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합제한조치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 개최
집합제한조치 받은 자영업자, 헌법소원 제기 자격 충분하다
자영업자에게 방역대책을 거부하지 않은 책임 물어선 안 돼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등 자영업자·시민사회단체는 오늘(6/15)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2월 4일 제기한 손실보상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관들이 조속할 시일 내에 반드시 결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코로나19 유행 시기 정당한 손실보상이 없었던 ‘영업금지·제한’ 조치의 위헌성을 헌법재판소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와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부에게 역시 올 하반기 자영업자 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요구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2022년 이후 점차 완화 완화되어 갔으며, 2023년 4월 이후에는 완전히 해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된 현재까지도 당시 영업제한, 영업금지 조치로 인해 자영업자 손실은 충실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약 624조원이었던 자영업자 총 대출잔액은 2022년 말에 약 1020조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고, 취약차주(다중채무+저소득 또는 저신용차주) 채무잔액만 1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감염병 유행이 가장 극심화되고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도 엄격히 실행되던 2020년~2021년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 조치를 준수하며 영업손실을 떠안았지만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부재했습니다.
자영업자·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2020년 하반기에 실시한 영업금지·제한조치들이 그 근거가 되는 구(舊) 감염병예방법에 규정되지 않은 조치여서 법률상 근거가 없고(헌법 제37조 2항의 법률유보원칙 위반), 재산권을 박탈·제한함에도 그에 대한 보상규정을 두지 않은 점(헌법 제23조 제3항에 위배)을 지적해 2021년 1월과 2월 두차례에 걸쳐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올해 5월 26일에 2021년 1차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영업금지·제한을 명령한 고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되므로, 이를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이라는 구제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보충성요건에 위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영업제한조치가 공공의 필요에 부합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형성되던 시기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시민사회단체 역시 그 공익성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여기에 코로나19 유행의 광풍이 불던 2020년 당시 정부의 방역정책이 온 국민의 초유의 관심사인 상황임을 감안혀면,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영업제한조치에 반기를 들고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가능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참여한 한00씨(1차 헌법소원 청구인) 또한 2020년 8월~12월 매출액이 전년도 매출의 1/3에 미치지 못했지만 당시 손실에 대해서는 보상받지 못했음을 호소하고, “국민 모두가 코로나 확산을 위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던 시기”, “공공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론의 지탄을 받던 시기”에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당시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매우 형식적이고 가혹한 요구”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자영업자·시민사회단체들은 헌법재판관에게 제출한 탄원서에서 “국가가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제한하고 기본권을 제약하는 조치를 실시했음에도 ‘감염병 확산 최소화’라는 공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보고 묵묵히 이를 따랐을 뿐”이지만 국가가 적절한 보상에 나서지 않았다며, 그래서 “나라의 일에 협조하는 일이 아무런 인정과 보람 없이 그저 생활고와 막대한 빚만 남은 삶으로 점철되는 것이 불문율이 된다면”, “후일 다시 국가적 재앙을 겪게 되었을 때 그 누가 자발적으로 국가의 조치에 협력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문했습니다. 또한, 시민탄원서와 별도의 법률의견서를 통해 ‘(1) 이 사건 심판대상이이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지 않고’, ‘(2) 대상자들은 여러 집합제한조치가 보건복지부장관, 서울특별시장, 구청장 등 누가 내린 어떤 명령이 행정처분인지 알기 어려웠고,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그 기간이 도과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해도 보충성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견을 헌법재판관에게 제출했습니다.
자영업자·시민사회단체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방역대책에 따른 손실을 특정한 계층에게만 전가시키는 국가 정책에 비판하며 앞으로도 정당한 손실보상과 빚 문제 해결 촉구에 나설 것입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코로나19 영업금지·제한 준수, 정당한 보상없는 행정조치 위헌이다!
- 일시, 장소: 2023.6.15.(목)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앞
- 공동주최: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 진행순서
- 발언1. 자영업자 한OO (서울 마포구 호프집 운영, 1차 헌법소원 당사자)
- 발언2.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2차 헌법소원 당사자)
- 발언3.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참석자. 강순영 대한중소여행사연대 회장, 황현창 전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사무국장
- 사회. 신동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 헌법재판소에 탄원서 제출
붙임1 : 헌법소원심판 청구인 발언요지
붙임2 : 손실보상 부재! 코로나19 영업금지·제한조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주십시요!
