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5-07-31   17237

[논평] 2025년 세제개편안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법인세·대주주 기준·증권거래세 등 윤 정부 감세 복원 합리적

기어이 담긴 배당소득 분리과세, 응능부담 원칙과 모순

복합위기 대응 위한 적극적인 재정확충과 조세개혁으로 이어져야

이재명 정부는 오늘(7/31) △경제강국 도약 지원, △민생안정을 위한 포용적 세제, △세입기반 확충 및 조세제도 합리화를 방점에 둔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약화된 세입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 정부의 감세 정책을 복원하는 방안들이 눈에 띈다. 정부는 210조 원의 재원이 소요되는 대선 공약을 실현하고, 불평등·양극화,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등 복합 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부자감세 기조를 단절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 감세 복원 조치는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대주주나 고자산가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반영된 점은 아쉽다.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부자감세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는 내용도 빠져있다. 사실상 자산과세에 대해서는 동산과 부동산 모두 제대로 과세하겠다는 내용이 없는 셈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단기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조치를 복원하는 차원을 넘어, 증가하는 재정지출 수요에 발맞춘 적극적 재원 마련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함을 강조하며, 특히 자산과세의 정상화 없이는 불평등 해소와 세원 확충은 요원하다는 점도 분명히 밝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능부담 원칙에 따른 세부담 정상화’의 방안으로 ▲각 구간별 법인세율 1%p 인상,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조정, ▲증권거래세율 2023년 수준으로 환원 등이 포함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투자 및 고용의 확대를 주장하며 법인세를 인하했고, 점진적으로 강화되던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2013년 수준으로 후퇴시켰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전제로 낮췄던 증권거래세율을 되돌리지 않고 금융투자소득세만 폐지했다. 이재명 정부가 응능부담, 능력에 맞게 공평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원칙과 세입기반 확충을 언급한 만큼 이러한 복원 방안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이 OECD 평균보다 높다고 지적하나, 이는 명목세율만을 비교한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국세청이 최기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신고된 상위 10대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5.8%로 중견기업 18.3%보다 낮았다. 이는 각종 공제 및 감면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나라살림연구소는 2022년 법인세 세율 인하로 발생한 2023년 감세액의 61.9%가 대기업에 집중되었으며, 소득 규모 5천억 원을 초과한 62개 기업이 각 130억 원 이상의 감세 혜택을 누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대기업·고자산가에 편중된 윤석열표 감세 정책을 철회하고, 위축된 재정여력을 회복하는 것은 마땅히 추진해야 할 방향이다. 다만, 법인세 정상화를 위해서는 명목세율 인상과 더불어 각종 공제와 감면 제도도 단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한편,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에는 유독 자산에 대한 과세 방안이 빠져있는 것을 넘어 오히려 후퇴한 부분도 있어 우려스럽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본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제시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이다. 물론, 설익은 이소영 의원 발의안과는 대상과 적용세율 등에서 차이가 있다. 정부안은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상장법인 중,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을 증가한 경우, ▲종합소득 과세에서 제외하여 35%~14%의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소영 의원안보다 세율 인하폭이 줄었지만 배당 확대 효과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감세 혜택이 초고액 자산가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매우 문제적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종합부동산세 완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의 사실상 폐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등을 복원하는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에서 주식으로’라는 기조를 견지하면서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 등 자산과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에는 한 발짝 떨어져 있으려는 듯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형해화된 세제가 자산 과세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를 되돌리기는커녕 방치하거나 오히려 악화시키는 정책 방향을 추진한다면 나날이 심화하는 불평등·양극화를 가속화한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받게될 것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시행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강화, 임대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 주택투기를 부추기는 1주택자 대상 과도한 세제혜택 축소 등 자산 과세 전반의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밖에 ▲임시투자세액공제 등 조세특례 정비, ▲AI·반도체·방위산업·웹툰 및 영상 콘텐츠 세제지원 강화, ▲자녀 수에 따른 신용카드 소득공제 및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 확대 등이 포함되었다. 전반적으로 산업 지원과 민생 안정을 목적으로 한 세제 감면을 넓히겠다는 차원이나, 조세감면을 과감하게 축소하여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거리가 멀다. 매년 국세감면율이 국세 감면 한도를 초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제·감면 제도는 반드시 정비해야 한다. 만약 공제·감면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부자감세 철회를 통한 세입기반 확충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가 면세점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제 혜택을 아무리 강화해도 그 효과는 아랫목까지 전달될 수 없다. 이보다는 오히려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등이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안의 큰 방향성은 윤석열표 세법 개정과의 선 긋기로 보인다. 적절한 방향이나 자산과세 강화에 미온적인 태도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따른 세수효과를 연간 약 8.2조 원 수준이라 밝혔다. 210조 원에 달하는 대선 공약 추진 재원으로도 턱 없이 부족하다. 복합위기 대응에 필요한 재정 수요를 감안한다면 아무리 조세지출 정비, 재정지출 축소, 탈세적발 및 추징 등을 활용하더라도 증세 없이 나머지 필요재원을 충분히 조달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정말 강조한다면, 책임있는 자세로 보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대응이 아닌 구조적 문제 해결과 조세정의 실현에도 강력한 의지와 일관성을 보이기를 바란다. 정공법만이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재정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방법이다. 이번 세법 개정을 시작으로 정부와 국회는 지난 3년간 나라 재정을 위태롭게 만든 퇴행적인 감세 정책의 완전한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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