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위원회 빈곤정책 2026-07-20   17950

[논평] 2027년도 기준중위소득, 자의적 산정 아닌 실측치에 기반해야

제79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개최에 부쳐

2027년도 기준중위소득 결정을 앞두고 오늘(7/20) 제79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가 개최될 예정이다. 기준중위소득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중생보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하여 14개 중앙부처 80여 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동안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의 ‘역대급 인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저소득층을 위한 적극적 정책 대응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기준중위소득은 매년 반복적으로 자의적이고 편법적인 방식에 의해 과소 산정되어 왔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이번 중생보위가 명확한 산출 원칙에 따라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여 그간의 왜곡된 격차를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향후 중생보위의 자의적 재량에 대한 제한을 법제화할 것을 요구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르면 기준중위소득은 가구 경상소득의 중간값에 최근 가구소득 평균 증가율, 가구규모에 따른 소득수준 차이 등을 반영하여 가구규모별로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1년 기준중위소득부터 국가 공식 소득통계인 가계금융복지조사(이하 가금복)를 적용하기로 하고, 이 과정에서 통계원의 변화(가계동향조사→가금복)로 인해 벌어진 격차(12.49%)를 올해까지 6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즉, 가금복 중위소득 증가율 평균인 ‘기본증가율’과 격차 해소를 위한 ‘추가증가율’을 합산해 기준중위소득을 산정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기본증가율을 임의로 낮추는 편법을 동원해 기준중위소득을 자의적으로 억누르는 결정을 반복해 왔다. 그 결과 격차 해소는커녕, 기준중위소득과 가금복 중위소득의 격차는 2018년 12.49%에서 2023년 29.62%로 오히려 확대되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처럼 심화된 격차를 해소할 실효성 있는 방안이 이번 중생보위에서 제대로 논의될지조차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기준중위소득TF’를 구성해, 기준중위소득 산정에 활용되는 통계 시차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경제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경제 지표 활용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된 구체적 자료들은 공개되지 않고 있고, 재정당국은 늘 그래왔듯 누적된 격차를 외면한 채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할 것이 자명하다. 현실을 외면한 기준중위소득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가 되기도, 수급자로 살기도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중생보위가 행정편의주의적이고, 시혜적인 관점으로 정하는 기준중위소득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빈곤 대응 기능을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기준중위소득은 실제 중위소득과의 체계적 연계성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최초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계속해서 변경되어 왔다. 기준중위소득은 중위소득과 무관한 값으로 변질되어 ‘국민 가구소득의 중위값’이라는 법적 정의 자체가 형해화 되었다. 이는 중생보위가 경제 여건이나 세수 부족 등 재정 논리를 앞세운 재정당국의 과도한 개입을 넘어서지 못하는 결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저생활을 보장받아야 할 시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이러한 반헌법적이고 반복지적인 행태는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 중생보위는 예산의 틀에 맞춰 인상률을 정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이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실제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 간의 누적된 심각한 격차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중생보위 논의의 핵심은 기준중위소득을 어떻게 현실화해서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보건복지부 역시 업무보고를 통해 ‘목숨을 살리는 사회안전망 강화’를 역점 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복지안전매트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준중위소득의 현실화는 그 시작이다. 정부와 중생보위는 시민의 복지기준선을 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내년도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해야 한다.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