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10-08   2216

[기획3] 의료의 언어로 쓰인 금융정책 : 실손보험, 국가가 매개한 금융화

김성이 |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들어가며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에는 기업의 폭력적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노동자와 초국적 투기 자본을 굴리는 세습 부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몇 년째 몸과 마음의 고통에 갇혀 일상을 되찾지 못하는 노동자와 달리, 젊은 부자는 감정도 정체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가 가장 솔직해 보였던 순간은 가늠조차 되지 않는 큰 돈을 벌고 환호할 때였다. 같이 시간을 보낸 노동자 가족은 끝내 알 수 없었지만, 관객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통해 그의 부가 어떻게 쌓이는지 짐작한다. 금융화는 이처럼 사람들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현장과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단지 투자 수익률이나 시세 차익, 리스크 관리 같은 말들로 그 생산의 가치와 노동자의 삶을 비틀어 버리는 것이다. 잡히지도 않는 투기 자본의 거래 손실을 떠안은 병든 해고노동자, 그가 바로 이미 우리 삶 한가운데 들어온 금융화의 얼굴이다.

금융화란 무엇인가: 상품화와 무엇이 다른가

금융화는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여 이윤을 얻는 실물경제보다 자산운용과 중개를 통해 수익을 얻는 금융경제가 주도권을 갖는 경제의 구조적 변화이다. 금융화는 기업의 경영 방침에 머물지 않고, 가계와 공공부문, 정부까지 투자자-채무자 관계나 수익성과 재무지표로 움직이게 한다. 금융화는 저절로 일어난 변화가 아니며, 개인이나 개별 정부의 선택지도 아니다. 박승일 외(2015)에 따르면, 금융화는 개인의 합리적 투자이면서 인구 전체의 경제이며, 한 국가의 자본주의이자 세계경제 전체의 자본주의다. 또한 금융화는 담론적 실천이자 비담론적 실천이다.1 금융의 언어와 원리가 사람들의 판단 기준이 되고, 금융제도와 상품이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

그렇다면 의료부문에서 진행되는 금융화는 상품화와는 어떻게 다를까. 가령 병원에서 비급여 진료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상품화다. 또 실손보험이 그 비급여 진료비를 대신 내주는 것도 그 자체로는 보험사의 본래 업무이다. 금융화는 여기에서 더 나아간다. 손해율과 수익률 같은 금융지표가 의료제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때, 우리는 그것을 금융화라고 불러야 한다. 즉, 보험사의 손익이 어떤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지, 어떤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할지, 환자의 진료정보를 누구에게 넘길지와 같은 공공정책을 좌우하는 경우다. 이 글에서는 한국 실손보험의 전개를 금융자본의 이해가 의료공급과 공공정책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아온 금융화 과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금융화가 인구집단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브루크와 서스턴(Bruch & Thurston, 2026)은 금융화가 현대 자본주의 구조를 재편하는 중대한 변화인데도 지금까지 공중보건학이 금융화가 인구 집단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지적한다.2 이들은 금융화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네 가지 경로를 제시한다. 첫째, 산업의 변모다. 농업, 교육, 주택, 의료 등 각 산업이 투자와 투기 같은 금융축적의 논리에 종속되면서 식품 접근성, 학자금 부채, 주거 안정성, 의료의 질이 달라진다. 둘째, 분배의 격차다. 부와 금융자본이 금융부문 고소득층에 쏠리는 분배 격차가 커지면서 이것이 건강 불평등으로 연결된다. 셋째, 가계 경제와 고용의 불안정성이다. ‘일상의 금융화’로 인해 가계 부채가 증가하고, 불안정 고용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넷째, 거버넌스와 공공서비스, 공공재정의 변모다. 정부가 세금 대신 자산을 담보로 돈을 차입하고 금융투자를 수입원이자 통치 수단으로 삼으면서, 투자와 개발의 우선순위가 시장 수익의 논리를 따르게 되었다. 저자들은 이것이 지역사회의 건강·환경·주택 같은 공공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의 실손보험은 소개한 여러 경로가 겹치는 자리에 있다. 의료가 보험사의 수익 논리에 휘둘리고, 가계는 공적 보장의 공백을 각자 보험료로 메우며, 보험사의 논리가 공공정책의 기준이 된 상황이다.

