정치 행태가 개탄스럽다. 선거를 앞두고 세금을 줄이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 되어선 안 된다. 정부의 재정 역할을 축소한 채, 각자도생 사회로 나아가자는 것인가. 과열된 감세 경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 이러한 감세 경쟁은 국가부채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거대양당은 부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재정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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