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시민들, “우리가 직접 체포하겠다”
31일 12시 한나라당사 앞에서는 참여연대가 긴급히 마련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규탄 집회가 열렸다. 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이 날 집회는 최소한의 도덕성조차 상실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쏟아내는 참가자들의 분노로 달아 올랐다.

제일 먼저 규탄 연설자로 나선 김민영 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은 “어제 국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국회의원들의 뻔뻔한 모습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졌다.”고 개탄하고 “부패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날이 4개월 남았다”며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 혁명을 일으키자고 주장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회원참여팀장은 “인터넷에는 지금 국회를 해산하고 제헌의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공감을 얻고 있다”며 비리국회를 우리 손으로 해산시키자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사 안에 최돈웅 의원이 숨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시민들이 가서 직접 비리의원들을 체포하자고 제안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 날 집회에는 참여연대 외에 다른 단체들도 집회 소식을 듣고 합류했다. 장형철 국민의 힘 사무처장,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은 발언을 통해 “2004년 총선에서 낡은 정치를 심판하고 시민의 힘으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자”고 주장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집회 소식을 접하고 개별적으로 집회장을 찾은 시민들도 비리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택시기사가 합승이나 승차거부를 하면 불법이다. 일반 시민들은 작은 범법행위에도 꼬박꼬박 벌금 내고 처벌받아야 하는데 대죄를 지은 국회의원은 자기들끼리 감싸고 용서해주느냐”는 말로 규탄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의 작태에 분노를 참을 수가 없는 듯 시종일관 격정적인 말투로 ‘더러운’ 국회를 비난하다가, 결국에는 “더러운 국회의원 놈들을 한강물에 빠뜨리자. 그러지 못한다면 내가 빠져죽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집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한나라당 의원 4명을 시민들이 직접 체포하겠다며 수갑과 포승줄을 들고 한나라당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막아섰다. 경찰의 봉쇄 앞에 주저앉은 시민들은 “옆집에 도둑이 들면 경찰은 어떻게 하느냐. 경찰이 직접 잡지 못하더라도 다른 시민들이 나서서 도둑을 잡으면 포상하지 않느냐. 포상은 못할 망정 도둑놈 잡는데 막아서느냐”며 “도둑놈 잡는데 경찰은 막지 말라”고 소리쳤으나, 집회참가자들의 5배도 넘는 경찰병력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분노를 삭이지 못한 시민들은 새해에는 반드시 비리정치인들을 체포하자고 결의를 다지고 해산했다.
한편, 시민들이 연좌시위를 벌이는 동안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당사를 나왔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시민들은 이미 멀어진 남 의원에게 “남경필 의원, 와서 한마디 해라”고 외쳤으나 남 의원은 황급히 사라졌다. 그러나 남 의원의 뒷모습은 부끄럽다기 보다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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