보건의료 부문의 금융화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확인된다.3 제약산업에서는 주주가치 극대화 원칙이나 기관투자자의 지배력 확대가 신약 개발의 방향을 바꿨다. 대규모 인구 집단에서 사용되는 신약(블록버스터 모델)보다 소수 환자를 겨냥하는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니치버스터 모델)로 의약품 개발전략이 바뀌며 의약품 접근성이 저하되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미국의 요양원에서는 단기 사망률이 증가하고, 제대로 돌봤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질병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과 입원이 증가했다. 프랑스에서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영리병원에서 재원일수 단축이나 치료가 쉬운 환자를 골라 받는 경향이 확인됐다. 가장 눈여겨볼 사례는 미국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로서, 노인의 공적 의료보험을 민간보험사가 대신 운영하는 제도이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에서 대형 보험사들은 환자의 위험도를 더 중증으로 기록하고, 보험료 중 의료비로 써야 하는 비율 규제를 교묘히 피해갔다. 민간보험사들에게 과다 지급된 공적 재정은 사람들이 건강해질 기회를 빼앗고, 대신 보험사들의 이윤으로 남았다. 금융화가 인구 집단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으나,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방향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사례들은 금융화가 개별 병원이나 기업의 자본축적에 머물지 않고, 민영화와 탈규제 같은 국가 정책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실손보험: 국가가 매개한 금융화

미국과 프랑스의 연구들이 사모펀드가 병원과 요양시설을 사들인 후의 변화를 추적했다면, 한국에서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길이 원칙적으로 막혀 있어 같은 경로를 비교하긴 어렵다. 대신 한국에서는 실손보험을 통해 진료비 지불구조에 진입한 보험자본을 따라가며 의료의 금융화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이 사례는 민간보험사가 공적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공진(共進)하며 민간과 공공 양쪽의 제도 변화를 만들어냈고, 그 과정에서 국가의 주도적 역할이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가입자, 의료공급자, 보험사와 국가의 역할을 살펴보자.

가입자: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이 만들어낸 필수재

2000년대 본격 도입된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은 상황에서 질병으로 인한 재정위험에 대비하려는 개인들의 불안을 틈탔다. 누구라도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가가 보장성 수준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천명하고, 실제로 개선 상황을 입증함으로써 개인들의 불안을 덜고 보험구매를 억제하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데 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지난 20년간 60%대에 머물렀고([그림1]),4 부족한 자리는 실손보험이 채웠다.5

건강보험 보장률 추이(2004년~ 2024년)



그러는 사이, 진료실에 들어섰을 때 민간보험 가입 여부가 환자의 의학적 상태보다 먼저 진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가 되었다. 실손보험이 사실상 필수재가 된 상황에서 개인들은 자신의 건강을 보험상품으로 관리하는 금융적 주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 개혁방안을 내놓으며, 노후·유병력자 실손보험의 가입 연령을 90세까지 넓히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연금저축계좌를 의료비를 꺼내 쓰는 ‘의료저축계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6 초고령자에게까지 건강보험의 공백을 보험뿐만 아니라 저축과 투자로 각자 대비하라는 것이다.

실손보험 계약은 2025년 말 3,622만 건에 이르고, 가입자 포화로 2020년 이후 증가세는 둔화되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의 65%는 보험금을 한 번도 받지 않고 보험료만 납부하고 있고, 보험금 수령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74%를 지급받았다.7 정부는 이 수치를 ‘보험금 지급 구조 불공정성’으로 설명하지만, 같은 수치는 대다수가 건강보험의 공백을 각자의 보험료로 메우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국가가 소득에 따라 형평성 있게 분담시켰어야 할 부담을, 지금은 사람들이 물건 사듯 각자의 구매력만큼 떠안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를 추동하는 기제 

실손보험 시장을 확대한 것은 건강보험 진료에서의 혼합진료 곧, 급여 진료에 비급여 진료를 끼워 넣는 관행이었다. 의료공급자는 비급여 진료비를 결정한다. 병원은 비급여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고, 실손보험은 진료비 지불 과정에 유동성을 공급하여 환자의 수요를 실현했다. 의료진이 특정한 진료나 수술을 권유할 경우 실손보험의 가입자는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져 그 보장 혜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비급여와 실손보험이 서로를 키웠다.

