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지시한 2개월의 숙의 기간 종료를 앞두고, 국가의 책임 있는 권리 기반 지원 체계 구축을 강력히 촉구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 논의와 관련하여, 대통령이 지시한 2개월의 숙의 시간이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이 중대한 결정의 기로에서, 벼랑 끝에 선 아동·청소년들을 매일 마주하며 이들의 회복력과 성장을 지지해 온 우리 사회복지 현장 실무자와 학자들은 절절한 심정으로 연령 하향에 반대의 뜻을 밝힌다.
이는 아동·청소년의 책임을 무조건 면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동·청소년 역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주체다. 그러나 이들을 곧바로 배제와 낙인의 공간인 철창 속으로 밀어 넣기 전에, 이들을 범죄라는 위기로 내몰았던 참혹한 환경을 먼저 직시하고 지역사회의 끊어진 안전망을 다시 잇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책무임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처벌은 아동·청소년의 주체적 성장을 이끌 수 없으며, ‘관대한 처벌’이라는 주장은 오해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는 촉법소년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오해하지만, 현행 소년법은 이미 10세 아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소년원에 송치할 수 있는 강력한 통제 체계다.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 13세 아동·청소년에게 형사 전과라는 지워지지 않는 낙인을 찍는 것은, 표면적인 문제 행동을 잠시 멈추게 할 수는 있어도 결국 이들을 더 깊은 범죄 관계망으로 편입시켜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사법적 엄벌주의가 아동·청소년의 재범을 막지 못한다는 실증적인 근거는 수없이 쌓여 있다.
아동·청소년의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핵심은 ‘처벌’이 아닌 ‘지지적인 관계와 사회적 책임’이다.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동·청소년들을 현장에서 마주하며 확인한 분명한 진실은, ‘처벌이 아동·청소년의 주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적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고 일상을 회복하게 한 힘은 가혹한 형벌이 아니라, 이들을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며 지지해 준 사회적 관계망이었다. 사회적 규칙을 학습하고 건강하게 자립할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한 구조적 결핍을 온전히 아동·청소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으며, 사법적 처벌은 결코 그 공백을 채우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사법적 심판 이전에, 지역사회가 함께 품어내는 ‘예방과 보호체계’가 절실하다.
지금 우리 사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몇 살부터 처벌할 것인가?”가 아니라, “위기에 처한 아동·청소년이 안전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인가?”이다. 더 이른 처벌을 강행하기에 앞서,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들의 일상과 권리를 든든하게 보장할 돌봄 및 사례관리 체계를 지역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 나아가 긴급한 위기 상황에서는 원가정 보호자의 동의 유무와 관계없이 아동·청소년이 우선적인 공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법적 근거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분절된 행정망을 통합하고, 아동·청소년의 자립을 끝까지 지원하는 ‘통합 지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위기 아동·청소년을 둘러싼 행정 체계는 교육, 복지, 보건 등 다방면으로 심각하게 분절되어 있다. 부처 간의 장벽을 허물고 모든 영역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하는 촘촘한 통합 연계망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보호처분이 끝난 후에도 아동·청소년이 다시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지 않고 건강한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철저한 사후 지원과 관계망 회복을 돕는 전방위적인 정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법전의 글귀를 고쳐 처벌의 연령을 낮추는 것은 일면 손쉬운 행정에 불과하지만, 아동·청소년이 안전하게 자신의 권리를 누리며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는 일은 치열한 노력이 요구되는 국가의 본질적 책무다. 아동·청소년을 형사 재판정에 세우는 방식으로 국가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두 달의 숙의 기간이 끝나는 지금, 우리 사회복지 실천 현장과 학계는 연령 하향이 소년 범죄 예방의 근본적인 답이 아니라는 강력한 확신을 전한다. 실효성 없는 촉법소년 처벌 연령 하향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아동·청소년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권리 기반의 지역사회 안전망’과 ‘선진적인 소년보호체계’를 구축하는 데 국가의 모든 동력을 집중하라!
2026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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