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감시센터 국회 2009-07-31   1060

국회 사무처의 월권과 직무유기, 도를 넘었다


언론악법 수호에 앞장선 국회 사무처의 월권과 직무유기


국회 사무처의 월권과 직무유기가 도를 넘었다. 지난 22일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날치기 이후 보이는 행태는, 국회 사무처가 국회입법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사무처는 부결된 법안의 재투표를 정당화하는 데 급급했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정보는 말바꾸기와 궤변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불법 재투표가 국민적 혼란을 야기하였지만 사무처에서는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입법부 내에서 해결해야 할 일을 사법부 판단에 맡겨놓고는 국회의원의 정당한 자료요청도 거부한채 나몰라라 하고 있다. 그러니 국회 사무처가 ‘한나라당 사무처’라는 조롱이 나오는 것이다. 도를 넘은 국회 사무처의 월권과 직무유기를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켜보고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권한 넘은 유권해석, 재투표 선례 왜곡하고도 책임지는 사람 없어

이번 언론악법 날치기의 우선적 책임이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에게 있음은 명백하다. 특히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국회의원 14년차라고 믿기 힘들만큼 미숙한 국회운영으로 방송법을 부결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이 부의장의 의사진행을 보좌했던 국회 사무처 이종후 의사국장은 “투표를 종용”하라는 본인의 발언을 이 부의장이 “종료”로 잘못 알아들었다고 해명했다. 동영상에 기록된 발음이 불분명하여 의사국장의 해명이 진실인지 여부는 규명하기 힘들지만, 설사 그 말이 사실이라 하여도  ‘투표 종료 후 재투표“라는 국회60년 역사의 유례없는 사건에 대해 의사 진행 보좌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날치기 당일인 22일, 국회 의사국은 방송법 1차 투표는 ‘투표미성립’이며 재투표는 적법한 절차에 따랐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법에 규정되어 있듯이 사무처는 “국회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고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입법지원기관일 뿐, 유권해석의 권한은 없다. 다수의 법학자와 정치학자들도 국회 사무처가 ‘성문규정과 과거의 선례에 입각한 보수적 해석’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권한 남용을 비판하였다


게다가 당일 국회 사무처가 재투표의 근거라고 발표한 ‘국회 선례 4가지’ 역시 ‘투표종료’를 선언한 이번 방송법 투표와는 전혀 다른 것임이 밝혀졌다. 만약 사무처가 재투표를 정당화하는 데 급급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보도자료를 발표하였다면, 의사국장 뿐만 아니라 직속상관인 입법차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설령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 할지라도 엄격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잘못된 자료를 발표하였다면 업무 수행능력이 없는 ‘자격미달’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보도자료 작성자와 결재자가 책임져야 한다. 정치적 의도이든, 능력 부족이든 국회 사무처는 왜곡된 자료 생산의 책임을 져야 한다


CCTV자료는 의혹 해소 위해 국민 앞에 떳떳이 검증 절차 거쳐야


본회의장 CCTV 공개를 둘러싼 사무처의 직무유기 행위는 더욱 심각하다. 국회 사무처는 야당이 대리투표 여부 확인을 위해 본청 CCTV 공개를 요구하자, 줄곧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를 들먹이며 자료제공을 거부하였다. 그러다 뒤늦게(29일) CCTV는 본회의장 외부에만 설치되어 있고, 본회의장 안에는 녹화장치가 없는 모니터용 카메라만 있다고 밝혔다. ‘사생활 침해’ 운운하며 정보공개를 거부하다가 돌연 말바꾸기를 한 셈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사무처가 본회의장의 대리투표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하다


지금은 국회 본회의장에 있는 카메라가 CCTV인지 여부를 두고 소모적인 공방을 할 때가 아니다. 사무처가 밝힌 바와 같이 본회의장 내 카메라가 CCTV가 아니라면, 해당 카메라의 사용 기록을 공개하고, 기기의 작동 방식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면 될 일이다.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면 국회 사무처가 앞장서 의혹들을 규명하면 된다. 사무처가 일을 꼬이게 만들수록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혹도 짙어질 뿐이다


또한 김형오 국회 의장은 사무처를 방패 삼아 방관자로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책임지고 대리투표 의혹을 규명할 CCTV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어제(3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외부의) CCTV 기록은 수사당국이 요청해오면 수사당국에 넘기겠다”는 안이함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공개할 내용을 떳떳이 밝히고 공정히 조사하면 될 일을 사법부의 판단에 넘기겠다는 것은 입법부를 책임진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입법조사처에서도 유권해석을 내렸듯이 “국회의 자료 제출요구권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자료제공을 회피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국회의원과 입법부의 권위를 살리는 데 나서야 한다. CCTV 자료는 날치기 당시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매우 ‘공적인 정보’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판단이다
(※ 참고: 국회 입법조사처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승조 의원의 질의에 대한 회신 내용에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사무처의 CCTV 자료제출 거부는 잘못’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적은 없으며,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는 안건심의, 국정감사, 국정조사와 관련한 사안이어야 한다’고 적시하여 회신했음을 밝혔음->입법조사처 보도자료 보기)


추락한 사무처의 신뢰, 회복하기에는 지금도 많이 늦었다


이제 국회 사무처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날치기 재투표 과정과 연이은 왜곡 보도자료에 대해 늦었지만 결재권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대리투표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본회의장 CCTV 작동 여부의 공개적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자료를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 헌정사상 지금과 같이 국회 사무처의 업무 수행력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일이 없을 것이다. 이제 사무처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 사람이 별로 없다. 하루라도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지금도 많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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