로봇수술은 이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로봇수술은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았지만, 건강보험 급여체계 밖에 있어서(법정비급여)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한다. 로봇수술은 비급여 진료라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도 가점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가의 로봇수술은 전적으로 병원의 수익상품이다. 병원들은 환자 유치 경쟁을 벌이기도 하고, 소속 의사들에게 로봇수술을 더 많이 하라고 압박하기도 한다.8 로봇수술을 뒷받침하는 것은 실손보험이다. 로봇수술은 의료적 필요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가 상품이 되었고, 그 시행 여부는 환자의 상태보다 보험 보장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도수치료를 비롯해 백내장 다초점 렌즈, 체외충격파, 비급여 주사제 등 문제가 된 실손보험 집중 청구 항목들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의 비급여라는 제도 공백이 실손보험으로 하여금 가입자에게는 이용 유인으로, 의료공급자에게는 이윤 유인으로 작동하게 만들었다. 2023년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금의 절반 이상이 근골격계 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에 몰렸지만, 이 두 항목으로 보험금을 받은 계약은 각각 10% 안팎에 그쳤다.9 보험금은 가입자 전반에 고르게 돌아가기보다, 공급자가 가격과 횟수를 정하는 몇몇 비급여 항목에 몰려 있었다. 이렇게 커진 비급여 시장이 보험사의 손해율을 끌어올리자, 국가는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그 손해율을 기준으로 제도를 고치려고 나섰다.

보험사와 국가: 보건의료산업화를 위한 오랜 협력 

2000년대 이후 정부의 보건의료산업화 정책은 줄곧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기보다 민간에 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이었다. 경제자유구역 내 영리병원 허용과 의료산업선진화 논의에서 시작해 건강관리서비스, 데이터3법, 의료 마이데이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 그리고 디지털헬스케어법까지, 이 방향은 이름을 달리하는 정책들을 관통한다. 특히 최근의 경향은 개인의 건강과 의료이용 정보에 대한 보험사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실손보험을 둘러싼 정책 흐름을 세 가지 지점에서 살펴보자.

먼저 실손보험 개편이다. 시장이 포화되고 손해율이 커지자 정부는 ‘의료체계 정상화’를 내세우고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비급여 보험금 1위 항목인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치료를 관리급여로 편입했고, 과다 이용으로 지목된 진료들을 보장에서 제외하는 5세대 실손보험으로 기존 가입자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2019년에도 저렴한 ‘신 실손’으로 갈아타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듯,10 손해율이 문제될 때마다 보장을 좁힌 새 상품으로 가입자를 옮겨 태우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비급여 관리 자체는 필요하다. 쟁점은 국가가 무엇을 기준으로 개입하고, 그 편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다. 정부는 개혁의 필요성을 손해율로 설명하며, 보험사 손해율을 맞추려면 보험료를 훨씬 더 올려야 했지만 인상률을 억제하여 보험사가 손실을 분담하고 있고, 관리급여의 효과로 보험료도 내려갈 것이라는 논지를 폈다. 보험사 이익이 역대 최대인데 왜 정부가 보험사를 위해 개입하느냐는 물음에, 정부는 실손보험은 ‘매년 적자’라고 답했다. 개혁의 목표와 성과지표가 국민들의 의료적 필요와 건강 결과가 아니라 보험산업의 수지라면, 그것은 의료의 언어로 쓰인 금융정책일 뿐이다.

다음은 데이터다. 정부는 2023년 ‘소비자 편의’를 내세운 보험업법 개정을 주도해 가입자가 청구하면 병·의원과 약국이 진료비·약제비 계산서와 영수증,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을 전자 형태로 보험사에 보내게 했다. 목적 외 사용이 금지된 전송정보는 그대로 보험사에 표준화된 전자데이터로 쌓이기 시작했다. 그보다 앞서 2021년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에서는 2024년 7월부터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이 다음 해 보험료에 연동되는데, 그것은 개인의 의료이용 기록이 보험료에 반영되도록 국가가 제도를 열어 주었기 때문이다. 청구기록은 이미 합법적으로 가격이 되고 있다.

마지막은 보장성 강화의 이익이 어디로 갔는가이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함께 운영하는 공·사보험정책협의체는 2018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실손보험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이 반사이익을 보험료에 반영했다. 이듬해 추산에서도 감소 효과는 이어졌지만, 협의체는 실손보험 청구 표본자료의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며 2020년 보험료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2020년 전수 자료를 통해 다시 산출해 감소 효과를 확인하고도, 2021년 보험료는 보험업계가 “합리적 수준에서” 정하도록 맡겼다. 급여화된 자리에 새 비급여가 생겨나는 풍선효과는 계량화되지 못했다.11 공적 재정으로 넓힌 보장의 몫이 가입자에게 얼마나 돌아갔는지 확인할 수 없고, 비급여를 그대로 둔 보장성 강화의 효과는 새 비급여로 새어 나갔다.

