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2-02-28   1998

[논평] 전면적 수술 불가피한 공직자 재산등록제도

소득원과 주식거래 내역 공개, 존비속의 고지거부 규정 폐지 이루어져야

1. 현행 공직자 재산등록제도는 공직자의 재산형성과정의 정당성을 검증하여 공직부패를 억제한다는 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구현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이 이번 공직자 재산공개과정에서 드러났다.

공직자의 재산증식 과정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공개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재산 등록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국회는 공직자윤리법의 전면적인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2. 작년 한해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대다수 서민들의 가계부채는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번 공개결과에 따르면 서민들과 달리 고위공직자의 79%는 오히려 재산이 증가하였다.

물론 재산의 증가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재산의 증가가 고위 공직자들이 직무를 이용한 부정한 ‘재테크’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이는 문제가 될 것이다. 작년 각종 게이트에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관등 고위공직자들이 관련된 사정을 고려할 때 이러한 추측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의혹들을 해명하기 위해 단순히 재산 증가액만을 신고하도록 하는 현행 제도를 자신의 소득원, 재산취득 경위까지 등록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공직자 윤리위원회가 공직자들의 재산형성과정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공직자의 부모·자녀의 고지거부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이번 재산공개에서 무려 33명의 공직자의 직계 존·비속이 재산내역의 등록을 거부하였다. 여기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을 포함한 감사원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공직자들의 직계 존·비속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대통령의 아들, 검찰총장의 동생 등 고위층의 친인척을 상대로 로비가 시도되었다는 것은 지난 이용호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현행법상의 공직자의 직계 존·비속 외에 더 나아가 친인척들의 재산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친·인척 로비를 통제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위공직자들의 직계 존·비속이 재산내역의 고지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제도상의 허점을 이용하여 재산 내역을 등록조차하지 않은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따라서 아예 차제에 직계 존·비속의 고지거부제도 자체를 폐지하여야 한다. 또한 폐지 이전이라도 고지를 거부한 공직자들의 직계 존·비속 스스로가 비판적인 국민여론을 직시하여 재산내역과 소득원 등을 투명하게 국민 앞에 공개하는 것이 옳다.

4. 재산공개과정에서 고위공직자들의 주식거래내역이 공개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공직자들의 주식투자는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왔으며 특히 작년 윤태식 게이트에서는 공직자들에 대한 주식로비가 전면적으로 이루어졌음이 밝혀진 바 있다. 현행 법 상의 주식거래내역의 신고조항으로는 이러한 주식로비를 근절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최소한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고위공직자의 주식거래내역의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주식보유현황이 공개되는 마당에 거래현황을 비공개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특히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부족한 실무인력을 고려할 때 단순한 내부 신고만으로 부정한 주식투자의 효과적인 적발을 기대할 수 없다. 차라리 다른 재산내역처럼 시민들에 의한 감시가 가능하도록 주식거래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는 작년 11월 공직자재산등록제도를 전면적으로 손질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국회에 입법 청원하였다. 그리고 동일한 내용이 포함된 의원들의개정안도 이미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계류중이다. 그러나 법의 개정을 논의해야할 국회는 아직까지 법안에 대한 심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는 공직자들의 재산형성과정의 국민적 의혹을 불식시키고 종이 호랑이로 전락해버린 재산등록제도를 부패통제를 위한 실효성있는 제도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국회는 조속히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최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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