붙임3 : <2021헌마176, 서울특별시고시 제2020-492호 등 위헌확인 사건>에 대한 의견서 요약
붙임1
헌법소원 심판 청구인 발언요지
발언 1. 자영업자 한OO (서울 마포구 호프집 운영, 1차 헌법소원 당사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2021년 1월에 코로나로 인한 정부의 영업제한조치 헌법소원 재판에 원고로 참여했던 한OO라고 합니다. 당시 저는 2016년 10월부터 서울시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했고 코로나 시기 때 반복되던 정부의 집합금지와 제한조치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은 후 현재는 가게를 폐업한 상황입니다.
당시 제가 운영하던 호프집은 약 100석 규모로 주로 9시 이후 2차로 맥주를 즐기려는 손님들이 주로 찾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는 약 5억원에 달하던 연 매출이 2020년에는 말그대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정부가 3월과 8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시행하고 9시 이후 영업금지, 5인 이상 사적모임금지를 시행하면서 2020년 8월부터 12월까지는 전년도 매출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차 손님이 주인 호프집에 9시 이후 영업금지도 큰 타격이었지만 단체손님이 많은 저희 가게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정말 치명적이었습니다.
이후에 정부가 부랴부랴 손실보상법을 만들고 저희 같은 영업제한 업종에 손실보상법이 만들어지기 전 손해에 대해서는 소급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손해를 모두 자영업자인 제가 지는 게 과연 정당합니까? 저는 코로나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협조하기 위해 정부의 행정조치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2년만에 헌법재판소에서 결과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당시에 정부가 내린 집합금지, 영업제한 조치에 대해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먼저 제기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기가 막힙니다. 이게 가당키나 한 얘기입니까? 당시 재판관들도 기억하시다시피 국민 모두가 코로나 확산을 위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던 시기였고 정부의 방역정책을 따르지 않거나 하다못해 공공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론의 지탄을 받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시기에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해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당시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매우 형식적이고 가혹한 요구입니다. 만약 재판관님이 당시 영업제한 조치를 받은 자영업자였다면 모든 여론의 지탄을 감수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겠습니까?
곧 2차 판결이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부디 재판관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책상에 앉아 법논리만 따지지 말고 당시의 엄중했던 현실과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위해 정부 정책에 생존권을 걸고 협조한 자영업자들을 두 번 죽이는 결정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끝까지 두 눈뜨고 지켜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2. 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2차 헌법소원 당사자)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것이며 이를 천명한 것이 바로 헌법상 재산권입니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과학적 근거 없이 교회에서 요양병원에서, 그리고 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 우리 자영업자의 매장에 대해 어떠한 보상도 없이 집합금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우리 자영업자들이 똘똘 뭉쳐 기자회견과 시위를 하니 그제서야 지원금 손실보상이 이루어졌지만, 2020년도.5월부터 10월까지의 집합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상이 없는 실정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의 취지를 고려하고,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정부의 부당한 행정처분 방지를 위해서라도 헌법소원 인용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붙임2
[탄원서] 손실보상 부재! 코로나19 영업금지·제한조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주십시요!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희는 코로나19 시기에 정부의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를 받은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25일 청구인 한OO, 김△△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2021.1.5.청구, 2021헌마21)에 대해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해 “각하”를 결정했습니다. 이에 김 ㅁㅁ 외 3명이 비슷한 취지로로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사건(2021.2.4. 청구, 2021헌마176)에 대해서도 보충성 요건 미비로 “각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인들은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인 “각 집합제한조치 고시”가 내려진 당시 이에 대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이라는 구제절차를 청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본 헌법소원심판청구에서 다루고자하는 기간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시점이었으며 2020. 12. 1. 이후에는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α 방역조치 강화, 2020.12.8.~2021.2.14.에 이르는 기간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감염병 유행에 따른 공포가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이었으며, 방역지침 준수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엄격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거나 감염자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곳에 대해서는 전국민적인 여론 비난까지 들어야 하는 시기였습니다. 