이상을 통해 명백해진 것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라는 공적 책임보다 보험산업의 손익을 살폈던 국가가 바로 실손보험의 금융화를 매개하고 유지하는 축이었다는 사실이다. 동시에 이런 제도적 배열은 건강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귀속시키는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나가며

실손보험으로 들여다 본 한국 의료의 금융화는 국가가 보험산업의 손익과 금융축적의 논리를 정책 기준으로 받아들이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국가는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과 비급여를 방치하여 실손보험을 필수재로 만들었고, 보험사의 손해율을 기준으로 제도를 고쳤으며, 보험사들의 숙원사업이던 청구 서류의 전자전송을 법제화했다. 공적보험의 보장성 강화로 얻은 이익이 가입자와 보험사 누구에게 돌아갔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

이쯤 되면 국가는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보건의료를 건강권이 아니라 서비스 산업화의 성장동력으로 보는 기조가 정권을 가리지 않고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보험산업의 수익성은 곧 산업정책의 성과가 되고, 보험사가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로 사업을 넓히는 데 개인의 의료이용 데이터는 핵심 연결고리가 된다. 둘째,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과감히 높이려면 보험료 인상과 국고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는 가입자들의 저항을 설득하고 추가 부담을 감당하는 대신 보장성 공백을 민간보험이 메우는 구조를 용인해 왔다. 셋째, 실손보험 정책을 이끄는 곳은 금융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금융위원회이고, 보건복지부는 보조적 역할에 머문다. 이런 구조에서는 건강권과 건강불평등의 관점에서 가입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목소리는 설 자리가 없다.

건강은 상품이 아니다. 건강이 정책의 산물이라면, 브루크와 서스턴의 말처럼 “금융정책이 곧 건강정책이다”(Bruch & Thurston, 2026). 이들이 사모펀드 과세나 파산법, 반독점 규제를 예로 들었다면, 한국에서는 보험업법 개정,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편,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허용이 그렇다. 일견 금융위원회와 산업부처의 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누가 어떤 진료를 받고, 누가 그 비용을 감당하는지를 정하는 건강정책이다. 이 결정들은 의료산업의 구조를 재편하고, 가계 재정의 부담을 늘리고, 공공서비스의 성격을 바꾼다. 그렇다면 이 결정들을 금융의 손익이 아니라 건강의 기준으로 따져 물어야 한다. 비급여를 관리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고, 보험사로 넘어가는 의료 데이터를 공적으로 통제하고, 실손보험 정책에 보건당국과 시민의 자리를 늘리는 것, 의료의 금융화에 맞서려면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미주 |

  1. 박승일, 원용진, 2015, 신자유주의 통치성(governmentality)과 금융화(financialization) 그리고 금융-장치(finance-dispositif) – 푸코의 ‘장치(dispositif)’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23(1). ↩︎
  2. Joseph Dov Bruch, Chloe Thurston, Financial epidemiology: Linking financialization to population health, Social Science & Medicine, Volume 392, 2026, 118930, ISSN 0277-9536 ↩︎
  3. 학술지 「Review of Evolutionary Political Economy」 특집호 Health Capitalism and Financialization of Healthcare (2025, Volume 6, Issue 2)에는 이 글에 소개하는 각 국의 사례들을 상세하게 다룬 논문들이 실려 있다. ↩︎
  4. e-나라지표. 건강보험 재정 및 급여율 ↩︎
  5. 2021년 건강보험은 총진료비의 64.5%(71.6조)를, 실손의료보험은 11.2%(12.5조)를 나눠 부담했다(김경선, 실손의료보험 현황 및 개선과제, 2023.12.7.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KIRI 세미나) ↩︎
  6.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2025, 실손보험 개혁방안 Q&A ↩︎
  7.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2026, 5세대 실손보험 출시 보도자료. ↩︎
  8. 시민건강논평, 2026.9.21., 의료기술의 발전은 누구의 고통을 덜어주는가 ↩︎
  9.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2025.4., 실손보험 개혁방안 Q&A.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물리치료 8.3%, 비급여 주사료 11.6%는 2023년 손보사 기준 수치이다. ↩︎
  10.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2019.12. ↩︎
  11.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 개편과 건강보험 비급여에 대한 관리 강화 추진」 보도자료. 11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2019.12., 앞의 자료;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2020.12.24., 건강보험 비급여에 대한 관리 강화 및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 개편추진 보도자료. ↩︎




월간<복지동향> 2026년 10월호(제3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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