그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집합제한 내지 집합금지조치가 공공의 필요에 부합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기였으므로, 청구인들이 감히 이러한 방침에 대해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음을 이해하는 것은 상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사정은 청구인들이 주축이 되어 헌법재판관들께 제출한 탄원서 「보상은 없고 금지만 있는 집합금지조치는 ‘위헌’입니다」에서도 분명히 명시된 바, 중소상인, 자영업자, 실내체육시설 종사자들은 ‘정부의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가 국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공익적이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보아 ‘적지 않은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감수하고 집합금지·제한조치와 방역지침을 준수’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청구인들이 밝힌 요지는 청구인들의 재산권 등 기본권이 제한되었음에도 공익의 실현을 위한 불가피성이 있었으므로 행정처분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규정한 법률 역시 부재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정부와 지자체가 방역조치의 일환으로 실시한 영업금지 내지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궤멸적인 영업손실을 입어야 했습니다. 한 보고서 에 따르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지역 서비스업 자영업자의 2020년 매출은 2019년 대비 평균 35%가 감소했고, 특히 PC방(-39%), 헬스장(-42%), 노래방(-64%) 등 본 사건 청구인들이 종사하는 업종의 경우 매출 손실 규모는 더욱 컸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최소화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가장 강하게 실시되었던 2020년~2021년 상반기에 영업금지 내지 제한 조치에 대한 손실이나 고정비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200만원~400만원 수준의 1회성 긴급 재난지원금을 3~4차례 지급한 것에 그쳐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손실보상은 2021년 하반기 이후에나 실시되었으나 그 이전의 집합금지·제한조치에 따른 손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이것이 평등권을 제한한다는 취지의 위헌심판청구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미국 등 주요국가들이 같은 시기 봉쇄조치와 동시에 소득지원과 손실보상, 고정비 지원 등 적극 실시한 것과 대조됩니다. 주요 선진국들이 당시 GDP 대비 약 18%에 해당하는 재정을 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한 반면, 한국은 같은 명목으로 GDP 대비 약 6.4%만을 제출했습니다. 따라서 청구인 등 자영업자들은 줄어든 소득을 보충하고 영업 유지와 생계를 위해 부득이 대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청구서에서도 밝힌 바 있듯, 수도권 집합금지·제한조치로 인해 이 시기 청구인들의 사업장 매출액은 조치 이전 대비 각 44%(볼링장 김OO), 45%(헬스장 김ㅁㅁ), 46.4%(PC방 김QQ), 54.9%(코인노래방 서OO)에 머물렀습니다. 청구인들은 이렇듯 급격한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언제일지도 모를 코로나 종식을 기다리며 사업장을 유지했고, 밀린 임대료와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고자 부득이 ‘빚내서 견디는’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으며, 대출금을 변제하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판관님들께 다시 한번 강조해 말씀드립니다. 저희 청구인들은 2020년 8월 이후 이듬해까지 이어지는 기간동안 국가가 저희 청구인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조치를 실시했음에도 ‘감염병 확산 최소화’라는 공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음에 공감했고, 이에 취소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묵묵히 이를 따랐을 뿐입니다. 그러나 국가는 일부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정책을 폈음에도 이를 일부라도 보충하는 적절한 보상에 나서지 않았으며, 2021년 하반기 이후 실시된 손실보상에서 그 이전 기간 동안의 손실 역시 소급해 보상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재정부담만을 언급해 거부할 뿐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나라가 장사하는 사람에게 장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큼 생존권과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 있겠습니까. 만약 국가의 정책 방침에 순순히 따른 소시민들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일이 전례로 남는다면, 그래서 나라의 일에 협조하는 일이 아무런 인정과 보람 없이 그저 생활고와 막대한 빚만 남은 삶으로 점철되는 것이 불문율이 된다면, 후일 다시 국가적 재앙을 겪게 되었을 때 그 누가 자발적으로 국가의 조치에 협력하겠습니까. 청구인들이 제기한 이 헌법소원심판 사건은 비단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며, 우리나라 법 집행의 안정성이나 국가와 국민 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다투어야 하는 사항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재판관님들의 현명하고 공정한 결정을 앙망합니다.
붙임3
<2021헌마176, 서울특별시고시 제2020-492호 등 위헌확인 사건>에 대한 의견서 요약
1. 이 사건에 앞선 헌법소원 사건(헌법재판소 2021헌마21) 결정의 요지
- 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청구인과 PC방을 운영하는 청구인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해 서울특별시장이 방역수칙 준수를 명하는 고시가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음.
-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위 헌법소원 사건에 관하여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했음.
-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고시가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고, 2) 예외적으로 그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도 인정되므로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음.
2. 앞선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의견
1) 이 사건 심판대상은 다른 법률에 구제 절차가 있지 않음
(1)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체적 법 집행행위로서 ‘처분’이 아님.
-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행정절차법의 규정에 따라 처분 상대방의 성명 등을 특정하여 개별적으로 통지, 즉 고지하거나 공고해야 함.
-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의미(행정절차법 제2조 제2호).
- 처분은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행위라는 점에서 일반적·추상적 성격을 갖는 입법행위와 구별됨.
- 처분은 이러한 구체적 법집행행위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개별적 당사자에게 문서로 통지해야 함(처분의 상대방에게 개별적으로 송달해야 하고, 예외적으로 관보 등에 공고할 수 있음)
- 그러나 당시 서울특별시에서 실시한 각 집행제한조치에 관한 고시와 서울특별시 관내 구청장들이 한 집합제한조치는 구체성, 특정성을 갖고 있지 않아 행정절차법, 행정소송법에 규정된 ‘처분’이라고 할 수 없음.
- 입법행위와 행정행위의 구별점은 규범을 정립하는 행위인지 아니면 그 규범을 구체적인 상황에 맞춰 개별적인 대상을 상대로 집행하는 행위인지에 따라 구분됨. 규범은 구체적 상황이 아닌 추상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특질을 갖고 있으므로 규범의 대상을 통상 집합명사를 사용하는데 반해, 행정행위인 처분은 그 대상을 고유명사를 사용하여 특정함.
- 사법작용은 행정행위보다 그 특정성을 더욱 요구하고 있고, 노래방운영자와 같은 집합명사를 사용하여 재판의 당사자로 특정할 수 없음.
- 따라서 이 심판의 대상이 되는 고시는 적용 대상자를 특정했다고 볼 수 없음. 서울특별시 고시는 집행행위라고 볼 수 없고, 규범을 설정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음.
- 서울특별시고시 제2020-492호를 예를 들어보면, 대상을 ‘서울시 소재 중점관리시설 중 노래연습’, ‘서울시 소재 일반관리시설 중 PC방’으로 기재하고, 준수하여야 할 수칙을 관리자·운영자와 이용자로 나누어 정하였음.
- 이 고시에는 대상자의 성명, 상호, 사업장 주소, 고유식별정보 등이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않고, 고유명사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대상자가 개별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음.
- 예를 들어 서울경찰청이 고시로 고시 발령일 이전 2주간을 정해, 경부고속도로 양재IC부터 서초IC 구간에서 도로교통법의 속도 기준을 20% 초과한 승용차를 대상자로 하여 개별 통지하지 않고, 그 대상자를 성명 등으로 특정하지 않은 채 고시 발령 자체로 범칙금 10만원을 부과하고, 납부 기간 내에 납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면, 이 고시는 당연히 구체적인 법집행행위가 아니고, 처분으로 볼 수 없을 것임.
(2) 이 사건 심판대상은 직접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음.
- 고시가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일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 자체가 없고, 법규명령이라고 할 수 없으며,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할 수 없음.
- 대법원은 행정입법이라고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직접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본 사례가 있음. 하지만 대법원은 규정 내용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일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보았음.
(3)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은 처분이라고 볼 수 없고, 직접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법규 명령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님.
2) 예외적으로 다른 법률에 정한 구제절차를 거침 없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수 있으나 소송의 적격여부, 즉즉 각하되지 않고 결정까지 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했음.
- 헌법소원은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심판청구를 하여야 하지만, 청구인이 그의 불이익으로 돌릴 수 없는 정당한 이유 있는 착오로 전심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또는 전심절차로 권리가 구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권리구제절차가 허용되는지의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확실하여 전심절차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다른 구제절차를 거침이 없이 직접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헌재 2000. 12. 14. 2000헌마659)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음.
-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 청구 당시 심판대상에 대해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을 갖는지, 소의 이익을 갖는지 객관적으로 불명확한 상황이었음. 사건 심판 청구 당시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는 하급심 판결도 선고되지 않았음.
- 이 사건 심판 청구 이후 하급심 법원에서 감염병예방법 제42조 제2호에 근거한 행정명령에 대해 적법성이 없다고 본 각하 판결과 그렇지 않고 적법성을 인정하고 본안에 나아가 판단한 판결로 나뉘어 나기 시작했음.
- 그 후 대법원은 소의 적법성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심기불속행 판결을 내렸지만(2022두48646),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당시에도 대법원 판결이 심리불속행 판결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법원이 이 사건 심판대상의 적법성을 인정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고, 이 사건 심판을 제기할 당시에는 항고소송이 허용되는지 객관적으로 불확실함.
- 이 사건 심판대상의 대상자들의 입장에서 이 사건 심판대상이 지방자치법 제29조에 근거한 규칙인지, 행정작용으로서 처분인지 알 수 없었고 누가 내린 어떤 행정명령이 행정처분인지 알 수 없었음.
- 보건복지부장관, 서울특별시장, 구청장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을 반복해서 내렸고, 모든 행정명령이 개별 통지되지 않았음.
- 행정명령의 기간이 1주일 또는 2주일 정도로 극히 짧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그 기간이 도과할 것이 분명하였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음.
- 항고소송의 적격성이 객관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을 국민들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함. 청구인이 항고소송의 적격성에 관하여 정확히 판단하면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객관적으로 불확실한 상태에서 청구인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그 판단을 정확히 내릴 수 없음.
3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충족하였으므로 심판청구에 대해 ‘각하’하지 말고 본안 판단으로 나아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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